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 동안 건축 산업은 구조물과 재료 개선으로 탄소 발생을 낮추기 위해 노력해 왔다. 건축 부문은 막대한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재료와 건축공학은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인 스키드모어, 오윙스&메릴(SOM)은 COP26 컨퍼런스에서 디자이너들이 세계 녹색건축위원회 등이 목표로 하는 기존의 탄소제로 목표를 넘어설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강연 내용은 COP26 홈페이지 및 블룸버그시티랩 등 여러 언론에 소개됐다.
SOM에 따르면, 향후 20년 동안 건축 산업은 그들이 생산하는 탄소의 양보다 더 많은 탄소를 소비하는 구조물을 만들어야 한다. 이 생각은 건물을 음의 탄소 배출체로 바꿀 수 있는 물질과 기술, 그리고 전략을 발전시켜 도시 건물을 효과적인 탄소 배출원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크리스 쿠퍼 SOM 파트너는 "우리가 내세우는 전제는 사고방식을 바꿔서 제로 이상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라며 "문명과 자연의 균형 속에서 우리는 이제 자연 쪽에서 생각해야 한다. 나무처럼 행동하고 실제로 탄소를 흡수하는 건물을 지을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SOM은 11일 COP26 행사에서 탄소 마이너스 설계에 대한 회사의 비전 ‘어반 세쿼이아’를 소개했다. 이 비전은 대기 중의 탄소를 흡수하고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기 위해 탄소를 직접 포획하는 고층 건물들을 상상하고 있다.
SOM의 켄트 잭슨과 미나 하스만이 발표한 자료의 건물들은 초고층 건물 형태의 수직 정원으로 구성됐다. 빌딩들은 도시 숲이 빌딩 속에 살고 있는 높은 유리 탑들을 보여준다. 이런 구조는 중층 및 저층 빌딩에서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빌딩으로 둘러쌓인 도시 전체를 탄소 흡수체로 재창조하자는 것이다.
SOM의 어반 세쿼이아는 회사의 디자이너들이 어떻게 건물의 자연적인 기능으로 기후를 완화시킬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액체 연료를 만들기 위해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포획하려면 공기를 빨아들이는 팬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고층 건물은 자체적으로 굴뚝 효과를 가지고 있다. 즉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적으로 포획한다. 거기에 식물까지 식재해 이산화탄소 흡입 효과를 배가한다.
독일 함부르크의 시범 프로젝트가 하나의 예다. 해조류, 특히 미세조류로 채워진 평면 생물 반응기를 사용해 재생 에너지와 열을 만들어 낸다. 건축가는 건축 산업과 재료 연구개발 사이의 통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어반 세쿼이어 구상은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부착하는 것 만큼이나 상식적인 것이라고 SOM은 주장한다. 건물이 태양열 발전을 시작했을 때, 인프라와 산업이 그 트렌드를 따라갔고, 그 결과 태양광 발전 가격은 떨어졌다. 어반 세쿼이아에서도 동일한 과정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건축 재료의 탈 탄소화에서 직접 공기 포획과 바이오 연료 시스템으로 자연스럽게 이행한다는 것이다.
물론 어반 세쿼이아 구상의 현실화는 요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뉴욕의 그린 뉴딜 프로젝트나 유럽의 제2의 바우하우스 운동과 같은 새로운 움직임과 SOM의 새로운 비전이 결합하면 새로운 길도 열릴 것이라는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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