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갈등에 정비사업 리스크 확산...아파트 공급절벽 위기감 커져

글로벌 | 이재수  기자 |입력

서울 우량 사업장도 공사비 갈등...사업성 하락 우려에 건설사 입찰 포기

노량진1구역 조감도 (사진. 노량진1구역조합)
노량진1구역 조감도 (사진. 노량진1구역조합)

정비사업 시장이 예사롭지 않다. 곳곳에서 공사비 갈등으로 공사가 지연되는가 하면 경쟁이 치열했던 정비사업 현장의 시공사 선정은 유찰을 거듭하고 있다. 심지어 기존 시공사와 시공계약을 해지하는 곳들도 나오면서 주택공급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재건축, 재개발 정비사업으로 일반분양 된 주택은 총 2만7856가구로 2022년 일반분양 3만3231가구 대비 16.2% 줄었다.

올해는 3만4112가구의 일반분양이 계획돼 있다. 다만 공사비 등 여러 원인으로 일정이 늦어지는 곳들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실제로 올해 분양 물양 중 상당수는 지난해 계획물량이 이월된 곳들이 다수 포함됐다. 올해 분양을 계획하고 있는 곳 중에는 오랫동안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 초기의 현장들이 많아 분양이 지연되는 곳들도 늘어날 수 있다.

우선 정비사업 시장이 원활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공사비와 금융비용이 증가 탓이다. 시멘트, 철근, 레미콘 등을 비롯해 인건비 등 공사비를 책정하는 요인들이 대내외 이슈들로 매년 오르면서 최초 시공계약 체결시정과 착공시점에서 공사비가 큰 차이가 발생한다. 건설사 입장에선 치솟은 자재가격을 모두 떠안을 수는 없고 시행사(조합)는 늘어나는 비용을 감당하기 버거워 양측의 첨예한 대립이 불가피해진다.

조합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탓도 크다. 시공계약 당시 아파트 품질과 달이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상픔으로 설계변경을 요구하면 건설사 입장에선 새로운 비용이 추가되는 셈이다. 건설사도 일부 설계변경은 수용할 수 있지만 지나친 고급화 상품과 설계변경에는 추가비용이 감당하게 된다. 여기에 터파기 등의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의 등장도 공사비 증가의 요인이 된다.

실제 정비사업 현장에서는 공사비 문제로 시공사 선정에 몸살을 앓고 있는 현장이 늘고 있다. 송파구 ‘잠실우성4차’는 두차례 시공사 선정 유찰됐고, 결국 지난 2월 말에 세번째 입찰공고를 냈다. 송파구 ‘가락삼익맨숀’ 재건축 입찰엔 건설사 1곳만 참여해 유찰됐고 노량진뉴타운 알짜 입지로 꼽히는 ‘노량진1구역’도 두 차례 시공사 선정이 유찰됐다.

노량진뉴타운 8개 구역 중에서 사업지 규모가 가장 크고 지하철 1·9호선 노량진역과 인접해 알짜입지로 수주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던 노량진1구역도 두차례 시공사 선정이 모두 유찰됐다.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가 현실성이 없다는 이유에서 건설사들이 외면한 탓이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1차 시공사 선정때는 참여한 건설사가 한 곳도 없었고 지난 2월 열린 2차 시공사 선정에는 포스코이앤씨 1곳만 참여해 유찰됐다. 정비사업 업계에 따르면 조합은 포스코이앤씨와 수의계약 체결을 시도하고 있지만 동작구청이 절차상의 문제로 제동을 걸면서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공사비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면 분양은 기약 없이 미뤄질 수밖에 없다. 서울 은평구 대조종 대조1구역 재개발사업은 올해 1월 들어 공사가 중단됐다. 이미 철거까지 마치고 공정률 20%를 넘겼지만 공사비 분쟁으로 인해 분양을 못하고 있다. 2400여 세대의 이 아파트는 약 1000여 가구를 지난해 하반기 분양할 계획이었으나 공사비 문제로 분양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 팀장은 “결국 시공사와 조합원 간의 마찰로 앞으로 분양시장에서 정비사업을 통한 새 아파트는 귀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서울을 비롯한 대전, 부산 등 광역시들의 정비사업들은 인프라를 잘 갖춘 입지로 당장 입주해도 좋은 곳들이 많아 이들 지역에서 나오는 분양 물량을 눈 여겨 볼만 하다”고 말했다.

e편한세상 서대전역 센트로 조감도 (사진. DL건설)
e편한세상 서대전역 센트로 조감도 (사진. DL건설)

새아파트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분양을 앞둔 아파트에 관심을 갖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대전광역시에서는 중구 문화2구역 재개발로 ‘e편한세상 서대전역 센트로(총 749가구)’이 3월 분양 예정이다. 한국토지신탁이 사업대행자를 맡았고, 시공능력을 갖춘 DL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KTX서대전역을 도보로 이용 가능하며, 대전도시철도 1호선 서대전네거리역과 최근 예산이 확정된 대전도시철도 2호선(트램)이 예정돼 있어 향후 트리플 역세권 입지로 변모할 수 있다.  또한 충청권 광역철도(예정)가 추진되면 4개 노선이 지나는 ‘쿼드러플 노선’ 입지도 갖추게 된다.

서울 강동구에서는 DL이앤씨가 시공하는 그란츠 리버파크’가 4월에 공급될 예정이다. 디에이치프라퍼티원이 시행하는 이곳은 성내5구역 정비사업을 통해 총 407가구 규모로 전용면적 36~180㎡P, 327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GS건설은 이달 중 광주광역시 북구에서 ‘운암자이포레나 퍼스티체’ 총 3214가구의 대단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일반분양은 전용면적 59~84㎡ 1192가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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