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의 카탈루냐 공대 토레 지로나(Torre Girona) 채플(예배당)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데이터 처리장치 마레노스트럼(MareNostrum) 슈퍼컴퓨터가 이 시각 현재 바르셀로나의 도시 계획을 개선하는 방안을 만드느라 프로세서를 돌리며 분주히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이 슈퍼컴퓨터는 레노버가 2017년 구축한 것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레노버가 2017년 독일서 열린 국제 슈퍼컴퓨팅 콘퍼런스에서 이 사실을 발표했을 때 세계가 그 쓰임새를 궁금해 했다. 마레노스트럼은 그 동안 바르셀로나 도시 계획 개선의 최적의 방향으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라는 기막힌 솔루션을 찾아 냈고 현재 도시 분석에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5년 안에 유럽 도시들의 구조는 현재의 지역 시청과 광장 중심에서 벗어나 바르셀로나의 숲이 우거진 녹색 지대 한적한 곳에 소재한 19세기 성당이 될 것이다.“ 이것이 바르셀로나의 디지털 트윈이 꿈꾸는 스마트 바로셀로나의 미래다.
바르셀로나의 디지털 전환, 기후 목표, 국제 파트너십을 총괄하고 있는 라이아 보넷 바르셀로나 부시장은 유럽의 전문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도시 계획은 단순히 기발한 아이디어와 선한 의도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설계도가 도시의 미래 영향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예측에서 부정적인 부분을 피하거나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철저히 풍부한 데이터와 분석력에 기반하며 우리가 초고성능 마레노스트럼을 사용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 시정부는 올 들어 이탈리아 볼로냐 시와 공동으로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한 협력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 일환으로 바르셀로나는 도시 계획 프로젝트를 사전에 시뮬레이션하고 가상세계에서 시범 운영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을 구축했다. 보넷은 "결함이 있는 정책을 시행하고 나서 되돌아가 수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특히 건축 등을 수반한 스마트시티 도시설계 분야가 그렇다. 이러한 정책 결정이 실행되기 전에 결과가 올바르게 도출되는지를 미리 확인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절약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 프로젝트는 시범 운영 단계에 있다. 그러나 보넷은 ”도시 개발에 대한 바르셀로나의 디지털 트윈 접근법이 곧 EU 전역의 스마트시티들에게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결국은 표준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으로 5년 안에 디지털 트윈이 유럽에서의 도시 건설과 재건의 표준 기술이 될이라는 확신이다.
보넷에 따르면, 바르셀로나의 대표적인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슈퍼 블록‘은 계획 단계에서 데이터 모델링까지 슈퍼컴퓨터의 지원을 받았던 바르셀로나 스마트시티 계획의 대표적인 예다. 지난 2014년부터 바르셀로나는 ’보행자가 우선인 녹색 허브와 광장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승용차 통행과 자동차의 노상 주차가 거의 금지된 미니 동네를 조성하고 있다. 바로 슈퍼블록이다. 현재까지 6개의 슈퍼블록이 조성됐다.
이들 슈퍼블록은 또한 바르셀로나의 대기 오염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고안된 것이기도 하다. 매년 바르셀로나에서는 1000명 이상이 대기 오염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한다. 대기 오염이 직접적인 원인인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를 의미한다. 슈퍼블록은 바르셀로나의 심각한 오염을 줄이고 탄소 제로를 가속하기 위해 추진됐다. 현재도 슈퍼블록은 계속 조성되고 있다.
물론 슈퍼블록이 대기 정화에 기여한 효과는 크지 않다. 시 당국이 바르셀로나 슈퍼컴퓨팅 센터(BSC)를 통해 슈퍼블록으로 인한 환경영향 평가를 분석했을 때 결과는 ”탄소 배출 저감의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는 물론 슈퍼블록 내 공기의 질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슈퍼블록의 주변 도로는 오염이 심해졌다. 이것이 슈퍼블록의 성과를 깎아내리는 것은 아니다. 슈퍼블록의 긍정적인 측면은 많다. 다만 대기 오염에 관한 한, 슈퍼블록이 최고의 해결책은 아니라는 사실은 드러났다. 바르셀로나 시정부는 결국 탄소 배출을 줄이려면 슈퍼블록에 다른 정책을 추가 결합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바르셀로나는 디지털 트윈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각지대를 찾아내고 적절한 방안을 찾아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르셀로나 역시 파리와 같이 사람들이 집에서 걸어서 15분 안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15분짜리 도시‘ 건설을 시도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을 통해 바르셀로나를 사이버 세계로 옮기고 대화형 바르셀로나 3D 지도를 개발하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디지털 트윈이 도시 건설뿐만 아니라 인구이동 분석과 대응 등 사회문화적인 정책에도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예를 들어 노인이나 장애인이 더 많은 지역은 특별한 공공 인프라가 필요하다. 특정 지역에서 제공되는 홈스테이 수에 따라 젠트리피케이션(원주민이 나가고 새로운 세대가 들어오는 현상) 추세를 추적하거나 교통수단에 대한 접근성이 좋지 않은 지역을 식별하는 등 사회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에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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