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과급·노란봉투법으로 산업계 노사 전선이 넓어진다.
- 4대 그룹은 AI·로봇 도입으로 인력 리스크를 줄인다.
- 최경진 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은 "AX가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최근 주요 산업 현장에 노사 갈등으로 인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반도체 업계를 비롯해 자동차, 조선, 항공, 정보기술(IT) 등 한국 산업을 대표하는 업종 곳곳에서 임금 인상과 성과급, 근로 조건 등을 둘러싼 노사 간 입장 차가 부각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경영 성과급을 둘러싼 교섭 요구와 '노란봉투법' 시행이 맞물리면서 기업들의 인력 운용 불확실성도 커지는 분위기다. 이에 매년 반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노무 리스크를 줄이고 생산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인공지능(AI)과 로봇 기반의 산업 현장 자동화에 속도를 높여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실제 이를 준비하는 기업들이 증가하는 모양새다.
경영 성과급·노란봉투법 등 둘러싸고 노사 간 전선 확대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 전반에서 노조의 성과급 요구 확산 및 노란봉투법 시행에 대응해 AI와 로봇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노사는 메모리사업부 기준 인당 최대 평균 6억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하는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이렇게 삼성전자가 촉발한 경영 성과급의 파장은 국내 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같은 계열사인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여타 계열사에서도 임직원 보상을 강화하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타 업종에서도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근거로 대규모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순이익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현대차 순이익 10조3648억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성과급 규모만 약 3조1000억원에 이른다.
그뿐만 아니라 조선, IT 업계 곳곳에서도 성과급 등을 이유로 노사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카카오는 창사 이래 첫 총파업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여기에 지난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은 근로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면 사용자로 인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하청 노조도 교섭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며 기업 입장에서 인력 운용 리스크가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 인력 운용 리스크↑…4대 그룹, AI·로봇 적극 도입
이처럼 확산하는 노사 갈등이 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경영 성과급을 둘러싼 노조의 요구와 노란봉투법 등 노동 환경 변화가 맞물리며 기업들은 AI 및 로봇 도입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국내 4대 그룹은 AI 도입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모든 생산 공장을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제어하는 AI 자율 공장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단순 자동화를 넘어, 가상 시뮬레이션부터 로봇 투입까지 전 제조 공정을 지능화 해 생산성과 품질을 혁신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도 2030년을 목표로 했던 AI 기반 자율형 팹(첨단 제조 공장) 구축 일정을 앞당겨 본격적인 제조 혁신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미 현대차는 자회사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 휴머노이드 로봇을 연간 3만 대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2028년까지 짓겠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을 신설해 알페시 파텔 상무를 선임했다. SDF는 AI가 생산, 품질, 물류 등 공장 업무 전반을 하나의 소프트웨어로 통합 제어하는 공장이다. 아틀라스 양산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조달하고, 아틀라스 생산 현장 투입을 본격화하기 위해 신설된 전담 조직이라고 한다.
LG전자는 엔비디아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옴니버스’를 활용해 2030년까지 전 세계 14개국에 위치한 29개 생산 공장을 AI 팩토리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여타 업종에서도 주요 공정이 AI와 로봇에 의해 자동화될 전망이다.
가령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는 AI, 로봇, 디지털 전환(DX) 등을 결합한 스마트 조선소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설계부터 건조까지 모든 공정을 데이터로 연결하고 생산 자동화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노사 갈등은 주요 기업들이 로봇과 AI를 활용해 인력 의존도를 낮추는 흐름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을 맡고 있는 최경진 가천대 법과대학 교수는 “(노조가) 단기적인 성과를 성과급으로 달라는 요구가 많아지고 있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당연할 수 있지만, 기업 고용주 입장에서는 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적자 날 때도 있고 흑자가 날 때도 있다. 계속 흑자가 나면 좋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기업이)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AX(인공지능 전환)를 더 빨리 해야겠다고 생각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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