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가격이 1년만에 두 번째로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이번엔 좋은 소식이다.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돈을 덜 쓰게 하고 정부 예산에 대한 압박도 완화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년 전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곡으로 에너지 가격은 폭등했다. 그러나 최근 에너지 가격 하락은 미국과 유럽의 예상치 않게 좋았던 경제지표들을 설명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경제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공급망 관리자들은 수개월 동안 더 낙관적으로 바뀌어 왔다.
서방의 러시아 공급 금수 조치에 시장이 적응해 가고 긴급 비축량들이 방출되면서 석유 가격은 지난해 중반 이후 30% 이상 하락했다. 이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쟁 전 수준인 배럴당 121달러보다 더 떨어진 배럴당 77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유럽에서는 따뜻한 날씨, 수입 증가 등에 힘입어 기준 천연가스 도매가격이 지난 여름 이후 거의 90% 폭락, 202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럽의 경우 천연가스 가격 하락을 경제 규모로 보면 이탈리아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약 3.5%, 독일, 포르투갈, 스페인 GDP의 약 2%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것이 생산량에 미치는 영향은 각국 정부들이 내놓은 수천억달러의 보조금 때문에 복잡하다. 보조금이 에너지 가격의 상승을 제어한 것도 맞지만 이 때문에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실제 비용 절감의 절반 정도가 될 것이라고 런던캐피탈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닐 시어링은 추정했다. 그는 "상당히 깊은 경기침체를 예상했던 상황에서 완만하고, 얕고, 수명이 짧은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와 베렌베르크 은행에 따르면, 에너지 부양책은 유로존 생산량을 약 1.5%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베렌베르크 은행은 지난해 10월엔 올해 유로존 경제가 1.3% 뒷걸음질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제 0.7%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천연가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이탈리아에서는 1월 소매 판매가 전월대비 1.7%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봉쇄가 풀린 뒤인 2020년 5월 이후 가장 빠른 증가율이었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독일의 1월 에너지 집약도가 높은 부문의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선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지만 전월보다는 6.8% 증가했다.
홀거 슈미딩 베렌베르크 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유로존 경제를 침체에 빠뜨린 것은 천연가스 가격의 폭등과 가스 부족에 대한 우려였다"면서 "이 충격은 이제 역전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미국은 순 에너지 수출국이라 에너지 가격이 오르는 것은 유럽에 비해 모호한 효과를 낸다고 WSJ은 전했다. 모간스탠리는 1년 사이 유가가 두 배로 오르면 실질가계지출은 누적적으로 최대 3.7%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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