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최아랑 기자| “글에만 집중할 수 있는 날이 하루속히 왔으면 좋겠습니다.”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27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리테일아카데미에서 열린 ‘제3회 신격호샤롯데문학상’ 시상식에서 다른 일을 병행하며 글을 쓰는 작가들의 창작 여건을 언급하며 한 말이다.
28일 롯데장학재단에 따르면 올해 문학상에는 5704명이 응모했다. 지난해보다 약 두 배 늘었다. 우수상과 장려상을 신설하면서 수상자도 지난해 9명에서 올해 24명으로 확대했다.
신격호샤롯데문학상은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문학 정신을 계승하고 새로운 작품과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2024년 시작됐다. 올해는 문예지 등재나 출판 이력이 없는 작품을 대상으로 일반인과 신진 작가까지 참여 대상을 넓혔다.
이날 장 이사장은 행사에 앞서 작가들과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그는 글쓰기에만 몰두해도 좋은 작품을 내기 어려운데 다른 일까지 병행하는 것은 더욱 힘들 것이라며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작가들을 격려했다.
장 이사장은 “이 문학상을 개최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할아버지(신격호 명예회장)께서 가슴 한켠에 묻어두셨던 문학에 대한 꿈을 조금이나마 대신 이뤄드리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경량 심사위원장이 심사 과정을 설명했다. 심사는 예심과 본심, 결심 등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최종 심사에는 부문별로 작가와 교수 등 전문가 3명이 참여했다.
정 위원장은 “작품의 문학적 수준을 기준으로 심사했다”며 “수상자 선정에 합의할 때까지 진지하게 토의했다”고 말했다.

시 부문 대상은 강우근 작가의 ‘구름들’이 받았다. 소설 부문에서는 서정아 작가의 ‘빈칸의 위치’, 수필 부문에서는 이승준 작가의 ‘누런 수의’가 각각 대상으로 선정됐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각각 상금 1000만원이 수여됐다.
각 부문 최우수상 2명에게는 각각 500만원, 우수상 2명에게는 각각 300만원, 장려상 3명에게는 각각 100만원이 지급됐다. 수상작은 한 권의 작품집으로 엮어 이날 선보였다.
시상 뒤에는 대상 수상자들이 작품을 쓰게 된 배경을 전했다. 강우근 작가는 사라지는 공동체와 다른 존재의 상실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했다. 그는 “매끄러운 것보다는 거친 것의 편이, 거대한 것이 아니라 미시적인 것의 편이 되겠다”고 말했다.
서정아 작가는 ‘빈칸의 위치’가 ‘정성’이라는 단어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누군가를 돕는 정성이 때로는 타인에 대한 침범이나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담았다고 했다.
그는 “나는 어떤 정성을 어디에 어떻게 쓰고 있을까, 우리는 타인에게 어느 정도로 개입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소설을 써 내려갔다”고 말했다.
이승준 작가는 생업으로 참석하지 못해 아내가 수상 소감을 대신 읽었다. 그는 일상의 생각과 기억을 글로 옮기면서 지나쳤던 일과 사람들의 의미를 돌아보게 됐다고 전했다.
이 작가는 “제게 글쓰기는 해변에서 마음에 드는 작은 돌멩이를 줍는 일과도 같았다”며 “삶과 사람들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그 소중함을 잊지 말라는 격려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행사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 이사장은 응모자 증가를 계기로 상금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산 증액이 실제 수상자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심사·운영 비용을 함께 살펴보겠다는 설명이다.
장 이사장은 “이 정도 반응이면 상금을 좀 더 늘려보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행사가 끝난 뒤 피드백을 들어보고 더 늘릴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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