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美발전소펀드 '깡통펀드' 공방..진실은?

경제·금융 |입력

롯데손보 "미국 발전소펀드 투자 때 메리츠증권 위험 안 알려" 감독원 조사 요구

 * 구조화금융의 달인으로 손꼽히는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 메리츠증권이 판매한 美 발전소 펀드가 불완전판매 구설에 올랐다. 해당펀드의 기관투자가로 참여했던 롯데손보가 최근 감독당국에 이와 관련한 조사를 요구했다.
 * 구조화금융의 달인으로 손꼽히는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 메리츠증권이 판매한  美 발전소 펀드가 불완전판매 구설에 올랐다. 해당펀드의 기관투자가로 참여했던 롯데손보가 최근 감독당국에 이와 관련한 조사를 요구했다.

롯데손해보험과 메리츠증권이 미국 발전소펀드에 대한 '깡통펀드' 다툼을 벌이고 있다. 개인투자자에 대한 불완전판매와 유사한 형식으로 이번 펀드투자자가 전문지식이 있는 기관투자가(롯데손보)에 판매됐다는 점에서 깡통펀드로 불린다.   

금융감독원 판단에 따라 펀드 주체인 메리츠증권이 롯데에 투자금을 상환해야 할 수도 있어 조사 결과가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지난 6일 금융감독원에 메리츠증권이 미국 프론테라(Frontera) 발전소 관련 펀드를 팔 때 위험성에 대해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안정적인 투자인 것처럼 투자자들을 기만하고, 이 때문에 자사에 큰 손실을 야기했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프론테라 발전소는 526메가와트(MW) 규모의 가스복합화력발전소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018년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발전소 운영자금 조달 및 기존 대출 차환을 위한 7억7500만달러 규모의 선순위 대출을 실행하고 메자닌 대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 투자에 발을 들이게 됐다.  

메리츠증권은 그 해 12월 1억6000만달러(한화 2080억원)의 펀드 조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롯데손보에 투자 권유를 했다.

롯데손보는 셀다운(sell-down) 방식으로 투자에 나서게 됐다. 셀다운이란 증권사들이 자기자본이나 대출 등을 통해 우선 자산을 매입한 뒤 연기금과 보험사 등 기관에 재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엔 롯데손보 외에 KDB생명, 한국거래소, 교원라이프, 교직원공제회 등도 참여했다. 

롯데손보는 2019년 2월 '하나대체투자 미국 발전소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2호' 펀드에 5000만달러를 투자했는데 다음 해 10월 운용사인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펀드 투자자들에게 '선순위 대출 기한이익상실(EOD·디폴트)'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고지했고, 두 달 후 실제 해당 펀드와 관련된 미국 기업들이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2021년 8월 기업회생절차마저 종료되면서 롯데손보 등은 전액 손실을 봤다. 

메리츠증권은 "롯데손보 및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 여러 번 현지 실사를 다녀왔는데 위험성 고지를 안 할 수가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롯데손보가 해외 화력발전소 관련 투자를 여러 차례 진행한 기관투자가이자 실사 과정에 직접 참여했기 때문에 계약의 변동성이나 구조를 모르고 투자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롯데손보는 "메리츠증권은 투자자들을 상대로 담보 구조의 취약성, 발전소 현금흐름의 심각한 변동성 등 특수한 위험성에 대해 전혀 고지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롯데손보는 투자 결정 시 메리츠증권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발전소 매출 총이익의 65%가 수익구조로 보장되며 현금흐름 민감도가 낮다는 내용이 있었지만 실제 발전소 가동률은 변동성이 컸고 스파크 스프레드(Spark Spread: 전기소매가격-전기구입가격)의 현금흐름 민감성으로 인한 EOD 발생 가능성은 전혀 알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사 및 투자 검토 때 메리츠증권이 제시한 것에 비해 스파크 스프레드가 현저하게 낮아 원리금 상환이 불가능할 정도였다는 것이 롯데손보의 이야기다. 

또 메리츠증권은 "해당 펀드를 총액 인수한 뒤 롯데손보 등에 재매각했으며 펀드 운용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지만 롯데손보는 "메리츠증권이 미국 현지에서 직접 딜 소싱을 진행했고 투자자 모집 과정에서도 블랙스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오히려 메리츠증권의 해명은 이 투자건이 OEM 펀드였을 가능성을 내포한다"고 주장했다. 

OEM 펀드는 판매사가 운용사에 직접 펀드 구조를 요청하고, 이를 토대로 펀드가 설정, 운용될 때까지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펀드로, 자본시장법 위반 사항이다. 

롯데손보는 "메리츠증권이 사전에 투자의 위험성을 인지하고서도 셀다운을 진행했는지에 대한 확인을 위해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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