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주가조작' 영풍제지 미수금 쇼크..24% 폭락

글로벌 |김세형 |입력

키움증권 주가가 주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영풍제지에서 발생한 미수금 충격에 24% 가까이 폭락했다.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주가조작의 판을 깔아준 대가를 혹독하게 치렀다. 

23일 주식시장에서 키움증권은 전거래일보다 23.93% 떨어진 7만6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일 장 마감 뒤 영풍제지와 관련해 4943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공시한 이후 열린 첫 거래일에서다. 

주가조작 혐의를 받는 일당이 미수거래를 터준 키움증권 계좌를 주로 이용하는 바람에 미수금 가운데 최대 4000억원 가량을 회수하지 못할 것이라는 금융당국자의 멘트가 나왔다. 

키움증권의 지난 상반기 순이익은 4258억원으로 추정이 맞다면 영풍제지 건으로 반기 순이익을 대부분 날리게 됐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미수금 건에 앞다퉈 목표주가를 낮추면서 리스크 관리 능력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KB증권이 손실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12만3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삼성증권은 10만원을 새로 제시했다. 종전보다 20% 낮다. SK증권은 목표주가 조정은 하지 않았으나 "이번 사태로 인한 추가 충담금 요인을 감안했을 때 단기적으로 부정적 주가 흐름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삼성증권은 "키움증권은 4월 cfd 사태 이후 신용거래 관련 리스크 관리 강화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영풍제지 관련 미수금 사태로 리스크 관리 및 내부통제에 대한 근본적인 시장 의구심이 발생 가능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SK증권은 "이번 사태로 인한 추가 충담금 요인을 감안했을 때 단기적으로 부정적 주가 흐름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경쟁력 중 하나가 미수거래 가능 종목의 범위가 넓고 증거금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개인투자자들의 선호가 높다는 점”이라며 “하지만 상한가 폭이 30%로 확대된 상황에서 증거금률을 좀 더 보수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풍제지 미수금에서 발생할 당장의 손실도 막대하지만 앞으로 위탁매매수수료 중심으로 영업정책 기조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인 셈이다. 이 경우 추가 수익 축소도 예상할 수 있다. 

실제 키움증권은 지난 18일 영풍제지의 미수거래를 금지하면서 여러 종목에 걸쳐 미수거래를 중단했다. 지난 20일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홀딩스, 레인보우로보틱스, 한미반도체, 인벤티지랩 등 핵심 테마 대장주들에 대한 미수거래를 막았다. 뒷북 혹은 화풀이 성이라는 비아냥 속에 이미 예전과 다른 리스크 관리의 모습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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