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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민영화 리포트

②양산 투자에 차입 늘린 KAI…수익성 회복은 숙제

상반기 매출 48% 증가·영업익 12.5% 감소…고정익 계약 추정 변경 영향 차입금·사채 2조9801억원…KAI “양산 준비·R&D 투자, 관리 가능한 수준” 경영 전문성 지적에…KAI “국가사업 절차·중장기 계획으로 연속성 유지”

산업 |박재형 기자 | 입력 2026. 10. 23. 13:07
KAI.
KAI.

[편집자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민영화는 오랜 논쟁거리다. 한화의 지분 확대로 민영화 논의가 다시 불붙었지만, 누가 인수할 것인가에 앞서 따져야 할 것은 KAI에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다. 민영화의 근거로 거론되는 투자 확대와 책임경영도 회사의 실태에 비춰 검증해야 한다. 본지는 KAI가 축적해 온 기술과 사업 역량, 재무구조와 경영체제를 들여다본다. 이어 성장을 이끈 경쟁력과 도약을 막는 한계를 짚고, 민영화가 그 한계를 풀 해법인지 살펴본다.

|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연구개발과 양산 준비에 자금을 투입하면서 차입을 늘렸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8.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2.5% 줄었고, 이자비용은 늘었다.

이런 우려에 KAI는 확보한 수주와 납품 계획을 고려하면 차입 규모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며, 자금 사정으로 투자를 줄인 일도 없다고 23일 강조했다.

장기 사업을 이끌 경영 전문성과 연속성도 민영화 논의의 쟁점이다.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은 현재 지분 매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KAI는 경영진 교체와 관계없이 국가사업 절차와 중장기 계획에 따라 개발·양산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출 늘린 고정익, 계약 추정 변경으로 이익 감소

이날 KAI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연결 매출은 2조2606억원, 영업이익은 1156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1조5276억원, 영업이익 1320억원과 비교하면 외형은 커졌지만, 수익성은 낮아졌다. 영업이익률은 8.6%에서 5.1%로 떨어졌다.

고정익 부문의 이익 감소가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정익 매출은 7092억원에서 1조850억원으로 늘었지만 부문 영업이익은 594억원에서 10억원으로 줄었다. 기체 부문 영업이익이 607억원에서 924억원으로, 회전익이 18억원에서 125억원으로 늘었으나 고정익의 감소분을 메우지는 못했다.

고정익 손익에는 진행 중인 계약의 수익·원가 추정 변경이 반영됐다. 연결재무제표 주석에 따르면 고정익 부문의 추정 총계약수익은 1349억원 줄고 총계약원가는 182억원 늘었다. 이 변경으로 상반기 손익에 약 690억원의 감소 효과가 발생했다. 계약을 마칠 때까지 받을 대금과 투입할 비용의 예상치가 바뀌면서 당기 이익도 줄어든 것이다. 회사는 추정 변경에 환율 효과가 포함됐다고 공시했다.

KAI 관계자는 스마트투데이에 상반기 실적을 설명하면서 회전익 사업인 소형무장헬기(LAH)의 납품 지연도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항공산업의 경우 장납기 특징이 있으며, 납품이 되어야 매출인식이 되는 구조이며 매년 납품계획이 다르기 때문에 전년 동기 대비(YOY)가 절대적인 성과의 기준은 아니다”라며 “올해 상반기의 경우 LAH 납품 지연이 실적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으며, LAH 납품 지연의 원인은 정부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관급으로 계약, 공급하는 엔진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산·개발 자금 조달에 차입 확대…이자 부담 커져

이밖에 6월 말 KAI의 차입금과 사채는 2조9801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8331억원 늘었다. 영업과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차입과 사채 발행 등으로 마련하면서다.

상반기 영업활동에서는 현금 3800억원이 순유출됐다. 지난해 상반기 순유출액 6073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영업으로 들어온 현금보다 나간 현금이 여전히 많았다. 투자활동에서도 3977억원이 순유출됐다. 무형자산 취득에 지급한 현금은 2553억원으로 전년 동기 458억원보다 늘었고, 유형자산 취득에는 667억원이 들어갔다. 같은 기간 차입·사채 발행 등을 포함한 재무활동에서는 8785억원이 순유입됐다.

KAI 관계자는 연구개발(R&D)과 KF-21 양산 전환에 자금이 집중됐다고 전했다. 회사 관계자는 “대형 국방 사업의 본격적인 양산을 위한 원자재 사전 확보 및 인프라 확보 등 운전자본 수요가 일시적으로 집중되는 구조”라고 밝혔다.

차입이 늘면서 이자 부담도 커졌다. 상반기 손익에 반영된 이자비용은 291억원에서 555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이자비용의 2.1배로, 지난해 상반기 4.5배보다 낮아졌다. 이익은 줄고 이자비용은 늘면서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할 여력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KAI는 자금 조달과 투자 집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기보고서에 기재된 6월 29일 기준 회사채 신용등급은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 모두 AA-다. 회사는 은행 대출 외에 공모채와 전환사채 등으로 조달 수단을 다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회사의 부채 비율과 차입금 규모는 확보된 수주 잔고와 납품 계획 등을 고려할 때 충분히 관리 가능한 안전한 수준”이라며 “자금 사정으로 인해 철회되거나 축소된 투자는 없으며, 사업 우선순위에 맞추어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주잔고 25.7조원…하반기 납품 확대 기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옥 전경. KAI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옥 전경. KAI

KAI가 확보한 일감은 6월 말 별도 기준 25조7502억원이다. 지난해 말 27조3437억원보다 줄었다. 수주잔고는 새 계약을 맺으면 늘고 기존 계약을 이행하면 줄어드는 만큼, 잔고의 증감과 함께 신규 수주와 납품 실적을 살펴야 한다는 분석이다.

KAI 관계자는 “항공방산 사업은 수주, 개발, 양산, 인도, 후속지원으로 이어지는 30년 이상의 초장기 사이클을 가진 것이 특징”이라며 “특정 분기나 반기의 실적 착시 현상보다는 전체 수주 잔고와 납품 등을 함께 봐야만 항공방산의 진짜 경쟁력을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반기에는 KF-21과 말레이시아 FA-50 납품을 통해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중장기 성장 전망도 제시했다. KAI 측은 “KF-21을 포함하여 다양한 항공기와 미래 사업의 개발, 양산, 수출 사업 등을 고려했을 때 향후 10년간 약 90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했다.

다만 납품 확대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살펴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도 나온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기업의 성적표는 재무제표를 통해서 보는 것”이라며 재무 성과를 강조했다.

실제 상반기 고정익 부문은 매출이 늘었지만 계약 수익·원가 추정 변경으로 이익은 줄었다. 확보한 일감을 제때 납품하고 생산비용을 관리해 이익을 늘리는 한편, 대금 회수로 차입 부담을 낮추는 것이 과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입은행 최대주주 체제…경영 전문성·연속성 쟁점

한편 KAI의 최대주주는 지분 26.41%를 보유한 한국수출입은행이다. 한화그룹은 계열사 합산 15.89%를 보유한 2대주주다. 한화가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 참여로 바꾸면서 향후 지배구조 변화에 관심이 쏠렸지만, 수출입은행은 지난 20일 국정감사에서 현재 KAI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KAI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후보를 선정하고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이사를 선임한다. 위원회는 독립이사뿐 아니라 사내이사 후보도 심사·추천한다. 최근 대표이사는 지난해 7월 강구영 사임 후 차재병으로 바뀌었고, 올해 3월에는 김종출이 취임했다. 장기간 개발·생산을 이어가는 항공·방산 기업에서 경영진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사업을 일관되게 이끌 체계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최기일 교수는 KAI 경영진 선임과 관련해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고 시스템적으로도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항공·방위산업에 대한 이해와 기업 경영 역량을 함께 갖춰야 한다는 취지다.

이에 KAI는 사업 연속성이 국가사업 절차와 전문인력에 의해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KAI 관계자는 “소요 결정부터 개발, 양산, 군 전력화 및 후속지원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국가 방위 사업 프로세스에 맞춰 진행된다”며 “경영진의 변동과 무관하게 장기 프로젝트의 연속성과 안정성이 유지된다”고 밝혔다. 미래 사업 역시 전문 임원을 중심으로 중장기 계획에 따라 추진돼 “경영진 교체에 따른 사업 추진 영향성은 제한적”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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