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카 Lotus 판매부진에 또 '철수'(?)

글로벌 | 김세형  기자 |입력

- 로터스,국내 154대 판매 Vs.글로벌인도량 74%↑ '희비' - 포드·링컨 이어 로터스 국내 철수설 '모락모락' - 코오롱모빌리티그룹 "공식 검토한 바 없어" 철수설 부인

|스마트투데이=김세형 기자| 코오롱그룹 4세 이규호 부회장(사진)의 야심작 럭서리 스포츠카 로터스(Lotus)가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154대 판매되는데 그쳤다. 반면 원산지 영국과 중국 등 글로벌시장에서 로터스 총판매량은 직전년도 대비 74% 급신장하는 등 우리 시장과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석연 찮은 국내 시장 판매 부진으로 인해 로터스의 조기 철수설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로터스는 앞서 2013년, 국내 시장에서 판매를 중단한 선례가 있다.  

◇로터스카스코리아 누적결손 99억..총투자금 절반 이상 벌써 까먹어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2년 전 쯤인 2023년 5월, 코로롱모빌리티그룹은 로터스와 공식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로터스 판매를 위한 국내 법인 로터스카스코리아(대표이사 김찬기)를 설립했다.

이 회사가 금융감독원에 올해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220억원에 그치면서 영업손실 63억원, 당기순손실 5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로터스 판매 부진이 이어지면서 로터스카스코리아는 영업개시 불과 1년 반 만에 누적결손금 99억원을 기록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지분 100%를 투자한 로터스카스코리아의 자본금은 24.4억원. 할증발행을 통해 코오롱이 이 회사 증자대금으로 납입한 총투자금은 180억원. 회계년도 2기만에 유상증자 대금의 절반 이상(55%)를 갉아 먹은 셈이다. 

◇작년말 부채비율 327%·차입금리 6.57% '경영 악순환'

소위 '오픈빨'이라 불리는 마케팅 초두 효과(primacy Effect)가 가시화하지 못하면서 로터스카스코리아의 작년말 부채비율은 327%까지 치솟았다. 자본총계(80억원) 보다 총부채(263억원)가 3.3배 초과하면서 사업 초기부터 불안정한 재무구조를 갖게 됐다.

설상가상 부채 중 총차입금은 250억원. 이중 143억원이 단시일내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으로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모기업인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추가 증자까지 심각히 고민해야 할 긴급한 상황에 빠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단기차입금은 하나금융캐피탈로부터 빌린 구매자금대출로 이자율이 6.57%에 달한다. 개인들의 주택자금대출금리(3%안팎)보다도 2배 가량 높다. 은행 등 제1금융권 자금 조달이 가로막히자 제2금융권으로부터 급전을 조달중이다. 이에 따른 이자부담이 눈덩이처럼 불면서 경영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로터스 글로벌인도량 74%급증..역대 '최대치' 

반면, 글로벌시장에서 로터스의 지난해 글로벌 인도량은 직전년도 대비 74% 증가한 1만2134대로 늘었다. 영국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중 최대 판매량을 달성하면서 역대 최고 판매고를 기록했다. 총 매출은 9억2400만 달러로 36% 늘었다. 

로터스의 1대 당 판매가는 1억 5천만∼2억원을 호가한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롤스로이스 등 경쟁 차종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열위이다. 종전 단순한 스포츠카 제조업체에서 고성능 럭셔리 전기차 브랜드로의 전환 전략이 이른바 슈퍼리치에게 맞닿으면서 획기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초의 순수 전기 하이퍼 SUV, 엘레트라(Eletre)와 고성능 전기GT모델인 에메야(Emeya)가 시장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고 있다.

로터스 글로벌 총인도량의 약 40%를 차지한 유럽 시장내 성장률은 179%. 중국 인도량 역시 25% 비중을 기록중이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출범 당시 2025년 매출 목표로 3.5조원 달성을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은 2조2580억원으로 전년도(2조4030억) 대비 마이너스(-) 6% 역성장했다. 영업이익은 176억원으로 반토막이상(57%) 줄었다. 사진은 2023년1월4일, 과천 코오롱타워에서 개최한 코오롱모빌리티그룹 공식 출범식에서 당시 각자대표 이규호 사장(왼쪽)과 전철원 사장이 사기를 흔들고 있다.=코오롱모빌리티그룹 제공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출범 당시 2025년 매출 목표로 3.5조원 달성을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은 2조2580억원으로 전년도(2조4030억) 대비 마이너스(-) 6% 역성장했다. 영업이익은 176억원으로 반토막이상(57%) 줄었다. 사진은 2023년1월4일, 과천 코오롱타워에서 개최한 코오롱모빌리티그룹 공식 출범식에서 당시 각자대표 이규호 사장(왼쪽)과 전철원 사장이 사기를 흔들고 있다.=코오롱모빌리티그룹 제공

◇소극적마케팅 ·연두색번호판제도 등 실패요인 찾기.."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전문가들은 로터스 국내 판매 법인인 로터스카스코리아가 초기 마케팅에 소극적으로 대응, 극소수 마니아층의 지지를 얻지못하는 등 선호도와 인지도 제고에 실패한 것이 이처럼 실망스런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좋은 '승차감'(타는 동안의 편안함이나 성능)보다는 소위 '하차감'(차에서 내릴 때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이미지나 만족감, 즉 과시적인 요소)을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게 고려하는 국내 슈퍼리치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소극적 마케팅이 판매 부진 원인이란 지적이다. 로터스 판매법인이 2023년5월 이후 그동안 국내시장에서 집행한 실제 광고선전비와 판촉비는 총 20억원을 밑돌았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차량가액 8천만원 이상 법인 승용차에 대한 연두색 번호판 부착 의무화가 고가 수입차를 법인 명의로 구매하려는 수요 부진으로 직결됐다는 분석도 있다. 성공적인 '브랜드 빌더' 위상을 자랑하던 코오롱그룹이 이같은 정책 변화를 감지못한 것이 참패 요인이 됐다는 해석이다.

실제 연두색 번호판 부착 의무화 이후 BMW, 벤츠 등 주요 수입차 브랜드 판매가 일제히 급감했다. 지난 1997년 IMF이후 2년 연속 수입차 판매 감소라는 아쉬운 지난해 성적표를 받아야만 했다. 하이브리드를 앞세운 일본의 렉서스와 미국의 테슬라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수입차 브랜드들이 보릿고개를 이순간에도 힘겹게 견디고 있는 형국이다. 

◇이규호 부회장이 로터스 사업 주도..사측 "철수설 공식 검토한 바 없어" 손사래

로터스 본사가 국내 판매 부진을 이유로 올 연말을 기점으로 국내 시장 전면 철수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최근 업계전문가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앞서 포드와 링컨이 '법인철수-브랜드·AS 유지'라는 미봉책의 철수카드를 2여년의 고민 끝에 결단한 선례를 볼 때, 로터스 철수설이 유력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로터스가 상대적으로 손쉽게 정리할 수 있다는 말까지 들린다. 국내 도로에 주행 중인 로터스 차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AS 등 문제도 심각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코오롱그룹은 로터스 철수설과 관련해 부인하고 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 관계자는 "로터스 판매 부진으로 야기된 철수설은 사실이 아니다"며 "회사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검토된 바 없는 내용"이라고 손사래 치며 적극 해명했다.  

로터스사업은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까지 미미한 수준에 그친다. 만약 로터스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더라도 코오롱 그룹 전체 실적에 미치는 재무적 영향은 크지 않다.

문제는 로터스사업을 주도한 인물이 오너가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오너 일가의 신사업에 대한 의지가 투영됐던 만큼 후폭풍이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코오롱모빌리티는 BMW와 볼보 등 여러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성공적인 딜러사'라는 우수한 평판을 자랑하고 있다. 로터스 조기 철수는 이같은 기업 이미지를 훼손하고, 고가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유치하고 키워나가는 데 실패했다는 점에서 고객과 시장에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로터스 에메야
 * 로터스 에메야

특히, 이규호 부회장이 이끌던 신사업이 싹이 움돋기도 전에 조기 좌초된다면 그룹의 새로운 미래 동력이 물거품이 되는 한편 '성공적인 딜러사' 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나아가고자 했던 기업 이미지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규호 부회장은 지난 2023년 일선에서 발벗고 나서 로터스 유치를 주도한 장본인이다. 그 해 연말 그룹 임원단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사장으로 올라선 지 1여년만의 초고속행 승진이유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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