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오하이밸리 학교, 산불 재난에 대처한 내화건축으로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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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에 대비해 내화 설계로 지은 오하이밸리 학교 빌딩. 사진=패스트컴퍼니
화재에 대비해 내화 설계로 지은 오하이밸리 학교 빌딩. 사진=패스트컴퍼니

캘리포니아 오하이 시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 오하이밸리 학교의 1960년대 어퍼 캠퍼스는 목가적인 분위기였다. 벤츄라 카운티 해안선에서 약 23km 떨어진 학교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토파토파 산을 조망하는 천혜의 전망이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에서 심해지는 산불에는 속수무책이었다.

2017년 12월 5일, 단전된 전선으로 인해 발생한 산불 ‘토마스’는 하루만에 캠퍼스를 덮쳤다. 이 지역의 28만 1000에이커를 태워 캘리포니아 주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산불 중 하나로 기록됐다. 하룻밤 사이에 과학 건물, 도서관, 식당, 여학생 기숙사를 포함한 195에이커 규모의 어퍼 캠퍼스 대부분을 파괴했다.

패스트컴퍼니는 1650만 달러(약 200억 원)를 들여 새로 지은 캠퍼스가 산불 재난으로 인한 파괴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됐다며 상세히 소개했다. 타오르는 불씨가 머물러 화재를 일으킬 여지를 없애는 단순한 형태의 건물과 함께, 건물 외부에 가연성 물질을 아예 없앴다. 그리고 캠퍼스 조경 자체도 내화성으로 설계했다.

이 프로젝트는 로스앤젤레스의 건축 회사인 프레드릭 피셔&파트너가 설계했다. 회사를 경영하는 피셔는 오하이 시에 살고 있으며 이 학교의 학부모이기도 했다.

피셔는 화재 전까지만 해도 학교의 미래를 설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화재 여파로 피셔의 회사와 학교는 미래 계획에서 재해 복구로 전환했다. 그들은 임시 건물 몇 채를 구해 학교 운동장의 평지에 배치했다. 임시 교실이 밀집한 가운데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임시로 교체된 여학생 기숙사가 직사각형으로 배치돼 안뜰을 만들었다.

이것이 그대로 어퍼 캠퍼스의 디자인 DNA의 일부가 되었다. 피셔는 “설계는 백지 상태로 시작했다. 캠퍼스의 핵심을 잃는 것이 비극이었지만 캠퍼스가 진정으로 스스로를 재창조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새로운 디자인은 1700년대 후반 스페인 사람들이 캘리포니아를 건설한 역사를 바탕으로 했다. 안뜰과 광장아 캠퍼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살아났다. 안뜰은 친밀감과 함게 보호받는다는 느낌을 받도록 했다.

피셔는 "캘리포니아의 화재는 늘상 곁에 있는 풍경이므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면서 “재건된 학교의 평평하고 기하학적인 디자인과 내화 자재가 오래된 건물의 주요 연소원을 제거한다는 점에서 모범 사례가 된다”고 주장했다.

새로 탄생한 캠퍼스의 빌딩들은 불씨가 머물 수 있는 구석이 없다.

오래된 건물의 처마와 같은 깊이 패인 구조는 불씨를 숨길 수 있는 온실과 같은 장소다. 사람들이 쉽게 볼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하고 자랄 수 있는 숨겨진 공간을 제공했다. 반면 새 건물은 평평한 지붕으로 형태를 단순화했고 디자인으로 치장한 벽토 및 금속 프레임 창 등 내화성 외부 재료를 사용해 위험을 제거했다.

한편, 조경 건축가 파멜라 버튼은 학교 ​​부지를 설계하면서 캠퍼스와 주변의 언덕 사이에 큰 완충 지대를 만들고 큰 조경석과 넓은 테라스를 사용해 공간을 나누었다. 또 학교로 가는 화재 접근 도로도 개선했으며, 큰 안뜰 중 하나는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방관이 활동할 수 있도록 면적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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