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태평양에서 기록적인 고온이 계속되고 있다. 미 서부는 역대급 고온에 시달리고 있으며 도시는 열섬효과로 몸살이다. 도로의 아스팔트가 물러지고 노면전차 케이블이 녹는 상황에까지 이르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 같은 극심한 고온의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하고 있다.
폭염은 도시의 기온을 주변보다 몇 도 더 높여 도시의 열섬 효과를 악화시킨다. 이는 건물과 도로 등 인공 인프라가 태양열을 흡수하고 이를 다시 방출하기 때문이다. 많은 도시들은 건강, 안전, 탄력성, 생활을 향상시키기 위해 냉각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메인주 뱅고, 시카고, 콜로라도주 덴버, 오리건주 포틀랜드 등은 폭염에 따른 건강 사고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냉각 센터를 설치하는 단기 솔루션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냉각 센터로는 도시의 열섬 효과를 낮출 수 없다. 이 때문에 많은 도시들은 미래개발을 재고·재작업하고 도시에 나무와 녹지공간, 녹색 지붕, 반사식 '쿨루프' 코팅, '쿨 포장' 등 자연 또는 건축 인프라를 추가하는 장기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고 스마트시티다이브는 전했다.
그런 점에서 서울의 도심 숲 조성 정책은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경의선 숲길이 대표적으로 숲길 주변의 한여름 온도는 도심보다 섭씨 5도 이상 낮은 것으로 서울시 용역 조사 결과 밝혀졌다. 한강으로 흘러드는 지천변의 녹화와 하천 재생 사업도 마찬가지로 서울의 열섬 효과를 3도 이상 떨여뜨렸다는 평가다. 교차로 신호등의 햇빛 차단 파라솔 설치도 유사한 효과를 가져왔다. 열섬 효과를 떨어뜨렸음은 물론 시민들의 거리 활동이 개선됐다.
LA타임즈에 따르면 미국 LA는 어두운 색의 아스팔트보다 햇빛이 더 많이 반사되는 연한 회색의 포장 코팅을 도심 노상 주차장에서 실험했다.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포장도로가 열을 덜 흡수해 표면 온도를 화씨 기준, 십도 이상 더 낮게 유지했다. LA 시가 주택가에서 또 다른 시범을 시작한 뒤 표면 온도는 최대 20도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쿨시티 연합(GCCA)의 커트 쉬크먼 이사는 LA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열 저감 포장도로를 시범 운행한 첫 도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시는 또한 인공 및 천연 그늘 덮개를 설치하고 음용수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피닉스는 현재 쿨 포장을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예비 결과물을 발표할 예정이다. 피닉스도 난방 계획이 포함된 기후대응 액션 플랜을 수립하는 중이다. 도심에 그늘을 조성하고, 2030년까지 취약한 지역사회에 30개의 '쿨 복도' 네트워크를 구축해 가정, 직장, 유흥업소 사이를 오가는 특정 경로를 따라 그늘을 늘린다.
한편, 뉴스 매체인 클라이미트 센트럴은 인구 밀도, 불투과성 지표면, 건물 높이, 지표면이 빛을 얼마나 잘 반사하는지를 조사해 미국의 열섬 효과 상위 20개 도시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뉴올리언스가 거의 9도 차이로 열섬 효과가 가장 높았다. 뉴저지의 뉴어크, 뉴욕시, 휴스턴, 샌프란시스코는 모두 주변 지역보다 7도 이상 더 더운 도시였다.
남서부 지역의 여러 도시들은 특히 도시의 나무 캐노피와 녹색 인프라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북부 지역도 최근에는 폭염이 심각해졌다. 서늘하기로 유명한 시애틀조차 올해는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더위를 보여 주었다. 전례없는 고온으로 오리건 주와 워싱턴 주에서는 200명 이상이 고열 때문에 사망했다.
폭염과의 전쟁은 매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도 아열대성 기후로 바뀔 조짐이다. 한 낮에는 뜨겁다가 오후에 스콜성 소나기가 퍼붓는 날이 많아졌다. 전 세계 모든 도시들이 열섬 효과를 줄이기 위한 대책에 골몰하고 있다. 탄소 제로가 실현되고 지구가 환경적으로 되살아나기 전까지 도시의 고민은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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