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황태규 기자| 농심이 2030년까지 매출 7조3000억원, 영업이익률 10%, 해외 사업 비중 61%를 달성하겠다는 '비전 2030'을 선포했다. 농심은 또 이 비전 실행을 이끌 핵심 파트너로 조용철 사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전자 태국 법인장 출신으로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현장 경험을 두루 갖춘 그의 선임 배경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비전2030' 야망은 크지만, 과제는 명확
농심이 제시한 목표치는 단순한 외형 성장이 아니다. 현재 약 5.2% 수준인 영업이익률을 10%까지 끌어올리고, 현재 약 40% 내외에 머무는 해외 사업 비중을 61%로 높이겠다는 것은 사실상 '회사의 무게중심'을 국내에서 해외로 완전히 옮기겠다는 선언이라는 해석이 많다.
그러나 이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농심이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다. 현재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자기자본비용(COE)을 밑돌고 있어 자본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지배구조 핵심 지표 준수율 역시 목표치인 80%에 아직 미달한 상태다.
주주환원 정책도 삐걱거렸다. 2025년 결산 배당은 주당 6000원으로 최소 목표치를 넘겼지만, 연결 당기순이익 약 1701억원 대비 배당 성향은 약 20.6%에 그쳐 밸류업 공시에서 약속한 25%를 채우지 못했다.
'글로벌 민첩성'이 요구되는 이유
다만, 농심 비전 2030의 핵심은 숫자보다 방향에 있다. 7대 핵심 공략 국가로 미국·멕시코·브라질·인도·영국·일본·중국을 선정한 것에서 알 수 있듯, 농심의 승부처는 중남미와 동남아 등 고성장 시장이다. 내수 시장의 인구 절벽과 소비 정체를 돌파하기 위한 불가피한 전략적 선택이다.
이 과정에서 농심이 보여준 성과 중 하나가 태국 시장에서의 '신라면 똠얌' 프로젝트다. 미슐랭 1스타 셰프 제파이(Jay Fai)와 약 6개월간 고강도 연구개발(R&D)를 수행해 만들어낸 이 제품은 출시 8개월 만에 500만 판매를 돌파했다. 현지 브랜드 대비 3~10배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소비층의 '패셔너블한 선택'이 됐다는 점은, 프리미엄 현지화 전략이 실제로 통한다는 것을 입증한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런 성공을 태국 한 곳에서 그치지 않고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중남미 등 복수의 시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재현할 수 있느냐다. 그것이 가능해지려면 현장의 문화와 유통 구조, 소비자 심리를 꿰뚫는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가 필요하다.

오너 3세 옆에 선 '현장형 글로벌 전문가'
농심은 제62기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신상열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며 경영권 승계를 공식화했다. 1993년생인 신 부사장은 M&A와 신사업 발굴을 담당하는 미래사업실을 이끌며 '탈 라면' 포트폴리오 구축을 총괄하고 있다. 젊고 빠른 결단력이 강점이지만, 해외 현장에서 쌓은 경험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이 간극을 메우는 역할이 조용철 사장에게 주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삼성전자 태국 법인장을 역임한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로, 동남아 시장의 유통 구조와 소비자 특성을 몸으로 익힌 인물이다. 농심의 '투톱 체제'는 신 부사장의 오너십과 추진력에 조 사장의 국제적 현장 경험을 더하는 구조다.
조 사장의 역할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이전부터 동남아나 해외 마케팅 관련 업무를 해온 경험이 있기 때문에, 동남아뿐만 아니라 해외 마케팅적 부분 전반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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