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실리콘 셀 보완하는 페로브스카이트…“녹색에너지 혁명의 미래”

글로벌 |조현호 | 입력 2023. 12. 07. 16:50
 * 사진=옥스포드PV
 * 사진=옥스포드PV

독일 브란덴부르크 인근에는 영국 스타트업 옥스포드PV(Oxford PV)가 페로브스카이트를 사용해 상업용 태양전지를 생산하는 공장이 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녹색 에너지의 미래로 평가받는 값싸면서도 풍부한 광전지(PV) 재료로 고효율 면에서 뛰어나 실리콘을 대체할 재로로 각광받고 있다고 네이처지 온라인판이 보도했다. 

옥스퍼드PV는 세계적인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페로브스카이트로 실현하고 가속할 준비가 되었다고 확신하는 스타트업 중 하나다. 페로브스카이트를 사용한 PV 제품이 이미 시장에 나와 있지만, 올해는 더 많은 제품이 시장에 합류할 것임을 시사한다. 옥스포드PV의 태양광 패널도 내년부터 시판된다. 서울의 대형 실리콘 PV 제조업체인 한화큐셀도 2024년 말 가동 목표로 파일럿 생산 라인에 1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실리콘은 태양광 패널 내부의 95%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옥스포드PV, 큐셀 등은 실리콘을 대체하는 대신 페로브스카이트를 실리콘 위에 겹쳐서 소위 ‘텐덤 셀’을 만드는 방식으로 보완하고 있다. 각 재료는 다른 햇빛 파장으로부터 에너지를 흡수하기 때문에 텐덤 셀은 실리콘 셀만 사용할 때보다 최소 20% 더 많은 전력을 전달할 수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훨씬 더 큰 이득을 예상한다.

페로브스카이트 지지자들은 이 여분의 전기가 특히 혼잡한 도시 지역이나 사무실이 비싼 산업 현장에서 텐덤 셀의 추가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페로브스카이트 전지의 가장 큰 초기 수요는 유틸리티 부문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결합 탠덤 셀이 시장에 정착하면 “혁명적인 기적의 물질이 곧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예측하는 뉴스가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러나 아직 현실은 기대를 따르지 못한다. 태양광 시장을 변화시키기 위한 싸움에서 적어도 두 가지 이상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 페로브스카이트의 성능은 습기, 열, 심지어 빛에 노출될 때 실리콘보다 훨씬 더 빨리 감소한다. 옥스포드PV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를 거듭했다. 큐셀의 웨이퍼 및 셀 연구개발 담당 페비안 퍼티그도 이를 인정한다.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개발을 이끌고 있는 그는 “상업적 제조에서는 여전히 핵심 해결 과제”라고 말했다.

둘째, 페로브스카이트가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태양광 발전의 성장과 크게 관련이 없다는 예측이다. 실리콘 모듈은 저렴하고 효율적임이 입증됐다. 중국 기업들은 놀라운 속도로 제조 능력을 확장하고 있다. 2022년에 전 세계의 태양광 발전 용량은 약 1.2테라와트(TW)였으며, 이는 전 세계 전력 생산량의 약 5%다. 에너지 전략가들은 기후 목표를 달성하려면 2050년까지 전 세계에 75TW가 필요할 것이라고 제안한다. 이를 위해서는 2030년 중반까지 연평균 설치가 3TW 이상으로 늘어야 한다. 실리콘 PV 산업은 이를 달성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녹색 기술 분야 중 하나다. 당장 페로브스카이트가 파고 들 틈은 크지 않다는 의미다. 

스위스 취리히의 컨설팅 회사인 블룸버그NEF의 태양광 분석가 제니 체이스는 "실리콘 기술은 전 세계에서 사용할 태양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뛰어나다"고 말한다. 따라서 페로브스카이트는 이미 기득권을 가진 경쟁 시장에서 큰 시험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로브스카이트의 높은 효율성과 기능성은 매력을 더한다. 2009년에 메틸암모늄 요오드화납이라는, 페로브스카이트로 만든 전지는 햇빛 에너지의 3.8%만을 전기로 전환했었다. 이제 페로브스카이트 재료로만 만든 전지의 효율 기록은 26.1%다. 이는 현재의 챔피언인 실리콘 셀에 비해 수 %포인트 낮을 뿐이다. 실리콘 효율성에 접근하고 있다는 얘기다. 페로브스카이트 전지는 특히 광흡수층이 매우 얇은 데다 관련된 재료는 일반적으로 저렴하고 풍부하다. 

그러나 이러한 기록 효율성 비교는 상업적 현실을 반영하지는 않는다.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최고의 페로브스카이트 셀은 일반적으로 우표보다 작으며 성능이 저하되기까지 며칠 또는 몇 주 동안만 작동할 수 있다. ‘스핀 코팅’이라는 공정에서 회전판에 재료 용액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대량 생산에는 실용적이지 않다. 

상업용 실리콘 셀은 일반적으로 A5 종이보다 크며, 이는 약 22~24%의 효율을 갖는 2m 길이의 모듈로 조립된다. 모듈에는 25년 후 원래 성능의 최소 80%를 보장하는 보증이 따라붙는다. 즉, 연간 효율성 손실은 1% 미만이다.

대부분의 실리콘 셀과 웨이퍼는 중국에서 제조된다. 중국에서는 2009년 페로브스카이트가 출시된 이후 태양광 패널 비용이 약 90% 절감됐다. 엄청나게 싸졌다. 이제 실리콘 패널을 설치하고 이를 전력망에 연결하는 것이 제조비를 웃돈다. 실리콘 태양 전지판의 수명 동안 전기를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은 이제 킬로와트시당 0.03~0.06달러로 낮다. 실리콘 기술을 보면 페로브스카이트 제품이 태양광 발전 시장을 뒤흔들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페로브스카이트의 시장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실리콘 셀은 이제 최고 성능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론에 따르면 효율은 29% 이상으로 증가할 수 없으며, 실제 모듈은 약 24~27%에서 최대 성능을 발휘한다. 실리콘으로 할 수 있는 일의 한계에 도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페로브스카이트 셀을 추가하면 이론적으로 최대 효율이 대략 45%까지 올라간다. 이는 패널에서 25~50% 더 많은 전력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페로브스카이트의 잠재력이 숨어 있다. 언젠가 전 인류의 에너지 수요를 재생에너지가 대부분 충당할 시점에, 페로브스카이트가 나머지 빈 공간을 채워 100%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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