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이재수 기자| 내년도 아파트 분양물량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단순한 경기 변동을 넘어, 정책적, 경제적, 구조적 이슈가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입주물량의 부족과 함께 분양시장이 장기침체의 기로에 놓였음을 보여준다. 특히, ‘공사비 상승’과 ‘정책 이행력 부족’은 시장 안정화를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27일 부동산R114는 연합뉴스와 공동으로 2025년 분양물량을 조사한 결과, 전국 158개 사업장에서 총 14만6130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조사 이래 가장 저조했던 2010년 17만2670가구 보다도 2만6540가구가 적어 역대 최저치를 경신한 수치다. 아직 분양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GS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잔여물량 1만1000여 가구를 포함하더라도 16만 가구를 넘지 못해 분양시장에 역대급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 아파트 분양시장은 계획물량 26만5439가구 중 22만2173가구가 공급돼 83.7%의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경상남도, 세종특별시의 분양실적이 저조하였으나, 수도권 89%, 광역시 75%, 기타지방 78% 등을 기록했다.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트렌드와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분양시장의 호황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 맞물리며 분양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은 결과로 분석된다.
2024년 분양 계획 물량 중 약 33%에 달하는 3만6231가구는 내년으로 이월됐다. 지난해 이월 비중(38%)보다는 줄었지만, 2023년(17%) 대비 두 배에 달한다. 이월물량은 수도권 1만8167가구, 지방 1만8064가구로 비슷했다. 수도권 보다는 지방 사업장의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도에는 건설사들이 분양시기를 놓고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월별 분양계획을 살펴보면 이월 물량이 소화되는 1월에 가장 많은 1만6066가구가 집중됐다. 이후 이후 4월과 5월의 봄철 분양 성수기에 각각 약 1만1000 가구 수준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이후에는 특별한 양상은 보이지 않고 평균 7000가구 내외의 분양 물량이 공급될 것으로 집계됐다.
권역별 분양 계획은 수도권이 59%(8만5840가구), 지방이 41%(6만290가구)로 수도권 쏠림 현상이 올해보다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서 경기(5만550가구), 서울(2만1719가구), 인천(1만3571가구) 순으로 집계됐다. 지방에서는 부산(1만8007가구)과 충남(1만3496가구)이 1만 가구 이상을 기록했으나, 대부분 특정 지역(에코델타시티, 천안·아산탕정)에 집중될 전망이다.
2025년 아파트 분양 물량 중 자체사업(도급포함)은 53%(7만7157가구), 정비사업(리모델링 포함)은 47%(6만8973가구)로 집계됐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정비사업 물량이 소진 정비사업은 전년 대비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도 대규모 정비사업(1000세대 이상)은 서울에서는 래미안원페를라(1097가구)가 유일하고, 경기도는 고양원당더샵포레나(2601가구), 의왕고천나재개발(1913가구), 딸기원2지구재개발(1096가구) 등이 계획돼 있다.
서울 분양 물량은 올해 강남3구(서초, 강남, 송파)에 집중됐던 반면 내년에는 동작구·포구·은평구 등 중급지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경기도는 평택·오산·용인 등 반도체 중심 지역에서 분양이 집중됐던 올해와 달리 내년에는 공급이 줄면서 시장 열기가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인천은 올해 상급지인 연수구에 분양이 집중됐으나 내년에는 중급지로 구분되는 남동구로 분양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수요가 낮은 지역에서 분양이 이루져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도 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2024년 분양실적은 분양계획 대비 77%로 집계됐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GS건설의 실적은 계획 대비 평균 99%에 달했으나,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의 실적은 계획 대비 평균 59%에 그쳤다.
10대 건설사의 2025년 분양계획물량은 10만7612가구로 올해 15만5892가구의 69%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나타났다. DL이앤씨만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확대했고, 포스코이앤씨는 유일하게 2만가구(2만824가구) 이상의 분양을 계획했다. 올해 대비 분양 축소는 6곳, 유지 3곳, 확대 1곳으로 축소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용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최근 몇 년간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증가, 환경 규제 강화 등 다양한 요인이 겹치면서 공사비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며 "공사비 증가는 기존 정비사업은 물론, 1·3기 신도시 등 정부의 주요 공급 전략에도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공사비 증가로 사업성이 저하되면서 금융 지원이 어려워지고, 결국 소비자에게 분양가 부담이 전가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정부와 건설업계는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공사비 조정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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