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에 퇴직 연금을 가입하고 있는 근로자라면 자신의 DC형 가입계좌에 회사가 정해진 연봉의 1/12을 정확히 입금시켰는지 다시한번 꼼꼼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퇴직연금 운용사가 이를 확인해야지만, 판매처인 A증권사가 해당 업무에 대한 책임을 소홀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증권사는 최근 퇴직연금과 관련한 책임을 다하지 못한 이유로 금감원 연금감독실로부터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경영유의사항을 지적받았다.
연금감독실이 지적한 경영유의사항 공개안에 의하면 A증권사는 지난 2022년도 104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재정검증을 수행했지만 이 중 10개 사업장(9.6%)의 가입자명부를 최신 정보로 갱신하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근로자에게 운용 책임이 있는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상품 운용과 관련해 사용자인 사측(고용주)이 정해진 연간부담금, 즉 가입자(근로자)의 연간 임금 총액의 1/12(연봉의 약 8.33%)을 매년 제대로 적립했는지, 정해진 금액보다 적게 납입했는지 여부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퇴직연금 운용금융사인 A증권사의 미납금 관리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이 금감원 조사 과정에서 들춰졌다.
해당 증권사는 근로자에게 부담금 미납 사실을 통지할 때, 통지 대상을 고용주가 부담금을 납입예정일로부터 1개월 이상 단 한 푼도 입금하지 않은 경우로만 한정하고 있는 탓이다. 납입해야 할 의무금액보다 부족하게 납입한 경우, 통지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헛점이 감독 과정에서 발견됐다.
즉, 고용주가 정해진 금액보다 고의적으로 적게 근로자 퇴직연금 계좌에 입금하더라도 근로자가 이같은 사실을 제대로 눈치챌 수 수 없도록 관리가 허술했다는 것이다.
재직중인 근로자의 퇴직연금은 크게 회사책임형인 확정급여형(DB)와 근로자책임형인 확정기여형(DC)으로 구분된다.
DB형의 경우 연금 도입 이전 퇴직금과 비슷한 형태로 회사가 책임지는데 반해, DC형의 운용 등 관리는 오롯이 근로자 몫이다.
금감원은 "가입자에게 부담금 미납 사실을 통지할 때, 통지 대상에 납입 의무금액 중 일부금액만 납입한 경우를 포함시키도록 이번에 문제된 A 증권사에 지시하는 한편, 사용자로부터 부담금 산정에 필요한 가입자의 급여 정보 등 관련 자료를 충실히 제공받아 부담금 납입액의 적정성을 보다 꼼꼼히 확인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 '연도별 연간 부담금 납입내역 및 부담금 미납 시 사용자가 지연이자를 추가로 납입해야 한다는 사실 등을 함께 사용자(회사)측에 안내하고, 근로자(가입자)가 자신의 퇴직연금 수급권과 관련한 정보를 충분히 살필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것"을 엄격히 지시했다.
A증권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연금감독실의 경영유의사항에 대해 곧바로 조치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해 시행키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증권사별 DC형 퇴직연금 적립액은 미래에셋증권(8조3833억원)이 가장 많다. 이어 삼성증권(3조1153억원), 한국투자증권(2조6747억원), 신한투자증권(1조2526억원), NH투자증권(1조1996억원) 순이다. 이들을 포함해 13개사 증권사가 퇴직연금 판매 및 운용 금융사로 참여중이다.
한편, 금융기관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제3조는 경영유의사항과 제제 조치를 구분하고 있다. 이번 경영유의사항은 영업정지, 기관경고, 주의 등 제재 관련이 아닌 업무관리상 미흡 사항에 대한 단순 개선 사항에 관한 조치를 요구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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