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부의 선전시는 2018년에만 14개의 새로운 초고층 건물을 지었다. 이는 도시가 넓이로 팽창하는 것보다 높게 건설하는 것이 더 지속 가능하다는 기존의 이론을 따른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높은 빌딩이 적은 구조물에 더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기 때문에 탄소 배출을 제한한다. 현재 건물들이 도시 탄소 배출량의 평균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미가 크다. 밀집된 도시에 사는 것이 분산돼 있는 교외 또는 전원 생활에 비해 1인당 에너지 집약도가 눈에 띄게 낮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증가하는 인구의 온실가스 배출을 제한하기 위해 밀도 있는 개발은 필요하지만, 무작정 높이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고 블룸버그시티랩이 전했다. 연구는 건물들이 대개 10층 이하인 파리 중심부가 같은 수의 사람들을 수용하는 고층 건물보다 더 많은 땅을 사용하지만 탄소를 억제하는 대표적인 도시 사례로 꼽았다. 이 연구는 미국과 유럽의 대학들이 연합해 수행했다.
보고서 저자인 콜로라도 볼더 대학의 건축 엔지니어제이 애어하트 교수는 "지난 5년 동안 지배해 온 미래 건축의 이상은 나무가 매달려 있는 고층 빌딩에 집중돼 왔고 이는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녹색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건설 자재 제조와 오래된 건물의 탈건 등 건축 환경의 전체 수명 주기에 걸쳐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고려하면 계산이 틀려진다고 말한다. 높은 건물을 지으려면 더 큰 기초와 강철 기둥 등 더 만은 재료가 필요하며 이는 숨겨진 탄소 배출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초고층 빌딩은 또 비슷한 크기의 건물들 사이에 큰 틈이 필요하며, 높아지면 각 층의 사용 가능한 공간이 줄어든다.
빌딩의 전체 수명 주기 탄소 배출을 비교하기 위해, 에든버러 내피어대학의 아레하트 교수 팀은 다양한 인구 크기와 토지 면적 가용성을 가진 5000개의 건설 환경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으로 연구를 시작했다. 이를 4가지 도시 유형으로 분류했다. 즉, 고층 또는 저층 빌딩이 있는 고밀도 환경과 저밀도 환경의 케이스다. 모델들은 런던, 베를린, 오슬로, 빈을 포함한 영국과 유럽 전역의 다른 도시들의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연구팀은 도시를 비교하면서 2만~5만 명의 인구 규모에서는 필요한 토지 면적과 관계없이 건물 높이와 함께 탄소 배출량이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고밀도-고층 도시는 다른 세 모델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았다. 교외 스타일의 도시와 유사한 저밀도-저층 시나리오도 그랬다. 탄소 배출량이 가장 낮은 곳은 고밀도-저층 모델이었다.
인구 2만 명 도시의 경우 밀도를 변경하지 않고 고도를 높이면 탄소 배출량이 140% 더 많아졌다. 인구 5만 명의 도시의 경우 증가율이 132%로 약간 낮아진다.
연구자들이 유형별로 일정한 토지에 수용 가능한 인구 수를 관찰한 시나리오에서, 고밀도-저층 도시는 탄소 배출량을 늘리지 않고도 평균적으로 고밀도-고층 도시보다 2배 이상 많은 인구를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아레하트는 이 연구는 단지 건물의 탄소 배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탄소 배출에 영향을 미치는 교통, 설계, 건설되는 육상 도시의 유형과 같은 다른 요소들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통제되지 않는 무질서한 도시 확산이 환경에 해롭다는데 대체로 동의하지만, 초고층 건물들이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축적하고 냉난방 및 엘리베이터 가동 등에 더 많은 전력을 소요한다는 부정적인 영향들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유엔 기후변화 패널의 최근 보고서도 고층 구조를 도시 열섬 효과에 기여하는 세 가지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적하고 있다: 높은 건물들은 열을 가두고 자연 환기를 감소시키는 경향이 있다.
궁극적으로 도시가 얼마나 높이 지어져야 하는가는 주거 수요와 녹지 조성을 포함한 여러 환경 및 사회 경제적 요인에 달려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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