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 거주하는 스마트투데이 독자 김모씨(60)는 최근 KB손해보험(대표이사 구본욱)으로부터 실손의료보험료 갱신 안내문을 받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2012년 6월 가입 이후 14년째 매월 4만 4000원을 납부해왔던 보험료가 다음 달부터 7만 4126원으로 인상된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 대비 무려 68.5%나 급등한 수치다.
그는 "그동안 보험료가 거의 오르지 않아 안정적이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3만원이나 폭등한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보험사 측은 '적립금이 고갈됐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가입자 입장에서는 일방적인 통보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간 보험료 변동이 없었고, 이렇게 갑자기 오르는 이유에 대해 보험사측으로부터 사전에 단 한차례 설명 조차 들은 기억이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씨 사례 처럼 최근 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들 사이에서 예상치 못한 보험료 인상으로 인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입자들의 불만은 주로 2009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판매된 '표준화 실손보험(2세대 실손)'의 구조적 특징에서 기인한다. 당시 판매된 상품은 보험료 구성이 '순수 보장보험료'와 '적립보험료'로 나뉘어 설계되었다. 보험사는 위험률 상승에 따라 보장보험료를 인상해야 할 때, 가입자들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미리 쌓아둔 적립보험료에서 인상분을 충당하는 '대체납입' 방식을 사용해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적립금이란 가입자가 미리 내놓은 일종의 인상분 대비책"이라며 "가입 기간이 길어지고 가입자의 연령 증가 및 의료비 상승으로 실제 위험률이 높아지면 적립금이 바닥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립금이 고갈되는 시점부터는 그동안 대체납입으로 가려져 있던 인상된 실제 보험료를 가입자가 온전히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체감 인상 폭이 갑자기 커 보이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2세대 실손보험은 현재 판매되는 4세대 실손보험보다 자기부담금이 낮아 보장률 측면에서 가입자에게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가입자가 고령화될수록 보험료 인상 폭 또한 가파르다는 단점이 있어 가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무작정 해지하기보다는 자신의 병원 이용 형태를 면밀히 따져볼 것을 조언한다.
병원 이용이 잦은 가입자라면 보험료 부담이 다소 크더라도 보장 혜택이 큰 현재 상품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반면 병원을 거의 찾지 않는 건강한 가입자라면 4세대 실손으로의 '계약 전환'을 고려해 볼 만하다. 4세대 실손은 기본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비급여 치료를 많이 받을 경우 보험료가 할증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료 인상이 부담된다면 보험사에 '적립보험료를 최소화'해 달라고 요청하여 월 납입금을 줄이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제언하며 가입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당부했다.


댓글 (0)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