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 현지에 인프라를 갖추지 않으면 생태계 구축은 어렵다. 산업에서 이야기하는 생태계의 개념에는 일종의 자급자족형 '공동체'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대차의 진행 상황과 주장하는 바를 들어보면 현지에서의 생태계 구축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현대차는 해외 진출 국가인 스위스의 수소 생산 기업과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 연합체, 대형 트럭 고객사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수소 전기 대형트럭 생태계’ 구성을 지원하고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꽤 오래 전부터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지작업도 진행해 왔다.
먼저 수소 전기 트럭 공급사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는 지난 2019년 스위스 내 수소 충전소 구축을 목적으로 총 21개의 글로벌 에너지사와 물류 기업이 연합해 설립한 ‘스위스 수소 모빌리티 협회(H2 Mobility Switzerland Association)’에 파트너사로 참여했다. 이를 통해 수소 충전 부문에서 그들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공급망을 구축했다.
‘스위스 수소 모빌리티 협회’는 수소 충전소 구축에 주안점을 둔다. 회원사는 에너지 기업(오일·가스)은 물론 주유소와 대형 슈퍼마켓이 결합된 복합 유통 체인을 운영하는 소매업체, 식료품과 자동차 등을 운반하는 물류 업체 등으로 구성돼 있다. 대형 트럭으로서는 반드시 필요한 고객이기도 하다.
또한 현대차의 합작 파트너인 H2에너지는 2019년 글로벌 에너지 기업 알픽(Alpiq)과 린데(Linde)와 함께 스위스에서 첫 상업용 수소를 생산하는 ‘하이드로스파이더(Hydrospider)’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해 수소 생산 부문도 생태계에 합류시켰다.
하이드로스파이더는 수력발전의 잉여전기를 이용해 물을 전기 분해(수전해)하는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할 계획이어서 수소 생산과정에서도 오염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환경친화적인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다.
H2에너지와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는 하이드로스파이더가 생산한 친환경 수소가 스위스 수소 모빌리티 협회 회원사들이 새로 구축하는 수소 충전소에 공급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차량공급-고객-수소 충전-수소생산이 연결된 지속가능한 4각 협력 생태계가 완성된 것이다.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스위스 수소 모빌리티 협회는 스위스 상트갈렌 주 오버슈트라세(Oberstrasse)에 신규 수소 충전소 개소를 시작으로 2020년 말까지 총 7개의 수소 충전소를 스위스 주요 지역에 마련하고 2025년까지 약 80개의 수소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현대차의 생태계 구축 전략은 스위스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수소 트럭을 수출하는 국가 모두에 이 같은 협력 인프라를 만들고 생태계의 일원으로 활동한다는 계획이다. 지속가능한 수소차 산업 생태계가 앞으로 수소경제의 핵심이 될 것이며 이에 대비한다는 것이 현대차의 장기 경영방침이다.
김현지 기자

댓글 (0)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