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보령이 사노피에서 인수한 항암제 탁소텔(성분명 도세탁셀)을 중국 제약사에 7년간 3836억원 규모로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지난 6월 약 2796억원에 인수를 마무리한 지 석 달 만에 나온 첫 대형 공급계약으로, 계약금액이 인수 대금을 넘어선다.
보령은 중국 선전 증시 상장사 이판제약(Yifan Pharmaceutical)과 탁소텔 중국 수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2억7714만달러(3836억5000만원, 환율 1384.30원 기준)로 지난해 연결 매출 1조174억원의 37.71%다. 계약 기간은 21일부터 2033년 9월 20일까지 7년으로, 연평균 548억원씩 공급하는 셈이다.
계약금이나 선급금은 없다. 대신 이판제약은 매 계약연도 확정 물량의 90% 이상을 사야 하고, 미달하면 미달분 전액을 공급단가 기준으로 현금 보상해야 한다. 계약금액의 90%인 3453억원은 구매든 보상이든 보령에 지급되는 구조다. 계약 기간은 중국 품목허가권(MAT) 이전이 완료된 시점부터 7년으로, 완료 시점에 따라 종료일이 바뀔 수 있다고 회사는 밝혔다.
보령은 지난해 9월 30일 사노피와 최대 1억7500만유로에 탁소텔 글로벌 사업권 인수 계약을 맺고 올해 6월 2일 약 1억7000만유로(2796억원)에 거래를 종결했다. 한국·중국·독일·스페인·남미·중동 등 19개 국가·지역의 판권·유통권·허가권·생산권·상표권을 넘겨받았으며, 국내 제약사가 다국적 제약사의 오리지널 항암제 글로벌 사업권을 통째로 인수한 첫 사례라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이번 계약의 무게는 인수 규모와 비교하면 드러난다. 7년 계약금액은 인수가의 1.37배, 최소구매 보장분만으로도 1.23배다. 탁소텔의 2024년 글로벌 매출이 7000만유로(1154억원)였다는 점에 비춰 보면 중국 계약의 연평균 548억원은 인수 당시 사업 전체 매출의 절반에 가깝다.
이 계약은 보령이 특허 만료 오리지널 의약품을 사들이는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의 해외 확장 단계에 해당한다. 보령은 일라이릴리에서 젬자(2020년)와 알림타(2022년)의 국내 권리를 인수한 데 이어 탁소텔로 처음 글로벌 권리를 확보했다. 해외 유통은 파트너를 통해 푸는 방식이다. 지난해 7월 독일 체플라팜과 자이프렉사 공급계약, 10월 쥴릭파마와 알림타 동남아 7개국 공급계약을 맺었고, 대만 로터스와는 항암주사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판제약은 2025년 매출 51억3300만위안(약 1조600억원)으로 보령과 비슷한 규모이며, 항암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을 함께 생산·판매하고 40여 개국 사업망을 둔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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