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비엘바이오 파트너사의 토베시미그는 전체생존기간 8.9개월에 그쳐 지표 달성에 실패했다.
- DS투자증권 김민정 애널리스트는 통계적 우월성 달성 실패로 해당 약물의 FDA 허가를 비관했다.
- 담도암 시장의 한계로 에이비엘바이오 기업가치 타격은 적으며 차세대 파이프라인이 관건이다.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김나연 기자| 에이비엘바이오의 파트너사 컴퍼스 테라퓨틱스가 최근 발표한 담도암 치료제 '토베시미그(ABL001)'의 임상 2/3상 결과에 대한 냉혹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무진행생존기간(PFS)의 개선을 내세우고 있으나, 핵심 지표인 전체생존기간(OS) 연장에는 실패했기 때문. 기업 측은 대조군 환자들의 교차투여(Crossover)를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후속 절차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의 시선은 회의적이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발표된 토베시미그의 최종 데이터는 항암제 개발의 한계를 드러냈다. 컴퍼스 테라퓨틱스의 발표에 따르면, 토베시미그와 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의 PFS 중앙값은 약 4.7개월로 대조군인 파클리탁셀 단독요법의 2.6개월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이는 약물을 투여했을 때 환자의 질병 진행을 일정 기간 지연시키는 데에는 통계적으로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항암제의 가장 중요한 평가지표인 전체생존기간(OS)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도출되었다. 최초 임상 설계 기준인 전체생존기간(mOS) 분석에서 토베시미그 병용군의 OS 중앙값은 약 8.9개월에 그쳤다. 오히려 대조군인 파클리탁셀 단독군의 OS 중앙값이 9.4개월로 더 높게 나타나며, 치료제를 투약한 환자군이 그렇지 않은 환자군보다 더 빨리 사망하는 결과가 도출된 것이다.
생존 지표 달성 실패와 안전성 우려
두 치료군 간의 OS 위험비(HR, Hazard Ratio)는 1.05로 집계되었다. 위험비란 대조군과 시험군의 위험도를 비교하는 지표로, 1보다 크다는 것은 신약을 투여한 시험군의 사망 위험이 대조군보다 더 높거나 아무런 임상적 이득이 없음을 시사한다. 또한 통계적 신뢰도를 나타내는 p값(p-value) 역시 0.78을 기록하여, 두 그룹 간 생존율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음을 입증했다.
이에 대해 에이비엘바이오와 컴퍼스 테라퓨틱스 측은 임상 과정에서 발생한 대조군 환자의 교차투여가 데이터를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파클리탁셀 단독군 환자가 치료 실패 후 다음 치료제로 토베시미그를 사용하게 되면서, 대조군의 생존율이 인위적으로 높아졌다는 논리다. 실제 약 54%의 대조군 환자가 교차투여를 진행해 전체 참여자의 총 85%가 토베시미그를 투약받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만 기업이 방어 논리로 내세운 하위군 분석(Subgroup Analysis) 결과는 신약 허가의 확증적 근거로 사용되기는 어렵다. 하위군 분석이란 임상시험 전체 결과를 보는 대신, 조건에 맞는 특정 환자군만을 따로 떼어내어 데이터를 입맛에 맞게 재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DS투자증권의 김민정 애널리스트는 관련 보고서를 통해 "과거 ORR 발표 당시 FDA는 컴퍼스 테라퓨틱스에게 임상 2/3상에서 최종 mOS 데이터를 요구하였으며, 요구한 mOS 데이터가 통계적으로 우월성 달성에 실패하였기에 FDA 허가 획득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지적했다. 생존 연장이라는 항암제의 궁극적 목표를 입증하지 못한 약물에 대해 FDA가 관대한 판정을 내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또한 기업 측이 강조하는 하위군 데이터의 논리적 허점을 짚었다. 그는 "일반적으로 FDA 허가 획득에 서브그룹(Subgroup) 지표를 사용하기는 매우 어려우며, 서브그룹 데이터(Subgroup data) 역시 ABL001을 처음부터 사용한 시험군의 mOS가 약 8.9개월로 크로스오버(Cross-over) 환자군 mOS 약 12.8개월 대비 오히려 열등하다"고 설명했다.
생존 지표인 유효성의 실패 못지않게 환자 보호와 직결된 안전성 지표(Safety Data) 또한 심각한 우려를 낳았다. 환자의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3등급(Grade 3) 이상의 중증 치료 관련 이상반응(TRAE)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항암제 투여 시 부작용 관리는 약물 순응도 및 환자의 생존 퀄리티와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핵심 평가 요소다.
FDA 허가 난항 전망…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없어
컴퍼스 테라퓨틱스는 자의적인 긍정적 해석을 바탕으로 향후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허가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핵심 평가지표인 전체생존기간(OS)의 우월성 달성 실패로 인해 최종 FDA 승인 문턱을 넘기는 매우 험난할 전망이다.
다만 토베시미그의 부정적인 임상 결과가 에이비엘바이오의 전사적인 기업가치에 미치는 타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애초 해당 약물이 지닌 상업적 잠재 가치가 크지 않았기 때문.
물질의 타깃이었던 담도암 자체는 전체 암 질환 중 발병률이 매우 낮아 환자 수가 턱없이 부족한 희귀암에 속한다. 게다가 투약 기간을 의미하는 PFS 마저 약 4.7개월로 매우 짧게 나타나 제약사 입장에서는 약물을 환자에게 단기간만 판매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김민정 애널리스트 역시 이 약물의 태생적인 한계에 주목했다. 그는 "ABL001이 타겟하였던 담도암 시장의 환자 수는 매우 작으며, 약을 투여하는 기간인 mPFS 역시 약 4.7개월로 매우 짧아 단기간만 투약할 수 있기 때문에 상업성이 없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따라서 당사는 ABL001의 가치는 본래 미미하였다고 판단한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향후 주가 방향성은 차세대 핵심 파이프라인들의 성공 여부에 전적으로 좌우될 전망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업가치 핵심은 ABL301에서부터 이어지는 BBB 셔틀, Grabody B 플랫폼과 ABL111로 human PoC가 입증된 Grabody T(=4-1BB) 플랫폼 두 가지로 귀결되며 해당 파이프라인의 결과를 지켜볼 것을 제안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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