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국가는 오랫동안 경제 성장을 나아지는 생활수준의 주요 동인으로 여겼지만, 이제는 국내총생산(GDP)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는 인식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일본의 도시들이 삶의 질을 이해하기 위한 보다 새로운 방법을 추구하고 있으며, 이 접근 방식이 세계 다른 곳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고 시티투데이가 전했다.
일본은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이지만 유엔 지속가능개발솔루션네트워크(UNSustainable Development Solutions Network)가 최근 발표한 세계 행복 보고서에서는 47위에 그쳤다. 이에 대해 일본 스마트시티연구소(일본 SCI: Smart City Institute Japan)의 나구모 다케히코 이사는 최근 인터뷰에서 경제 수준과 행복 수준에는 눈에 띄는 격차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일본 SCI에는 약 700개의 단체 및 기업 회원사 또는 개인 회원이 있으며, 회원의 절반은 대학, 기업 및 정부 기관, 지자체 정부들이다. 약 2년 전 연구소는 살기 좋은 웰빙 도시지표(LWCI)라는 평가 시스템을 개발했다.
나구모는 '스마트시티를 구현하면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LWCI 개발의 출발점이었다고 말했다. 대답할 해답이 없었기에 해답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물론 질문도 스마트시티에 대한 정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스마트시티 지표에 기술과 경제력이 당연히 포함되지만 스마트시티의 개념은 그 이상이다.
LWCI를 도출하기 위한 도시 평가는 오픈데이터와 함께 주민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주관적 지표 24개 항목과 이에 상응하는 객관적 지표 24개 항목을 활용한다. 카테고리는 도시 환경, 자연 환경, 공동체 관계, '자신에게 충실하기'라는 네 가지 주요 영역을 다룬다.
예를 들어, 객관적인 지표 측정에는 건강한 기대 수명, 의료 시설 및 여가 시설에 대한 근접성, 실업률, 도서관 수 등 물리적 객관적인 요소들이 포함된다. 설문조사에서는 주민들에게 대중교통, 의료 시설, 범죄, 문화 등에 대한 인식과 도시에 대한 애착을 느끼고 도시가 활기가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질문한다.
나구모는 이 지표가 기본적인 욕구부터 사업, 연구분석, 창의적 및 문화 활동과 같은 '자기 실현'의 필요성까지 모든 요소를 포괄한다고 설명했다.
평가 시스템은 일본의 모든 도시에 공개돼 있다. LWCI 도입은 지방 도시 정부가 중앙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기 위한 요구 사항이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고 활용해야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약 50개 시·현이 지원 대상자로 선정됐다. 보조금 제도는 지방 정부가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를 사용하여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를 되살릴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2022년에 도입됐다.
일본 SCI는 설문조사 결과와 공개 데이터를 대시보드와 함께 웹사이트에 게시해 데이터를 시각화하고 도시 간 수치를 비교한다. 하지만 도시의 순위를 매기지는 않는다. 각 도시가 자신에게 맞는 시책을 개발하고 적용하도록 돕는 동시에 공유 학습과 지속적인 개선을 촉진하는 것이 목표다.
나구모는 이 시스템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의미 있는 결과도 나왔다. 일반적으로 지방 정부의 정책 입안자들은 웰빙의 최우선 순위로 ‘기대 수명’을 꼽았지만 데이터를 관찰해 보면 장수와 웰빙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없었다. 삶의 목적이 없고 이웃에 기여한다는 느낌이 없다면 실제로 소속감도 없다는 감정이다. 단지 오래 산다는 것 자체가 좋은 정책 수단이 아니라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사람들의 삶에 색깔을 입혀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잘 사는 것과 웰빙도 같은 맥락이다.
일본의 많은 도시에서 이 접근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로 선정된 핀란드의 탐페레는 자체 용도에 맞게 LWCI를 채택하고 있다. 스페인, 미국, 브라질의 도시에서도 큰 관심을 표명했다. 웰빙 지표에 관심이 있는 도시들끼리 글로벌 동맹 결성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나구모는 도처에 자율주행차가 있고, 머리 위로 드론이 날지만 그것만으로는 행복할 수 없으며, 한발 물러서서 무엇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지 질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수도 서울은 LWCI를 적용했을 때 몇 점이나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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