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이재수 기자| 건설경기가 극심한 침체에 빠진 가운데 건설사들은 연말 인사에서 변화에 방점을 찍었다. 고물가와 고환율, 고금리 등 3중고를 겪으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건설사들이 조직쇄신을 통해 현 상황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국내 10대 건설사가 연말인사를 마무리한 가운데 삼성물산과 롯데건설, 그리고 연말인사가 발표되지 않은 포스코이앤씨를 제외한 7곳이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건설 맏형 현대건설은 지난달 연말인사에서 윤영준 대표이사가 물러나고 이한우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가 선임됐다. 1970년생인 이후사 신임대표는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현대건설에 입사한 정통 현대맨이다. 특히 보수적인 현대건설에서 1970년생이 대표인사를 맡으며 파격적인 변신을 예고했다. 참고로 현대건설 전무급 임원중에서도 1970년생은 가장 젊은 축에 속한다.
시공능력평가 3위 대우건설은 중흥그룹이 인수한 후 3년이 지나 대우건설 내부 CEO 발탁' 약속 기간이 끝남에 따라 오너 체제로 전환하며 경영안정을 도모한다. 대우건설은 2021년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를 주도했던 김보현 총괄부사장을 CEO로 내정했다. 김보현 신임 대표이사는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사위로 정원주 회장과는 처남·매제 사이다. 2020년 공군준장으로 예편한 뒤 같은 해 4월 중흥그룹이 인수한 헤럴드미디어 그룹 부사장으로 취임했다.
대우건설은 김보현 대표이사 내정 이후 지난 달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진행했다. 재무와 전략 기능을 합쳐 '재무전략본부'로 신설하고, 전체 팀장의 약 40%를 신임 팀장으로 교체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주우정 기아차 재경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세웠다. 주우정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는 그룹 내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로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 회복, 이후 상장을 위한 재무 및 기업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선임한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는 연말인사에 앞서 지난 8월DL건설 대표이사를 겸임하던 박상신 주택사업본부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박상신 대표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박 대표는 1985년 DL건설의 전신인 삼호에 입사한 뒤 주택 사업에서만 30년 넘게 몸담은 ‘베테랑’이다. 성과와 역량이 검증된 리더를 대표로 전진 배치해 건설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신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회사의 의지다. DL이앤씨는 지난 3월 임원 18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한 데 이어, 지난 10월 정기 인사에선 예년(9명)보다 적은 6명을 신규 임원으로 선임했다
GS건설은 지난해 시공중이던 인천 검단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로 경영위기에 처하자 오너가 3세인 허윤홍 사장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허윤홍 대표는 올해 초 신년사에서 "사업 환경과 역량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통해 중장기 사업 방향에 대한 비전을 수립하고, 이를 통해 선택과 집중에 기반해 중장기 목표에 맞는 핵심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조직 역량 강화'를 위해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지속해서 만들어 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GS건설은 최근 기존 6개 사업본부를 3개로 축소하고 ‘본부-그룹-담당’ 3단계 조직 구조를 ‘본부-부문’ 또는 ‘실-부문’ 2단계로 조정하며 임직원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7월 SK그룹 내 ‘재무통’으로 꼽히는 김형근 전 SK E&S 재무부문장(CFO)를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한 데 이어 지난 달 기존 임원 17명이 물러나고, 신규 임원 2명이 승진하는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전체 임원 수를 기존 66명플랜트는 지난달 10이달 에서 51명으로 20% 이상 줄였다. 또한 반도체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테크사업 조직을 신설하는 대신, 전통적인 건설업인 건축·토목·플랜트 조직은 솔루션사업 조직으로 통합했다. 2026년 7월 IPO가 예정된 상태에서 3분기 실적이 적자로 돌아서자 강도 높은 임원 감축을 했다는 분석이다. 임원 감축에 이어서 고연차 임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6일 그룹인사를 통해 지주사인 HDC에서 신사업과 M&A를 주도했던 정경구 대표가 선임됐다. 정대표는 2018년부터 HDC현대산업개발 경영기획본부장을 역임하고, 2020년부터는 CFO 대표이사로서 회사를 이끌었다.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의 건설‧개발 역량과 효율적인 경영시스템을 통해 회사의 미래를 이끌어 갈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견건설사들도 올해 대거 수장 교체를 진행한 바 있다. PF부실에 따라 태영건설이 CEO를 교체했고 진흥기업, KCC건설, 신세계건설, BS산업 등이 CEO 교체를 단행했다.
반면 3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금호건설과 코오롱글로벌은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금호건설은 올해 3분기 누적매출 1조3927억원과 영업손실 1872억원을 기록해 매출은 전년 대비 13.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작년 말 대표이사로 선임된 조완석 사장은 경영 첫해 실적 부진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 신용등급 전망 하향 등 재무구조 불확실성 확대를 비롯해 아파트 하자, 오송 참사 수사 확대 등 악재가 이어지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3분기 영업손실 211억월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작년 같은기간 대비 무려 403억원이 줄었다. 부채비율은 작년 말 364.3% 수준에서 올해 3분기 559.6% 치솟아 재무건정성에 우려감을 키웠다.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이번 연말 임원인사에서 신규임원이 한명도 없는 대신 2년차 임원을 포함한 임원이 최소 30% 이상이 줄었다.
김정일 사장은 2022년 부터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김 사장은 매년 수백억원의 손실을 내며 코오롱그룹의 재무를 악화시켰던 네오뷰코오롱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은 이후 2018년 코오롱인더스트리 필름사업부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필름사업부가 흑자를 내자 2021년 부사장 승진에 이어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로 낙점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경영쇄신에 나서고 있지만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국내 탄핵정국까지 더해지면서 내년도 업계상황은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 어느해 보다 힘든 시기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