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김세형 기자| 아마존의 K뷰티 직접 소싱이 K뷰티의 북미 시장 관문 역할을 했던 실리콘투에게는 1차 스크린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얼핏 실리콘투의 역할이 축소될 것으로 보이지만 어느 정도 규모되는 K뷰티 제품을 취급하는 실리콘투 입장에서는 상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메리츠증권은 7일 주간 코스메틱 레터에서 이같이 밝혔다.
실리콘투는 K뷰티의 급격한 침투 속에 실적이 대폭 호전되면서 주가도 지난해 폭등세를 탔다. 지난해 6월 연초보다 5배 넘게 급등한 5만4200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같은 달 말 한국콜마가 '아마존 K뷰티 콘퍼런스 셀러데이(Seller Day)'를 개최, K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아마존과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힌 것을 계기로 아마존이 직접 소싱에 나선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실리콘투의 주가도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11월 발표된 3분기 실적이 시장 눈높이에 하회하면서 주가는 고점 대비 50% 넘게 빠지기도 했다. 이전 주가가 급하게 오른데다 아마존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것도 무시못할 요소였다.
박종대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코리아는 최근 1년 동안 1000개의 한국 인디 브랜드와 미팅을 가졌다고 한다"며 "2023년까지 아마존의 K-뷰티 인디 브랜드 매출은 주로 실리콘투에서 제품을 공급받는 리셀러들에 의해서 발생한 가운데 아마존이 K-뷰티의 높은 성장성을 눈여겨 보고 직접 소싱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상품 구색 확대와 풀필먼트 서비스인 FBA((Fulfillment By Amazon) 확대를 위해 직접 소싱에 나선 것으로 판단됐다.
상품 구색 확대와 관련, 아마존 입장에서 K-뷰티의 가파른 매출 상승과 소비자 호감도를 보면 실리콘투와 리셀러들의 브랜드 공급에만 의존하기에는 답답함 감이 있었고, 이에 좀더 적극적인 소싱을 통해 글로벌 K-뷰티 확대의 주도권을 잡고자 나선 것이란 관측이다.
그는 "그러다 보니 놀랍게도 아마존은 연간 매출 규모가 5억원 밖에 안되는 신생 브랜드들에게도 입점 기회를 준다"며 "올리브영의 경우, 신규 브랜드의 온라인 월 매출이 5천만원 이상 달성해야 오프라인 입점 기회를 주고, 실리콘투도 매출 200억~300억원 정도는 되어야 초도 매입을 고려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굉장히 파격적인 혜택"이라고 밝혔다.
FBA 확대 관련해서는 "아마존의 적극적인 MD 전략은 아마존의 특별한 한국 화장품 사랑에서 나온 것은 아니다"며 "아마존의 FBA 서비스 확대라는 전사적인 경영 전략과 맞닿아 있다"고 밝혔다.
FBA는 입점업체가 아마존 물류센터에 재고를 갖다 놓으면 아마존에서 배송, C/S(customer service) 등의 단계를 일정 수수료를 받고 대행해주는 서비스다. 아마존 입장에서는 재고 부담을 줄이면서 자신의 물류센터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입점 업체는 재고 부담을 안으면서 비용을 지불하고 아마존의 물류센터에 들어가는 것이지만 미국에서 제대로 온라인 판매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리므로 이익이 된다. 과거 아마존 입점 만으로도 미국 진출의 사례로 언급된 것을 떠올리면 된다.
이에 아마존의 인디 브랜드 소싱은 실리콘투 입장에서 1차 스크린 장치 역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인디 브랜드의 글로벌 채널 확장 전략은 1차 아마존, 2차 실리콘투 입점"이라며 "아마존에서 인지도와 매출을 키운 인디 브랜드들이 실리콘투의 문을 두드린다"고 전했다.
다만 덩치가 커진 브랜드 업체들의 실리콘투 이탈 가능성은 마이너스 요인인 것은 분명하다고 봤다.
그는 "브랜드 업체는 아마존 리셀러를 줄이고, 아마존 3P(3자물류) 비중을 대단히 높일 수 있다"며 "브랜드 업체들은 실리콘투가 그다지 절실하지 않고, 실리콘투와 리셀러로 인한 가격 통제의 불확실성을 더 심각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계열의 코스알엑스를 사례로 들었다. 이에 따르면 현재 코스알엑스의 아마존 매출에서 3P 비중은 70%에 달한다.
그는 "결론적으로 아마존의 직접 소싱은 인디 브랜드의 미국 진출 1차 단계로 실리콘투와 상충되지 않는다"며 또 "실리콘투에 입점하려는 신규 인디 브랜드들이 넘쳐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 전망에 얼마나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칠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이 충분히 큰 가운데 대형화되어 나가는 브랜드가 있어도 신규로 진입을 꿈꾸는 브랜드들이 훨씬 많으므로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고 긍정쪽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나아가 "이보다는 글로벌 유통에서 오프라인 채널 비중이 85%에 이르는 만큼, 실리콘투의 2024년 이후 오프라인 채널 확대 전략에 관심의 무게를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2024년 이후 성장의 핵심 키는 오프라인 진출 전략이 될 것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실리콘투는 영국에서는 현지법인을 통해 헬스&뷰티 유통체인 부츠에 K뷰티제품들을 입점시켰다. 또 K푸드 사업을 개척한 마구로그룹과 합작해 오프라인 매장 모이다를 오픈하기도 했다. 마구로그룹은향후 5년 내에 영국 전역에 모이다 매장 10개를 오픈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K뷰티 미미박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미미박스는 세포라와 얼타, 메이시, JC페니 등 미국 주요 백화점과 드럭스토어 채널 14곳의 4000개 이상 매장에서 자사 제품을 판매해왔다. 파트너십 체결로 실리콘투는 세포라를 시작으로 오프라인 채널 유통을 넘겨 받게 된다.
미미박스는 해당 소식을 알리며 양사 모두 수백억원대의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밝혔는데 미미박스는 실리콘투의 직매입 덕분에, 실리콘투는 오프라인 채널에서 미미박스 제품을 판매하면서 매출이 발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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