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스마트시티 영역에서 전통기업에 도전하는 빅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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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티 부문에서는 지멘스, 히다치, 제너럴일렉트릭 등 전문화된 전통 산업 회사들이 시장을 지배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소비자 시장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빅테크들이 새로운 수익의 창출을 추구하면서 스마트시티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전통 기업에 도전하고 있다.

스마트시티가 돈을 벌 수 있는 거대한 시장 기회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글로벌데이터는 스마트시티 시장이 2018년 4410억 달러에서 2030년에는 8330억 달러까지 팽창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데이터는 지난해 스마트시티 보고서에서 "인터넷에서 독점적 솔루션이 지배한 것처럼 스마트시티에서도 조기에 발판을 마련하는 기업들이 도시기술을 지배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었다.

빅테크 중 스마트시티 선두 주자는 구글과 아마존이다. 그들의 재정적인 힘과 심층적인 데이터 자원이 스마트시티 산업에서도 큰 힘을 발휘하리라는 예상이다.

구글 알파벳은 검색 엔진 시장의 90%를 점유했고, 이는 페이스북과 구글이 디지털 광고의 절반을 차지하는 기반이 됐다. 알파벳은 스마트시티에서도 똑같은 성과를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거대 기술 기업 알파벳에는 도시 계획 및 인프라 구축 담당 자회사인 사이드워크 랩이 있다. 제품을 만들고, 새로운 기업에 투자하며, 도시 공간 설계에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사이드워크 랩은 거주민 모두를 위해 보다 지속 가능하고 경제적인 도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거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역시 사이드워크라고 불리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아마존이 출시한 홈 기기를 사용해 블루투스 네트워크와 저 소비전력으로 실행되는 네트워크를 만들고 다른 네트워크와 연동시켜 집 밖으로 인터넷 연결을 확장한다. 도시의 통신 네트워크로 스마트시티를 구현한다는 전략이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인 AWS는 시카고 시와 함께 도시 운영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실시간 오픈 소스 상황 인식 프로그램인 ‘오픈 그리드’로 협력하고 있다. 클라우드 시장의 최대 점유 기업인 AWS가 데이터 센터를 무기로 스마트시티 영토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데이터는 사이버 세계의 새로운 석유라고 흔히들 정의한다. 오히려 데이터는 석유와 달리 무한히 공급되며 빅데이터 등의 데이터 분석은 스마트시티에서 가장 필요한 인프라다. 점점 더 많은 센서가 도시에 설치되고 있다. 데이터를 제어하는 빅테크는 다른 영역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데이터를 활용한다.

컴퓨터 비전, 안면인식, 인공지능(AI)이 시민들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중국에서의 빅테크들은 더욱 주목된다. 이들은 도시 전체의 모든 움직임과 상호작용에 따라 시민들의 신뢰도를 평가하는 정부 데이터베이스 시스템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중국의 기술 대기업들은 도시 공간에 밀착 개입하고 있다. 2018년 핑안,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 등 중국 4개 기술 대기업은 500개 중국 도시를 스마트 시티로 만들기 위한 이니셔티브인 패스(PATH)를 출범시켰다. 텐센트는 자사 캠퍼스를 거대한 스마트시티로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항저우에서는 알리바바가 AI를 활용해 교통망을 관리하는 시티브레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한편, 시는 데이터를 소유한다.

중국의 최대 기술주 중 하나로 4G와 5G 장비를 선도하는 화웨이는 미국이 제재하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화웨이의 스마트시티 비즈니스는 여전히 글로벌 차원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빅테크들이 당면한 문제는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반발이다. 중국도 마찬가지지만 독재 정권이라는 특수성이 반발을 잠재우고 있다. 지난 2019년 런던에서는 CCTV 카메라에 설치된 실시간 안면인식 기능을 통해 행인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발칵 뒤집혔었다. 이 시스템은 비밀리에 설치된 것이었다.

미국의 2000개 이상의 경찰 및 소방서는 카메라를 감시 네트워크의 확장으로 전환하는 아마존의 링 카메라 시스템과 제휴했다. 이 시스템들은 모두 빅테크가 지원했다. 아마존은 영국 경찰에도 수천 개의 무료 링 장치를 제공했다. IBM도 안면인식 소프트웨어 비즈니스에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반발에 항복하고 판매를 중단했다.

구글의 캐나다 토론토 퀘이사이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철수는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반발이 근본적인 이유였다.

그러나 빅테크들의 시장 진출 열기는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긍정적인 프로젝트로 주목받는 곳도 많다. 보다폰은 지난해 SES워터와 제휴해 압력, 흐름, 온도, 음향 신호를 모니터링해 누수를 감지하는 협대역 IoT 센서를 선보였다. 이 제품을 설치하면 5년 내 누수를 15% 줄인다고 한다.

시민들과 원활한 교류와 협의를 통해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면 빅테크들의 스마트시티 비즈니스는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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