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세춘추)
22일은 UN이 정한 '세계 차 없는 거리의 날(Word car free day)'이다. UN은 베이징과 상하이의 자동차로 인한 대기오염으로 6개월만에 4만9천여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등 230억 달러 규모의 경제적 손실이 야기된다며 세계 차 없는 거리의 날을 정했다. 1997년 프랑스 항구도시 라로쉐에서 시작돼 2001년부터 전 세계적인 환경 캠페인으로 정착됐다.
'강남 홍수'등 최근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간 태풍 힌남노의 위력 등을 떠올려본다면 자동차 탄소 배출량 감소는 금세기 전세계 도시가 공통으로 직면한 문제이다.
그런데 최근 서대문구 신촌에 소재한 연세로가 10여년만에 다시 '차 있는 거리'로 바뀐다는 소식이 들려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3일 연세대 교지(연세춘추)와 서대문구청에 따르면 구청(구청장:이성헌)은 지난 7월15일 '연세로 차량 통행 환원'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르면 내달 9일부터 연세로를 '차 있는 거리'로 전면 복원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 2011년 서대문구 연세로를 대중교통전용지구의 첫 도입지로 정하고, 일부 시간대의 차량 통행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당초 편도 2차선 도로를 1차선 도로로 축소하고, 보도폭은 8미터 이상으로 넓혔다. 연세로의 차량 통제는 2014년 1월6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금요일 오후 2시부터 일요일 오후 10시까지 완전한 차 없는 거리로 운영돼 모든 차량들이 연세로를 우회해야 했다. 2017년부터 차 없는 거리 운영 시각이 앞당겨지기도 했다.
신촌번영회 등 12개 단체가 참여한 신촌발전협의회는 지난 8월5일 서대문구청을 찾아 연세로 차량 통행 허용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붕괴된 상권을 복원하자는 이유에서다. 상권 침체가 코로나19 탓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부 나왔으나 코로나19 이전부터 신촌 상권을 찾는 이용자수가 줄었다는 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구청에 따르면 신촌상권의 폐업률은 구내 다른 지역보다 높은 것으로 나왔다. 지난해 신촌에서 폐업한 점포는 91개로 가장 많았다. 신촌 점포의 5년 생존율 역시 32.3%로 서울시(40.2%)와 서대문구(40.0%)의 평균치 대비 떨어졌다. 특히 서대문구 14개 동 중 점포생존율이 가장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연세춘추)
연세로 차량 통행 재개와 관련해 구내 구성원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서대문구청이 연세로 차량 통행 재개와 관련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신촌상인(67%), 세브란스병원(74.9%), 창천교회(97.3%), 현대백화점(79.5%)의 경우에는 찬성이 우세했다. 반면 연세로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연세대 학생과 교직원들 사이에서는 반대한다는 의견이 높았다.
연세대생 1393명중 1002명(71.9%)가 차 있는거리로의 복원에 반대의견을 표했다. 직원은 찬성 36.9% 반대 63.1%라고 각각 답했다. 교수의 43%가 찬성한 반면 57%는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사진 :연세춘추)
학생이 주축이 된 연세로 공동행동은 연세로 공동행동은 대중교통전용지구 및 차 없는 거리 폐지를 반대하는 이유로 ▲보행자의 안전 ▲교통체증 ▲문화행사 축소를 들었다. 이들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왕복 2차선으로 된 좁은 차도와 인도의 경계가 모호해 차량이 통행하면 보행자가 위험해진다며 우려를 표했다.
연세로 공동행동 최민혁 집행위원장(독문·19)은 “이번 학기부터 대학들의 대면 수업이 본격적으로 재개됨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학생들이 연세로를 걷고 있다”며 “차량이 다니게 된다면 연세로는 보행자를 위협하는 도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교통 체증의 경우, 연세로는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 이전부터 상습 정체 지역이었으며 좁은 도로에 일반 차량 통행까지 허용한다면 더 심한 체증이 예상된다는 게 연세로 공동행동의 설명이다.
차 없는 거리가 없어지면서 문화행사가 축소되면 연세로의 가치와 상징성이 소실된다는 우려도 있었다. 최 집행위원장은 “연세로가 신촌 지역 대학생들의 중심적인 문화생활 공간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학생들이 넓은 인도뿐만 아니라 차도까지도 온전히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지역 문화의 중심이 될 연세로가 차량 통행 도로로 전락한다면 연세로는 문화적 가치를 상실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학생들은 소음 증가·유동 인구 감소·대기오염 등 다양한 이유로 연세로의 차량 통행을 반대했다.
연세로 개방에 대한 상인들의 우려도 찾아볼 수 있었다. 11년 전부터 신촌에서 요리주점 ‘친구친구’를 운영해온 김은준씨는 “신촌동은 주차장이 따로 없어 가게 앞에 주차하는 차가 많아질 것”이라며 “늦게 오픈하는 주점은 점포 앞에 주차된 차를 관리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고 걱정했다. 김씨는 “강남에서 신촌을 경유해 홍대입구로 가던 버스가 신촌을 지나지 않게 됐다”며 차 없는 거리보다는 버스 노선 변경이 신촌 상권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서대문구청은 지난 20일 '연세로 차 없는 거리 해제'에 따른 행정예고를 통해 10월9일 22시부터 신촌오거리부터 연대앞 500미터 구간에서 있었던 차 없는 거리를 해제한다고 행정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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