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석유 대기업 쉘 이사회가 소송을 당했다.
환경관련 로펌 클라이언트 어스(ClientEarth)는 9일(현지시간) 주주 자격으로 잉글랜드 에일스 고등법원에 쉘 이사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는 쉘의 11명의 이사들이 지난 2015년 체결된 파리기후변화협정(Paris Climate Agreement)에 맞는 에너지 전환 전략을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회사법을 위반했고, 기후위험을 잘못 관리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쉘 대변인은 "클라이언트 어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서 "우리 이사들은 법적 의무를 준수했고 항상 회사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행동했다"고 반박했다.
CNBC는 1200만주가 넘는 기관투자가 주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번 소송은 에너지 전환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이사회에 책임을 물으려는 세계 최초의 사례라고 전했다.
클라이언트 어스의 수석 변호사인 폴 벤슨은 성명에서 "저탄소 경제로 전환하는 것은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이미 일어나고 있다"면서 "하지만 쉘 이사회는 근본적으로 결함이 있는 전환 전략을 고수하고 있으며 이런 위험을 관리해야 하는 이사회의 법적 의무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에 심각하게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
이번 소송을 지지한 대표적 기관투자가는 영국 퇴직연금 운용 공공기관 네스트(NEST, National Employment Savings Trust)와 런던 CIV, 스웨덴 국가연금펀드 AP3, 프랑스 자산운용사 산소(Sanso IS), 덴마크의 단스케은행 자산운용 등이다. 이들이 운용하는 자산은 약 5조달러에 달한다.
파리기후협정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지구 온도를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섭씨 1.5도 높은 온도로 유지하자는 약속이다.
쉘은 "오는 2050년까지 넷제로를 이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쉘의 기후 목표는 파리기후협정과 맥을 같이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클라이언트 어스는 쉘은 기후전략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들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는 단기, 중기적 목표, 이른바 스코프 3(Scope 3 Emissions)를 배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업의 탄소 배출은 그 성격과 측정 범위에 따라 스코프(Scope, 유효 범위)1, 2, 3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스코프1은 제품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직접 배출, 스코프2는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기와 동력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 스코프3은 직접적인 제품 생산 외에 협력 업체와 물류는 물론, 제품 사용과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외부 배출을 의미한다.
쉘은 최근 지난해 순이익이 400억달러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전 최고 기록이었던 284억달러를 넘었으며, 전년 이익인 193억달러의 두 배 이상을 기록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불균형해진 수급으로 국제 유가가 많이 뛰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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