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데이=김국헌 기자| 전국구 은행 도약을 꿈꾸는 DGB금융지주가 지난 24일 국내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기업설명회(IR)를 열었다. 지난 5일부터 iM뱅크로 사명을 바꿔 단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서 중장기 전략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하루 뒤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춘 보고서를 발표해, 그 배경에 이목을 집중시켰다. '밸류업'을 위해 마련한 IR이 순식간에 '밸류 다운'의 진원지가 됐다.
◇ 하이투자증권 충당금 1500억원 쌓는다
25일 보고서에서 SK증권과 하나증권은 DGB금융지주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SK증권은 이날 목표주가를 1만원에서 9400원으로, 하나증권은 1만500원에서 95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두 증권사 모두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시중은행 전환 호재에도 불구하고, 밸류를 다운시킨 이유는 아이엠뱅크가 아니라 하이투자증권(아이엠증권) 탓이다. 2분기에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충당금을 털고 갈 것으로 전해지면서, DGB금융지주의 2분기 실적이 기대보다 더 나쁠 것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중 하이투자증권이 보유한 부동산 PF 중심으로 일정 수준의 자산 클린업(Clean up, 대손 상·매각)이 발생할 전망"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2분기 중 약 1000억~1500억원 내외의 추가 대손비용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설용진 연구원은 하이투자증권이 위험가중자산(RWA)을 약 2조원 규모로 감소시키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나증권도 하이투자증권의 2분기 추가 충당금을 1500억원 수준으로 가정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도 "2분기 그룹 대손비용은 최소 21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연간 대손비용은 6500억원을 웃돌면서 2023년 수준을 상당폭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 20일 보고서에서 "충당금의 경우 2분기에 증가 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후순위 비중이 높은 증권 자회사의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해, 올해 충당금은 작년보다 더 많이 쌓을 예정"이라고 예상했다.
◇ 반 토막 난 DGB금융 2분기 순익 전망
이런 까닭에 DGB금융지주이 2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반 토막 났다. SK증권은 2분기 DGB금융지주의 지배주주지분 순이익을 507억원으로, 하나증권은 530억원으로 각각 전망했다.
이는 에프엔가이드 증권업계 추정치 1221억원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117억원과 비교해도 실망스러운 전망치다.
더 보수적인 투자의견을 내놓은 미래에셋증권 전망치와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0일 DGB금융지주 커버리지를 개시하면서, 2분기 순이익 전망치를 1030억원으로 예상했다.
2주 전 미래에셋증권은 SK증권이나 하나증권보다 더 보수적인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투자의견 '중립'에 목표주가 8천원을 산출했다.
당시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증권 자회사의 수익 기여도가 큰 만큼 높은 대손비용률을 수반하고 있어, 이익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며 "충당금 적립은 2024년에도 이어질 전망이지만 작년보다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DGB금융그룹이 대구은행을 어엿한 시중은행으로 키우는 과정에 적지 않은 성장통을 겪을 전망이다. 한편 25일 DGB금융지주는 전거래일 대비 0.4% 내린 7960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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