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에 나선 농심·삼양 '오너가 3세'…같은 듯 다르게 짊어진 무게감

산업 | 황태규  기자 |입력

국내 주요 식품 기업, 오너 3·4세 미래 담당 부서 배치 농심, 신라면·새우깡 등 히트작 건재…”신상열 부사장에 고민할 여유” 삼양, 불닭볶음면 ‘원히트 원더’ 부담…새로운 히트작 필요해

|스마트투데이=황태규 기자| 최근 CJ·SPC·오리온 등 국내 주요 식품 기업이 오너 3·4세를 기업의 미래를 설계하는 자리에 앉혀 다음 세대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K-푸드 성장세를 타고 글로벌 라면 영토를 확장하고 있는 농심과 삼양식품이 각각 신상열 부사장의 미래사업실 배치∙전병우 전무의 해외사업본부 책임 강화로 새로운 경쟁을 예고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 ‘하드웨어 만든’ 1세대, ‘업그레이드’ 2세대…농심 3세대의 과제는? 

현재 농심을 대표하는 상품은 신라면과 새우깡이다. 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의 대표 상품인 신라면은 현재 세계 100여 나라에 진출해 이 회사 해외 매출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신라면의 농심 해외 매출 비중은 약 60%에 달하고, 전사 전체 매출의 약 30%를 담당하고 있다. 

새우깡 역시 국내 스낵류 중 굳건한 입지를 지키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소매점 기준 새우깡 매출은 578억원으로, 스낵·초콜릿·비스킷 등을 모두 합친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신라면과 새우깡의 공통점은 농심의 창업주 고(故) 신춘호 선대 회장 시기에 만들어진 스테디셀러라는 점이다. 신 전 회장은 1965년 자본금 500만 원으로 롯데공업주식회사를 시작했으며,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스스로를 ‘라면장이’로 부를 정도로 라면에 관심이 많았다. 이에 직접 제품 개발에도 참여했으며, 신라면∙새우깡∙너구리∙짜파게티∙안성탕면의 이름도 직접 붙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신춘호 회장의 뒤를 이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신동원 농심그룹 회장은 전사적 안정에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신동원 회장 체제에서 농심은 ‘짜왕’ 등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기도 했지만, 신라면의 해외 진출과 새우깡의 케이팝데몬헌터스 협업 등 기존 브랜드의 확장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신동원 회장은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전사적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작업에도 열성인 것으로 전해졌다. 

농심 관계자는 “2대 신 회장 하에 농심은 AI 시스템 도입으로, 생산과 경영에서 효율화를 달성할 수 있었다. 긍정적 조직 문화를 만들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 등 소프트웨어적 업그레이드가 진행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3세대 농심가를 향한 기대와 전망도 슬슬 회자되기 시작했다. 이전 세대와 차별화한 “새로운 히트작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그 중 하나다.  

다만, 60년간 농심을 이끌어 온 대표작들이 아직도 건재한 만큼, 농심에 새로운 히트작이 급하지는 않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리더십이 새로운 히트작과 함께 시작할 필요는 없다. 농심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고, 신라면이 해외 인기 상승과 함께 현지 생산을 앞둔 만큼 신상열 부사장은 미래사업실에서 새로운 방향성을 고민할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열 농심 부사장(왼쪽)과 전병우 삼양식품 전무. (사진=각 사)
신상열 농심 부사장(왼쪽)과 전병우 삼양식품 전무. (사진=각 사)

● ‘시총 1등’ ‘수익성 1등’ 삼양식품의 남모를 고민 

해외에서 압도적 인기를 자랑하는 불닭볶음면은 삼양식품의 대표 상품이다. 1994년생인 전병우 신임 전무는 불닭 브랜드 글로벌 프로젝트 총괄과 해외사업 확장을 주도한 공을 인정받아 상무 승진 2년이 안돼 전무로 승진했다. 

국내∙외 라면 시장에서 수십 년간 1인자였던 농심을 제치고 국내에서 시가총액 1등을 달성했고, 해외에선 전대미문의 히트작을 만들어 낸 공이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면∙스낵 사업은 전체 매출의 91.2%(3분기 누적 매출 1조5630억원)로, 불닭볶음면은 전체의 약 70%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비중은 면스낵 사업의 85.1%(1조33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삼양식품이 실적에서 불닭복음면에 의존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놓다는 점은 전 전무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삼양식품은 지난 몇 년간 새로운 브랜드 출시와 헬스케어 등 신사업에 대한 시도를 이어왔다. 전 전무는 2023년 8월 출시된 매운 국물 라면 '맵탱' 기획에 참여해 제품군을 확장했으며, 지난해에는 식물성 헬스케어 브랜드 '잭앤펄스'를 출시했다. 해당 브랜드는 지난해 7월, ‘펄스랩’이라는 이름으로 재정비했지만, 3분기 보고서 기준 누적 매출이 전체의 0.1%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유가증권시장 ‘황제주’였던 삼양식품은 최근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삼양식품 주가는 새해 첫 거래일이 지난 2일 3.66% 상승 마감했지만, 이후 5일부터 7일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불닭볶음면에 집중된 삼양식품의 포트폴리오는 ‘원히트 원더’로서의 위험이 있다”라며 “환율의 변화, 상품에 대한 리콜 등으로 상품의 수익성에 변화가 감지되면 회사 전체적으로 입을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라고 분석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해외사업본부와 헬스케어 부문을 이끄는 전 전무가 삼양식품의 신사업 확장과 불닭볶음면 올인 전략 사이에서 알맞은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삼양식품은 지난해 ‘성장성’을 목표로 잡고, 실제로 불닭볶음면과 함께 대단한 성장을 보여줬다”라며 “올해 삼양식품은 성장과 안정을 함께 도모할 타이밍으로 보이고, 안정을 위해서는 불닭볶음면과 함께 내세울 수 있는 히트작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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