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화에 따른 노년층의 디지털 격차 심화의 명제는 참일까 거짓일까. 도시화될수록 노년층의 디지털 격차가 심화될 것이라는 기존의 통상적 우려는 기우일 수 있다는 실증적 논문이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등 특수 상황에 처할 경우에는 평상시 디지털 기술 습득에 소극적 태도를 보였던 노년층이 적극적으로 태도 변화를 보일 수 있고, 이 같은 사실에 근거한 정책적 변모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울러 노인들은 디지털 기술 이용에 신체적, 인지적, 정서적 어려움을 여전히 호소하는 만큼 노년층이 보다 편리하게 디지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
27일 한국언론학보에 게재된 <코로나19 팬데믹과 노인의 도시 디지털화 경험>(김용찬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와 이 학교 대학원생인 신혜진 편미란 피연진 윤소희 방로)에 따르면 노년층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에 팬데믹 이전보다 디지털 기술을 더 많이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60대와 70대 노인들은 젊은 연령 집단 못잖게 코로나19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실생활에서 활용하고, 팬데믹 기간 중 새로 나온 기술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인들은 QR체크인과 백신패스 등 코로나 19 예방접종을 증명할 수 있는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아울러 노인들은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비대면 강의 수강, 은행 업무 처리, 상품 주문, 교통 예약 등 활동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인들은 코로나 19 방역을 위해 등장한 새로운 기술에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대면 접촉을 최소화함에 따라 이용하게 된 기존의 디지털 기술에 대한 태도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노인들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면서 그에 대해 편리함을 느꼈고, 본인의 삶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노인들은 디지털 기술이 가져올 미래에 대해 낙관적 태도를 보이면서 혹시라도 디지털 기술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때 그 어려움을 스스로 극복하려는 노력과 태도를 보였다.
다만 시력 저하, 촉각 둔감화, 기억력 감퇴 등 신체적 노화 문제로 디지털 기술 이용에 어려움을 호소했고, 대부분의 용어가 영어 혹은 전문 용어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등 신체적, 인지적, 정서적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팬데믹 중 도시의 디지털화가 진전되면서 노인의 디지털 소외가 오히려 완화될 수 있는 측면이 있을 수 있다"며 "코로나 19로 노인이 (이전보다) 활발히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고 있음과 더불어 새로운 미디어 환경 속에서 노인이 디지털 소외계층에서 벗어나 디지털 기술의 적극 이용 계층으로 변모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도시 거주 노인의 디지털 기술 이용에 대한 성공 경험이 디지털 기술 활용에 대한 자기효능감을 증진시켰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19 팬데믹 기간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노인들이 안전과 편의를 위해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고, 이러한 경험들이 누적되면서 노인들도 디지털 기술을 스스로 잘 활용할 수 있다는 효능감 등 긍정적 신념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김용찬 교수 등 연구팀은 노인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향후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인 대상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단기 또는 일회성에 그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 구체적으로 노인복지관이나 미디어센터 등에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노인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디지털 기술 중심의 교육이 이뤄지고, 노인 고유의 특성을 고려한 세밀한 교육 설계와 실행이 전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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