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은행이 보이스피싱이나 명의도용 계좌 이체 같은 비대면 금융사고의 피해 일부를 배상한다.
피해자가 100% 부담하던 데서 경우에 따라 은행과 반반 부담하는 것으로 진일보했다. 피해자 동의 없이 벌어진 전자금융사기와 통신사기 일부가 대상이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발생한 전자금융사기의 피해자들이 피해 통장을 만든 은행에 배상을 신청할 수 있다.
이용자와 은행의 과실을 따져서 피해를 분담한다. 은행이 사고를 조사해, 책임분담 기준에 따라 배상비율을 결정하면, 배상금액이 지급된다.
그동안 신분증이 노출되거나 악성 앱을 설치한 피해자는 100% 본인 과실로 간주돼 배상을 받지 못했다. 내년부터는 은행이 최대 50%까지 자율적으로 배상하게 된다. 배상 비율은 금감원 가이드라인에 따라 은행이 결정한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SC제일, 씨티, 산업, 기업, 농협, 수협, 경남, 부산, 대구, 전북, 광주, 제주, 카카오, 케이, 토스 등 19개 은행이 배상에 나선다.
예를 들어 80세 노인이 휴대폰 문자 메시지로 온 청첩장 인터넷 주소(URL)를 눌렀는데, 스미싱 범죄자가 노인의 휴대폰에 저장된 주민등록증 사진을 빼내서, 노인 명의로 휴대폰과 은행 통장을 개설해 은행 뱅킹 앱으로 대출을 받아 가로챈 경우 은행에 배상을 신청할 수 있다.
▲은행에서 신청서를 받아서 작성하고, ▲금감원에서 통신사기 피해 환급금 결정내역 확인서를 발급 받고, ▲수사기관의 결정문 같은 증거 서류를 수집해서 모든 증거 서류를 은행에 제출해야 한다. 통화 녹음이나 문자 메시지 내역도 포함된다.
은행이 두 차례에 걸쳐 서류를 보완해달라고 요청했는데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영업일 기준 10일 안에 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 피해 신청이 종결돼 배상을 받지 못해 주의가 필요하다.
금감원은 지난 10월 초 은행 19곳과 협약을 맺고, 내년부터 책임분담 기준에 따라 은행이 피해자 동의 없이 권한 없는 비대면 전자금융거래로 발생한 피해에 자율 배상을 개시하기로 했다.
은행권에 예방과 배상이라는 이중 안전망을 구축했다. 은행권은 내년 책임분담 기준 시행을 앞두고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Fraud Detection System) 고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11월 주요 은행들이 이상거래 910건을 탐지해, 총 21억 원 상당의 피해를 예방했다.
한 예로 부산에 사는 40대는 은행의 FDS 덕분에 2040만 원 피해를 예방했다. 피해자는 오후 5시경 자녀를 사칭한 카톡 메신저 속 링크를 눌렀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원격 제어 앱을 깔게 됐다.
사기 조직은 오후 6시경 휴대폰에 저장된 신분증 사본과 계좌번호를 빼내서 새 휴대폰(대포폰)을 개통하고, 피해자 계좌의 돈을 이체해서 빼내려고 시도했다.
피해자의 거래 은행은 오후 6시 3분경 FDS를 통해 의심 거래를 탐지하고, 이체 거래를 임시로 중지시켰다. 그리고 5분 후 은행이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사기 조직이 원격 제어 앱으로 피해자의 휴대폰을 모니터하다가 통화를 끊어버렸다. 2분 후 은행은 다른 경로로 피해자에게 연락해 원격 제어 앱을 삭제하도록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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