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대한항공이 전통적 여객운송 중심 사업에 방위산업 분야를 신규 성장 엔진으로 달아 ‘비상(飛上)’을 시도하고 있다. 항공우주 기술과 방산을 담당하는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가 지난해 5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방산 부문을 핵심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아 대한항공이 저비용항공사(LCC)와의 가격 경쟁, 유가 및 환율 변동 등 외부 환경에 취약한 여객 중심 사업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고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4713억8800만원, 영업이익 165억7400만원을 기록했다. 아직 4분기 실적이 공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항공우주사업본부의 하반기 수주 물량이 매출로 인식되는 시점을 고려할 때 지난 2019년 이후 5년 만의 연간 흑자 전환을 사실상 확실시하고 있다.
4분기 잠정 실적을 합산할 경우 항공우주사업본부의 연간 매출은 약 77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항공업계는 유난히 외부 변수에 실적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으로 유명하다. 또 최근 항공업계는 △고환율·고유가 △LCC와의 가격 경쟁 △연료비와 임차료를 비롯한 달러 기반 비용 증가 등으로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이런 업종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여객 중심 사업 구조를 탈피해 다양한 새 성장 동력을 찾는 중이다. 방산 부문도 그중 하나다.
한국 제1호 방위사업학 박사인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대한항공이 무인 전투 체계를 공격적으로 확장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앞으로 방산 부문에서의 확장 의지가 보여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2019년 회장 취임 직후부터 항공우주사업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늘려왔다. 그는 지난해 3월 대한항공 신규 기업 이미지 설명회에서도 “항공우주산업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맞춰 항공우주사업본부도 방산 분야 진출 폭을 넓히는 중이다. 지난해 4월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제치고 ‘블랙호크(UH/HH-60)’ 헬기 개량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계약 규모는 약 9613억원으로 2024년 항공우주사업본부 매출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대한항공은 미국 방산 업체 L3해리스가 수주한 방위사업청의 '항공통제기 2차 사업'에서 항공통제기 개조 작업에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대한항공은 올해 방산 투자를 대폭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무인기 사업에 적극적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감시·정찰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중고도 무인기(KUS-FS)와 저피탐 무인 편대기, 사단정찰용 무인기(KUS-FT), 다목적 무인 헬기(KUS-VH), 수직이착륙 무인기(KUS-VT) 등 한국군과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활용하는 무인기들을 개발 중이다.

지난 26일에는 국내 드론 전문기업 파블로항공과 전략적 지분 투자(SI) 계약을 맺었다. 파블로항공은 차세대 드론 운용의 핵심인 군집 인공지능(AI) 기술에 전문성을 가진 기업이라고 대한항공은 소개했다. 군집 AI는 새가 무리를 지어 하늘을 나는 것처럼 드론이 한데 뭉쳐 임무를 수행하는 기술이다.
대한항공은 자사 중대형 무인기에 파블로항공의 군집 AI 자율비행 알고리즘, 통합관제 플랫폼, 중소형 무인기 개발 역량 등을 접목해 무인기 시장 지배력 강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의 문도 두드리고 있다. 지난해 8월 미국 AI 방산기업 안두릴 인더스트리와 협력을 체결해 글로벌 무인기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안두릴은 자율비행·AI 지휘 체계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가진 업체로 미 국방부의 차세대 무인체계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양사는 안두릴 제품 기반의 한국형 무인기를 공동 개발하고 안두릴 제품을 면허(라이선스) 생산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수출하는 한편 안두릴의 아시아 무인기 생산 기지를 한국에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우주사업본부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항공기체 사업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폭 하락하고, 미국·유럽연합의 글로벌 공급망 원상복구가 지연되며 실적이 부진했으나, 현재는 완만한 회복 중으로 실적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군용 무인기 사업은 연구개발 및 투자로 인해 적자였으나, 다수의 사업 계약으로 매출 회복이 지속 발생하고 있으며, 블랙호크 헬기 성능 개량, 항공통제기 2차 사업 등 대형 사업 수주로 실적 전망이 밝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댓글 (0)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