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네티컷주 뉴헤이븐의 해안 도시를 남쪽으로 따라가면 20세기 중반 건축가 마르셀 브로이어(Marcel Breuer)가 디자인한 브루탈리즘 건물이 하나 보인다. 호텔 마르셀(Hotel Marcel)이 그것이다. 브루탈리즘은 1950년대 등장한 건축 스타일로, 캐스트 콘크리트 표면에 시각적으로는 기하학적인 모양을 채택하고 있다. 층고가 높으며 창문이 적고 그대한 슬래브를 특징으로 한다.
입방체 형태와 콘크리트 외관을 갖춘 9층 구조의 이 건물은 암스트롱 러버가 1970년부터 본사로 사용하다가 1988년 다른 타이어 회사인 피렐리에 매각됐다. 피렐리는 2000년 빌딩을 매각했고, 20여 년이 지난 지금, 이 건물은 미국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호텔 중 하나로 탈바꿈했다. CNN이 마르셀의 친환경 탄소 제로 리모델링 과정을 기획으로 보도해 관심을 끌었다.
힐튼 체인인 호텔 마르셀은 165개 객실, 9000평방피트의 컨퍼런스 홀, 풀 서비스 레스토랑을 갖춘 탄소 제로 호텔이다. 2020년 베커+베커의 사장이자 건축가이자 개발자인 브루스 레드먼 베커는 지속 가능한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그의 첫 번째 호텔 프로젝트로 이 건물을 구입했다.
베커는 마르셀 리모델링과 관련, “기후 위기에 대한 해결책이자 환경 지속 가능성의 모델이 되는 호텔을 지을 수 있는 완벽한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호텔의 외관은 고전을 연상시키지만, 실제로는 안락과 휴식 분야의 지속 가능성 모범을 보여준다.
패시브하우스와 LEED의 최고 단계인 플래티넘 인증을 모두 획득했다. 패시브하우스는 내부 열이 밖으로 새 나가지 않도록 차단함으로써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실내 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하는 인증이며 LEED는 에너지 및 환경 디자인 분야의 인증이다. 호텔은 조명, 난방, 냉방 및 온수를 위해 화석연료 대신 100% 재생 가능한 전기로 운영된다. 옥상과 주차장 캐노피에는 1000개 이상의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건물 자체도 재활용됐다. 새로운 건물을 짓지 않고 기존 구조물을 그대로 이용했다. 외부는 그대로 유지했지만 내부는 확 바꾸었다. 전통적인 배선보다 적은 전력을 사용하는 저전압 기술 PoE(Power over Ethernet) 조명과 층간 단열 기술을 적용, 조명 에너지 사용량을 30% 이상 줄였다. 층 단열. 친환경과 경제성을 다 잡았다. 일반 호텔에 비해 운영비를 확 낮춘 것이다.
건물의 역사적 완전성을 보호하는데도 주력했다. 호텔은 2020년과 2021년에 주 및 국가 사적지로 선정됐다. 리모델링 과정에서 국립공원관리청과 역사보존청의 엄격한 감시를 받았다. 인테리어 회사인 더치이스트 디자인과 협력해 원래 건물의 핵심 요소는 그대로 살렸다. 마르셀 브로이어(Marcel Breuer)가 디자인한 내부 계단은 콘크리트 벽, 마호가니 난간, 사다리꼴 테라조 계단 등으로 복원됐다. 결과적으로 브로이어가 디자인한 맨해튼 휘트니 박물관의 계단과 비슷한 모양이 됐다.
화강암 포장재와 함께 에너지 효율적인 조명을 사용하도록 복원 및 수정된 로비 설비, 9개의 해안가 객실 및 스위트룸 내부의 복원된 나무 패널 벽 등 복원과 자재전환이 이루어졌다. 예술 컬렉션 큐레이팅도 추가됐다. 킹 룸에는 브루클린 아티스트 코리 엠마 시글러가 직접 만든 수제 직물이 걸려 있다. 이 직물은 폐기되었던 샘플로 만들어졌다. 호텔 레스토랑은 지속 가능한 요리와 메뉴가 제공되며, 반려동물을 위한 별도의 서비스, 전기자동차 충전소, 배터리 구동식 전기 셔틀이 운행되고 있다.
마르셀은 여행 및 관광, 레저 분야에서의 탄소 제로를 실현하는 모범 케이스로 거론된다. 완전 재생 가능 전기 구동과 탄소 제로 방법론을 건축과 리모델링 분야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적용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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