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출범 6년 차를 맞은 카카오페이증권이 생존을 위한 체질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작년부터 이어져 온 개인 투자자들의 활발한 거래 덕분에 카카오페이증권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주식거래 플랫폼’에 대한 사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해외 주식 거래 수수료가 증가하며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그만큼 쏠림 현상도 심하다. 3분기 누적 영업수익 1,692억 원 가운데 외화증권수탁에서 발생한 수수료 수익의 비중은 무려 25.70%에 달한다. 증권사 매출의 4분의 1이 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에서 비롯된 셈이다.
또 하나의 뼈아픈 지점은 토스증권과의 격차다. 토스증권의 3분기 누적 영업수익은 5,742억 원으로, 카카오페이증권의 3배가 넘는다. 영업이익의 격차는 훨씬 더 크다. 토스증권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020억 원으로, 카카오페이증권의 245억 원을 압도한다.
토스증권이 전통적인 의미의 기업금융(IB)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 없는 것은 이러한 압도적인 플랫폼 사업의 역량 덕분이다.
◆ 여의도 IB맨 영입을 통해 활로 모색 中
반면, 카카오페이증권은 플랫폼 외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 11월 17일 LS증권의 윤승준 홀세일본부 상무를 멀티솔루션부문장으로 영입했다.
윤승준 부문장은 LS증권에서 법인 영업과 주식·파생 상품 중개를 이끌어온 전통적인 ‘홀세일 전문가’다. 그는 자산운용사, 연기금, 일반 법인 자금 담당자들과의 탄탄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윤 부문장이 이끌게 된 ‘멀티솔루션’ 조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멀티솔루션 부문은 단순히 주식을 사주는 것을 넘어, 기관 투자자의 입맛에 맞는 ETF(상장지수펀드) LP(유동성 공급), 파생상품 운용, 구조화 금융 상품 등을 설계하고 세일즈하는 핵심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윤승준 부문장 영입에 대해 “내부 조직구조나 인사에 대해서는 대외적으로 구체적 언급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올해 카카오페이증권은 굵직한 여의도 IB맨을 잇달아 영입하며 전열을 정비했다.
지난 1월 1일에는 iM증권의 김정택 이사를 부동산금융2본부장으로 영입했다. iM증권은 업계에서 부동산 금융에 특화된 'PF 강자'로 통했던 곳이다. 김 본부장은 그곳에서 축적한 딜 소싱(Deal Sourcing) 노하우와 리스크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침체된 부동산 시장 속에서도 수익성이 확실한 우량 딜을 선별해내는 '옥석 가리기'의 중책을 맡았다.
같은 날 KB증권의 서정우 상무보도 구조화금융부문장으로 합류했다. 서 부문장은 국내 IB 업계의 'Top Tier'인 KB증권 출신이라는 점에서 그 무게감이 남다르다. 구조화 금융은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이나 금리 구조화 등 고도의 금융 설계 능력이 요구되어 그동안 대형 증권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서 상무보의 영입은 카카오페이증권이 단순한 자금 중개를 넘어, 복잡한 자산을 금융 상품으로 구조화하여 시장에 공급하는 '딜 메이킹(Deal Making)' 역량까지 갖추려 함을 시사한다.
이어 지난 7월 1일에는 제이원캐피탈인베스트의 김경숙 기업금융실장이 부동산금융3본부장으로 이동했다. 제이원캐피탈인베스트는 부동산 개발 금융(PF)과 대체 투자에 특화된 부티크다. 이들은 중소형 부동산 개발 사업장이나 고수익·고위험 딜을 발굴하는 데 강점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여의도向 변신… 혁신 혹은 고육지책
카카오페이증권이 최근 LS증권, KB증권, iM증권 등 전통 금융권 출신의 'IB맨'들을 대거 영입하며 보여준 광폭 행보는 설립 초기 내세웠던 '테크핀(TechFin)'의 이상에서 한 발 물러나, 철저한 '현실주의'로 노선을 변경했음을 보여준다.
긍정적인 측면에서 이번 체질 개선은 수익 구조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그동안 증시 등락에 따라 실적이 널뛰기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법인 영업과 구조화 금융이라는 확실한 '캐시카우'를 장착하려는 전략은 현재 상황에서 필수적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부동산 PF와 파생상품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들을 전진 배치한 것은, 후발 주자로서 겪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효율적인 접근법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우려의 시선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리스크는 '정체성의 혼란'과 '조직 문화의 충돌'이다.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IT 개발자 중심의 '판교 문화'와, 성과 중심이며 위계가 뚜렷한 '여의도 영업 문화'가 한 지붕 아래에서 융합되는 것은 난제다.
재무적인 부담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다. 본격적인 이익 확대가 필요한 시점에서 고액 연봉을 줘야 하는 임원급 인사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것은 당장의 고정비 부담을 가중시킨다. 이미 레드오션이 된 IB와 부동산 금융 시장에서 후발 주자인 카카오페이증권이 유의미한 수익을 내기까지는 예상보다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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