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미국 연방지방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Anthropic) 제재 조치에 제동을 걸었다. 트럼프 정부는 앤트로픽 제재가 국가 안보를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업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불법적 보복으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AI 기술의 군사적 활용을 둘러싼 앤트로픽과 트럼프 행정부 간의 갈등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2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이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앤트로픽이 제기한 제재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연방 공공기관의 앤트로픽 기술 사용을 금지한 행정부의 지시와 전쟁부의 공급망 위험 지정 조치는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효력을 상실하게 됐다. 재판부는 정부 측에 오는 4월 6일까지 법원 명령 이행 상황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명령했다.
법원은 정부의 제재가 적법한 국가 안보 조치가 아니라 징벌적 성격을 띤다고 판단했다. 앞서 앤트로픽이 자사 AI를 자율살상무기나 대국민 감시에 사용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요구하자, 정부가 이를 거부하고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전쟁부의 조치는 안보 측면의 합법적 근거가 없으며 오히려 앤트로픽을 처벌하기 위한 전형적인 위헌적 보복 조치"라고 판시했다.
이번 사태는 앤트로픽과 미 전쟁부의 계약 갱신 협상이 결렬되면서 촉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말 모든 연방 기관에 앤트로픽과의 업무 협력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은 지난 3일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공식 지정했다.
전쟁부의 조치가 공시된 이후, 앤트로픽은 공공이 아닌 민간 부문에서도 계약이 취소되거나 지연되는 등 수억달러 규모의 역풍을 맞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앤트로픽은 제재가 장기화할 경우 총 수십억달러의 매출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고 재판부에 소명했다.
정부 측은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에 불복해 항소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전쟁부는 기존 군사 정책과 법률로 AI 오남용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으므로 기업의 자체적인 사용 제한 규정 수용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국가 안보 명분의 AI 기술 통제권과 민간 기업의 자율성 보장 범위를 확정하기 위한 법적 공방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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