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창업주 신춘호 회장 별세로 2세 경영 체제를 굳혀가고 있는 농심가의 농심(회장 신동원), 율촌화학(대표이사 회장 신동윤), 그리고 지주사인 농심홀딩스의 지배구조 등급이 1년만에 모두 낙제 수준으로 추락했다.
지배구조등급 하락은 내부거래 등을 통한 대주주의 사익편취로 직결되는 부분으로 행동주의 펀드와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는 요인이다. 최근 일부 글로벌 IB 들은 일정 정도의 지배구조 등급을 충족하지 못하는 종목을 아예 펀드 구성에서 노골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1일 한국ESG기준원(원장 심인숙, 이하 KCGS)에 따르면 농심과 율촌화학, 농심홀딩스의 올해 ESG 통합등급이 모두 C('취약') 등급으로 평가받았다. 2021년 평가에서는 농심과 농심홀딩스가 B+('양호') 점수를 받았고, 율촌화학은 이보다 한단계 낮은 B('보통')등급을 부여받았다.
농심과 농심홀딩스가 두 단계 하락했고, 율촌화학은 한단계 떨어졌다.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유도하고,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기업의 ESG수준을 인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ESG등급은 S(탁월),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 등 총 7단계로 평가된다.
농심은 지난 6월 이사회내에 ESG위원회를 신설했음에도 불구하고 ESG통합 점수는 거꾸로 뒷걸음질했다. 농심의 ESG위원회에는 사내이사 중에서 이병학 대표이사 부사장과 사외이사인 변동걸 법무법인 화우 고문변호사, 여인홍 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김지연 서울과기대 교수 등 총 4인이 참여하고 있다. 신동원 회장과 박준 부회장은 빠져있다. 이사회 산하에 7명의 ESG경영팀까지 신설, ESG위원회 업무를 지원하겠다고 대내외에 알려져있지만 이른바 '실세 이사진'이 불참하면서 종합 ESG점수가 고꾸라진 것으로 보인다.
이들 3사의 ESG 평가점수를 세부 평가항목별로 살펴보면 지배구조(G)부문에서의 점수 하락이 도드라진다. 농심은 환경부문(E)에서 B('보통') 등급을 받고, 사회부문(S)에서 A('우수')를 얻었지만 지배구조에서는 가장 낮은 D('매우 취약') 점수를 받았다.
율촌화학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에서 모두 C('취약') 하다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주사인 농심홀딩스는 환경과 사회에서 각각 B('보통')와 B+('양호')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받았지만 지배구조에서는 C('취약')하다는 낙제점을 얻었다.
율촌화학과 농심홀딩스의 경우, 농심과 달리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별도로 설치하고 있다는 공시는 눈에 띄지 않고 있다.
농심가 계열 3사의 지배구조에 대해 평가기관이 이처럼 호되게 평가할 수 밖에 없었는 이유는 지주사 농심홀딩스의 이사회 구성원의 면면을 살펴보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그룹내 핵심 계열사들의 배당과 투자, 원료 수급 등 주요 경영 사항 등을 결정하는 농심홀딩스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과 사외이사 2인 등 총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 이사에 일란성쌍둥이 신동원 회장·신동윤 부회장 형제, 그리고 이들의 누이 신현주 농심기획 부회장 등 3인만이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정희원 전 서울대 병원장과 이석현 법무법인 케이씨엘 변호사가 사외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사외이사진들의 과거 경력 등을 살펴보면 직무 등 전문성과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진다.
창업주 신춘호 회장은 슬하에 3남2녀를 뒀다. 메가마트로 계열분리에 나선 남동생 신동익 부회장과 막내 여동생 신윤경 씨만 끼지 못했다. 신윤경 씨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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