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효성화학이 그룹 내 또다른 상장 계열사의 지원에 힘입어 상장폐지 위기를 넘겼지만 그룹 계열사간 이해상충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원을 제공하는 쪽과 받는 쪽 두 회사의 소액주주들 사이에 이번 구조조정 방안에 따른 셈법이 서로 엇갈린 탓이다.
효성화학·효성티앤씨 주가 급등락, 이면에는 1조 거래 나비효과
최근 자본시장에서는 효성그룹 상장 자회사 간 주가 디커플링 현상이 두드러졌다. 계열사 지원으로 상장폐지 위기를 간신히 넘긴 효성화학 주가는 지난 18일까지 선명한 회복세를 보였다. 거래재개 이후 이어진 거래에서 전날(17일) 상한가에 이어 12.17% 뛴 7만5600원에 마치면서 거래 재개 첫날 시가(7만7800원)에 더 다가섰다. 반면 효성티앤씨 주가는 지난주 첫 거래일인 15일 종가 36만500원을 기록했지만, 같은 주 마지막거래일인 19일 종가는 29만8000원으로 4거래일만에 18% 가량 미끄러졌다.
두 회사 사이에는 효성화학을 구하기 위한 1조원 규모 내부거래가 존재한다. 지난해 효성화학은 베트남 법인(효성 비나 케미칼) 투자 실패로 상폐 위기에 몰렸다. 효성화학은 지난해에만 베트남 법인에 2조1914억원 규모 신용·현금 지원을 쏟아부었다. △매출 등 299억원 △자본금 납입 3433억원 △자금 대여 7935억원 △채무보증 1조247억원 등이다.
직전 연도 별도 매출 125.11%에 달한 지원은 성과로 나타나지 않았다. 베트남 법인 순손실은 2024년 2321억원에 이어 지난해도 2311억원을 기록했다. 자산 1조5348억원에서는 부채가 9964억원에 달했다.
재무 부담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자 효성화학은 핵심 자산 구조조정에 나섰다. 효성티앤씨는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를 9216억원에 인수하면서 총대를 멨다. 효성티앤씨는 해당 사업부를 맡을 효성네오켐에 4600억원을 출자했다. 이 과정에서 무보증 공모사채 1000억원을 발행하면서 부채 비율도 올라갔다. 신한은행 등을 통한 3500억원 규모 자금보충 약정도 맺었다. 이는 효성티앤씨의 우발채무로 향후 위기 발발시 고스란히 회사의 재무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효성화학은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던 베트남 법인 지분 49%에 3796억원 규모 주가수익스왑(PRS)을 체결했다. 사실상 주식담보대출로 불리는 계약이다. 지주사 효성 역시 1519억원 규모 온산 탱크터미널을 인수해 효성화학 살리기에 힘을 보탰다.
빚 내서 매수한 적자 구멍... 주주가치 보호 장치 "없다"
성장 동력 올인이나 다름없었던 특수가스 투자는 그 역할에 우려를 낳는 상황이다. 효성티앤씨 입장에서 특수가스 사업부는 자산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별도 기준 대비 42%, 연결 기준 대비 17% 수준이다.
최근 경쟁사 구조조정 마무리로 회사 반사이익이 사그라든 상황에서 해당 자산은 신규 동력으로 떠오르지 못했다. 효성티앤씨는 특수가스 사업부 취득 이후 올해 1분기까지 250억원 규모 영업적자를 떠안았다. 영업익이 지난해 1월 예상한 수치를 200% 넘게 밑돈 결과다. 결국 1조원 가까운 자본을 써서 적자 부담만 늘린 셈이다.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4월 효성네오켐에 최대 500억원 한도 캐피탈 콜 약정까지 제공했다.
상장사 계열사 간 내부거래는 기본적으로 이해상충을 전제한다. 각 사 소액주주 간 이익이 반비례한다는 뜻이다. 양쪽 모두에게 이익보다는 지배주주에게 유리한 계열사 이익에 초점을 맞추기 쉽기 때문이다. 지배주주 입장에서는 일부 계열사 희생이 전체 그룹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는 이사의 주주충실 의무를 강화한 상법 개정 취지와 엇갈리는 대목이다. 법무부는 이런 이해상충 구조 거래에 대해 독립된 사외이사 중심으로 구성한 특별위원회와 독립적 외부 전문가 공정성 검토를 거치도록 권고한 바 있다. 관련 정보는 주주들에게 충실히 제공토록 했다.
효성그룹은 주주보호 대책 마련에 소홀했음을 스스로 인정했다. 효성화학과 효성티앤씨는 올해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 내 중대한 변화를 초래하는 영업양수도 등과 관련한 항목에서 "소액주주 의견수렴, 반대주주 권리보호 등 주주의 권리가 보호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효성 관계자는 이해상충 소지 거래에 대한 특별위원회 구성 등 법무부 권고 관련 질의에 "앞선 거래는 외부기관 평가 및 법률 검토를 받아 진행했고 내부적으로는 이사회 승인 절차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사 충실 의무에 대해서는 "특수가스 사업부 양수도는 2024년 12월이라 지난해 7월 시행한 상법 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면서 "양수 거래 당시 관련 절차를 정당하게 준수했다"고 강조했다.
주주 보호 대책 관련해서는 "주주보호를 위해 시행한 내용을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 등에서 설명했고 독립적 외부 전문가 공정성에 대해 검토한 내용도 첨부했다"고 덧붙였다. 주주보호 정책은 없어도 정보 제공, 공시, 안내 및 행사 지원 등 의견 청취와 소통 의무는 다 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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