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만 요란’…기후 친화 정책 펼치는 기업이 너무 적다

글로벌 |입력

세레스(Ceres)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추구하는 미국의 비영리 단체다. 최근 세레스는 바이든 행정부와 기업들이 공동으로 기후 변화에 적극 맞서고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과감하게 추진하는 가교 역할을 하며 앞장서고 있다.

세레스는 지난해 7월, 기업들이 위험을 인식하고 과학에 기반해 책임감 있는 기후정책 옹호 활동을 추진할 것을 촉구하면서 ‘기후 변화와 정책 참여에 관한 청사진’을 발표했다. 그리고 지난 4월에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탄소 제로를 실현하기 위한 국제단체 ‘위 민 비즈니스(We Mean Business)’ 연합에 가입하고, 2030년까지 온실가스(GFG) 배출량을 50% 이하로 줄일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작성해 400개 이상의 기업과 투자자들의 서명을 받았다.

세레스는 이들의 서명을 받은 후 실제로 기업들이 기후변화를 행동으로 보이고 있는지 설문조사를 실시해 기업들의 답변을 분석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런데 결과는 의외였다. 기업들이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실제 행동하는 기업은 너무 적다는 결론이었다고 보고서 내용을 13일(현지시간) 스마트시티다이브가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100대 기업 모두가 지속가능성 목표를 설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기후친화적인 제도나 입법을 위해 연방 및 주정부 또는 의회와 협의하는 기업은 40% 선인 40개 사에 머물렀다. 나머지 60개 대기업은 그 같은 정책에 관심은 있을지 모르나 적어도 기업활동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응답 기업 중 76%는 기후 과학을 믿고 있었다. 92%는 지속가능성과 배출 감축 목표를 가지고 사업을 더욱 친환경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응답 회사 가운데 자체적인 배출 감축 목표를 설정한 회사는 17개 업체에 불과했으며, 20개 회사는 심지어 지난 5년 동안 기후 친화적인 정책에 반대하는 로비를 벌였다고 답했다. 주장하는 목소리와 실천하는 행동이 전혀 다른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이다.

설문에 응한 기업 관계자의 51%는 기후변화 영향을 단기적인 재정적 위험으로 간주했다. 74%는 기후 변화가 중장기적으로 그들의 자산을 위협할 것이라고 믿었다(장단기 모두 위험하다는 답변 포함). 세레스는 “단기적인 위험으로 받아들이는 기업들은 여전히 ‘기후 변화의 체계적, 구조적 영향이 아닌 홍수나 해일, 화재로 인한 파괴 등 순간적인 영향’에 너무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기업들이 기후협약 청사진을 얼마나 준수했는지에 대한 첫 번째 조사라는데 의미가 있다. 세레스의 스티븐 로드스타인 이사는 "미국 기업이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데 도움을 줄 필요가 있지만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말하는 것과 의회와 주 및 지방 정부에서의 정책 옹호론 사이에는 여전히 단절이 있다“고 말했다.

로드스타인은 "사회와 기업, 개인 모두가 순 제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한마음으로 일해야 한다"면서 "정책이 침묵하거나 반대편에 선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기후 변화와 싸우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세계굴지의 석유 회사인 쉐브론과 엑손 모빌은 주주들의 제안에 의해 친환경을 담당할 이사회 이사 두 명을 선임한 것이 대표적이다. 경영계에 ESG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도 친환경의 일환이다.

그러나 세레스는 연방정부와 주정부 차원의 정책에 영향을 미치려는 기업들의 노력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지적한다. 연방정부가 기후변화에 맞서고 의회가 기후 관련 정책이 포함된 인프라 패키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기업들이 직간접적인 역할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최근 북미 서부 지역의 고온과 폭염, 플로리다 아파트 붕괴에서 보인 해안 지대의 위협, 그에 따른 인명 피해 등은 정부는 물론 기업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로스스타인은 "기후 대책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빠르지 않다. 필요한 것은 좀 더 과감한 조치와 더 많은 기업들이 기후 정책 작업이 기업 경영 전략에 부합하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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