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서부, 1200년 만에 최악의 가뭄…LA는 지금 ‘물과의 전쟁’

글로벌 | 입력:

미국 서부 가뭄이 심각하다. 네이처 기후 변화(Nature Climate Change)는 2000년부터 2021년까지가 서부에서는 120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이었다는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LA타임즈를 비롯한 유수의 언론이 대서특필했다.

지난해 말 본지는 ‘[시론] ’물이 석유를 대체한다‘…수소경제 대비한 수자원 보호 정책 절실’이라는 제하의 칼럼을 게재한 바 있다. 최악의 가뭄과 폭염으로 신음하고 있는 미 서부의 상황은 ‘강건너 불구경’할 일이 아니다. 아직은 늦지 않았을 때 물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네이처지에 실린 연구는 모든 징후를 감안할 때 미 서부의 최악의 가뭄은 2022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인간이 초래한 기후 위기로 인해 이곳의 가뭄이 72% 더 악화됐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CNN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LA가 ‘물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립해양대기관리국에 따르면, LA는 지난 12월 한 달 동안 10인치(254mm)에 가까운 강우량을 기록해 기록이 시작된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비가 내렸다.

그러나 올들어 제트기류의 흐름에 이상이 생기면서 지난달 LA에는 10분의 1인치도 안 되는 비가 내렸으며, 이는 LA 역사상 8번째로 가장 메마른 1월로 기록됐다. 2월도 거의 지난 현재, 상황은 점점 악화되기만 한다. 올해는 기록적인 역대급 가뭄으로 출발했다. UCLA의 기후학자 박 윌리엄스는 "가뭄은 한 두 해 비가 온다고 끝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LA 당국은 물 저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빗물을 가두기 위한 다양한 조치도 취하고 있다. LA 카운티는 비를 저장하고 지하 대수층을 재충전하기 위해 탁 트인 큰 인공 분지를 여러 개 팠다. 비 저장과 함께 댐으로부터 우회된 물을 흡수하기 위함이다.

LA는 궁극적으로 물의 외부 의존도를 낮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LA에서 사용되는 물의 90%는 북부 캘리포니아, 시에라 네바다 산맥, 콜로라도 강 유역에서 조달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가두리 프로젝트는 오는 2035년까지 도시 용수의 70%를 현지에서 자체 조달하는 것이다.

LA 위생 및 환경부문 COO(최고운영책임자) 트레이시 미나미드는 "우리의 정책 초점 중 핵심은 재활용수다. LA 시는 폐수를 100% 재활용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는 지속가능하고 일관된 LA지역 물 공급원을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LA는 현재 폐수 수집 시스템을 통해 재활용수를 6500마일에 달하는 하수관 네트워크로 공급하고 있다. 폐수는 주민들과 기업들로부터 나온다. 미나미드는 재활용수의 순도가 지하수로 침투되기 전의 빗물보다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지하수로 침투되면 사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LA는 이미 하루 1200만 갤런을 대수층에 공급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를 하루 2억 갤런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하이페리온 물 재활용 공장(Hyperion Water Reclamation Plant)은 미국에서 가장 큰 폐수 처리 공장 중 하나다.

도시의 거리에 유출된 물을 가두고 정화한 후 지역에 제공하는 프로젝트도 시행 중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빗물이 바로 지하수로 흡수되도록 아스팔트 대신 투과성 재료로 전환하는 등 개보수 작업도 벌이고 있다.

조경에 사용되는 물 소비를 줄이거나 가정집에서 가전을 교체해 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캠페인도 진행되고 있다. LA 시 당국은 가능한 한 모든 물을 모아 처리하고, 가정에 분배해야 하며, 주민들은 집에서 나온 폐수를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물은 이제 귀한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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