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도시에서의 범죄를 1주일 전에 예측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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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를 예측할 수 있다는 알고리즘이 시카고대학에서 개발됐다고 한다. 사진=픽사베이
범죄를 예측할 수 있다는 알고리즘이 시카고대학에서 개발됐다고 한다. 사진=픽사베이

톰 크루즈가 주연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지난 2002년에 개봉됐다. 범죄가 일어나기 전에 범죄를 예측해 죄인을 미리 단죄하는 최첨단 치안 시스템을 둘러싼 공상과학 영화다. 범죄가 일어날 장소와 시간, 범인까지 미리 예측해 낸다. 그런데 이 영화가 그리는 시점과 배경은 지금부터도 30년 이상 지난 2054년 미국의 수도 워싱턴이다.

그런데 이런 시스템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네이처 휴먼 비헤이비어(Nature Human Behavior)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시카고 대학의 사회 과학자들이 개발한 범죄 예측 시스템이 무려 90%의 정확도를 자랑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보도된 기사 내용을 보면 개발된 알고리즘은 기사의 도입부에서 예로 든 마이너리티 리포트와는 사뭇 다르다.

시카고 대학이 적용한 알고리즘은 도시를 1000제곱피트(93제곱미터) 타일로 나눈다. 즉 도시를 여러 개의 격자로 분리해 각각을 따로 분석한다. 연구원들은 시카고의 폭력 범죄 및 재산 범죄에 대한 과거 데이터를 사용해 모델을 테스트했다. 이 모델은 타일로 분할된 지역에서 시계열로 패턴을 감지하고 미래의 사건을 예측한다. 애틀랜타, 로스앤젤레스, 필라델피아를 포함한 다른 대도시의 데이터를 사용해도 마찬가지로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고 보고서는 주장한다.

새로운 예측 도구는 범죄를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는 ‘핫스팟’에서 출현하는 것으로 묘사하는 이전 예측 모델과 대조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종전의 접근 방식은 도시의 복잡한 사회 환경과 범죄와 경찰력 사이의 미묘한 관계를 놓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보고서는 "사람들이 범죄를 예측하기 위해 어떤 패턴을 사용할 것인지 결정할 때, 저마다의 편견이 작용하게 된다. 패턴 자체는 저마다 의미가 다르거나 의미 자체가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작은 타일 공간에서 역사적으로 일어났던 범죄의 패턴과 발생빈도, 범죄자의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발생 가능성이 다소 구체적으로 제시된다고 설명했다.

과거의 범죄 예측 모델은 특정 사람들을 표적으로 잘못 인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012년 시카고 경찰청은 학계 연구원들과 함께 ‘범죄 및 피해자 위험 모델’을 개발해 총격 사건의 잠재적 피해자 및 가해자 목록을 생성했다. 그 모델은 목록에 등재된 사람들을 얼마나 자주 모니터링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점수를 할당했다. 점수가 높을수록 총기 범죄의 잠재적 희생 또는 가해자로 인식될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구조였다.

그러나 2017년 시카고선타임즈(Chicago Sun-Times) 보도에 따르면 목록에 등재된 잠재적 가해자의 거의 절반이 불법 총기 소지 혐의로 기소된 적이 없었다. 목록의 13%는 심각한 범죄로 기소된 적이 없었다. 모델의 신빙성이 크게 떨어졌던 것이다.

반면 이번에 시카고 대학이 적용한 알고리즘은 수십만 개의 사회학적 패턴을 사용해 특정 시간과 공간에서 범죄의 위험을 파악했다. 시뮬레이션 결과는 상당히 높은 정확도를 나타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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