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의 낙하산 인사 문제가 불거진 한국비즈니스금융대부(이하 한비금융)에 중기중앙회의 특수 관계사인 파이오니어인베스트먼트(이하 파이오니어)가 지분 투자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기술과 R&D에 투자해야 할 신기술사업금융회사인 파이오니어가 한비금융의 지분 확대에 동원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파이오니어는 2025년 12월 31일 기준 한비금융의 주식 10만주(1.72%)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 취득은 2025년 중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파이오니어는 홈앤쇼핑의 100% 자회사다. 지난 2017년 설립된 파이오니어의 주요사업은 신기술사업금융, 할부금융, 자금대여다. 홈앤쇼핑의 대주주는 중기중앙회로, 지분 32.83%를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주주로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완전자회사인 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14.96%), 농협경제지주(19.94%), 중소기업은행(9.97%)이 있다. 파이오니어 대표는 한비금융 출신이기도 하다.
홈앤쇼핑의 핵심 주주들은 모두 공적 역할을 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파이오니어의 한비금융 지분 취득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자본금 300억원의 파이오니어가 실제 여신으로 집행한 자금이 약 1억원(2024년 기준)에 그친다는 점도 논란의 대상이다. 홈앤쇼핑 협력사와의 상생을 위해 설립된 신기술사업금융회사가 본업은 외면한 채 한비금융 방어 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기술금융사인 파이오니어가 특수관계에 있는 타금융사의 지분을 보유하는 것은 금산법 위반 소지가 있어 보인다”며 “면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중기중앙회 스스로도 한비금융 지분을 추가 확보하는 데에 집중했다. 2025년 초 기준 보유 지분이 단 0.03%였던 중기중앙회는 개인 및 기업이 보유중이던 한비금융 주식을 꾸준히 사들였다. 그 결과 2025년 말 기준 중기중앙회의 한비금융 지분율은 9.74%로 증가했다.
이 같은 지분 확대 활동은 미미한 주식으로 한비금융의 경영권을 장악했다는 비판을 회피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대기업들이 압도적인 지분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기중앙회는 이들의 침묵 아래 한비금융의 경영권을 오랜 기간 유지해오고 있다. 대기업들은 대부업체인 한비금융과 거리를 둠과 동시에 중기중앙회와 사이가 틀어질 것을 우려, 지분은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분 매입 과정에서 주무기관인 중소벤처기업부의 승인을 받았는지 여부도 관건이다. 중기중앙회의 주요 사업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승인 사항이다. 만약 중기중앙회가 한비금융의 주식을 사전 승인 없이 취득했다면,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사후 승인이 이뤄지면 위반은 해소된다.
● 홈앤쇼핑 비리 의혹 재조명
파이오니어의 대주주인 홈앤쇼핑은 최근 비리에 휩싸인 바 있다.
2025년 10월 국정감사(과방위)에서 홈앤쇼핑은 방만 경영과 대주주 특혜 의혹을 받았다. 의혹은 단순하지 않았다. △중기중앙회 김기문 회장의 가족회사인 로만손(제이에스티나)에 대한 특혜 편성 의혹 △당시 홈앤쇼핑 문재수 대표의 초호화 해외 출장 및 횡령 의혹 △홈앤쇼핑 경영지원본부장의 연루 및 조직적 은폐 등 복합적인 사건 양상을 띠었다.
당시 사태의 핵심은 홈앤쇼핑의 대주주인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과 문재수 대표 간의 유착 의혹이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홈앤쇼핑은 김 회장의 가족회사인 시계·주얼리 브랜드 로만손에 비상식적인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상적인 홈쇼핑 상품 선정 절차인 상품선정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방송 편성을 강행한 것은 물론, 매출 목표 달성률이 33%에 그치는 저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가장 높은 ‘골든타임(프라임타임)’에 15차례 이상 집중 편성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홈앤쇼핑은 자사 비용으로 앱 할인과 적립금 등 약 27%에 달하는 과도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로만손의 매출을 인위적으로 부양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는 회사에 손해를 끼치면서 특정인에게 이익을 몰아주는 전형적인 업무상 배임 행위에 해당한다.
문 대표 개인의 도덕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감에서는 문 대표의 ‘초호화 해외 출장’과 ‘횡령’ 의혹이 구체적인 증거와 함께 제시되었다.
가장 충격을 준 것은 이른바 ‘유령 출장자’ 사건이다. 문 대표는 지난 2024년 10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한인박람회 참석 명목으로 출장을 떠나며 서류상 3명이 동행한 것으로 기재해 약 1억3600만원을 집행했다. 1인당 하루 체류비만 1120만원에 달하는 호화 출장이었다. 국회 측이 법무부에 출입국 기록을 조회한 결과, 출장 명단에 있던 직원 중 1명은 아예 출국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가지도 않은 직원의 항공료와 체류비 수천만 원이 허위로 청구되어 현지에서 현금화(일명 ‘카드깡’)되거나 누군가의 주머니로 들어간 셈이다. 문 대표는 재임 기간 총 8차례의 해외 출장에서 약 7억 원의 회삿돈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홈앤쇼핑은 지난 2025년 10월 21일 긴급 인사 명령을 통해 문재수 대표와 경영지원본부장의 직무를 정지하고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하는 한편, 제기된 의혹 전반에 대한 고강도 내부 감사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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