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한솔 기자| 골프존홀딩스는 최근 3년간 ‘주주가치 제고’를 내걸고 2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매입했다. 매입한 주식 대부분은 소각으로 이어지지 않아 주주가치 제고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반면 자사주 매입으로 외부주주 보유 물량과 의결권 있는 주식 수가 줄면서, 상장폐지 과정에서는 지배주주 측에 유리한 지분 구조가 형성됐다.
자사주 200억원 매입했지만 소각은 미뤄
골프존홀딩스 공개매수자는 공개매수설명서에서 회사가 배당과 자기주식 취득 등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했지만 전방산업과 회사를 둘러싼 비우호적인 시장환경이 주가에 더 큰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골프산업 침체와 주요 자회사 실적 악화도 저평가가 장기화된 배경으로 제시했다.
실제 골프존홀딩스는 최근 3년간 대규모 자기주식 매입을 이어왔다. 2023년에는 50억원 규모의 신탁계약을 통해 96만2660주를 취득했다. 2024년에도 같은 규모의 계약을 통해 127만7300주를 사들였다. 2025년에는 매입 규모를 100억원으로 늘려 189만4500주를 취득했다.
세 차례에 걸쳐 취득한 주식은 총 413만4460주다. 회사가 밝힌 취득 목적은 모두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였다. 과거 취득분까지 포함한 지난해 말 기준 자기주식은 421만2076주로, 전체 발행주식 4283만6818주의 약 9.8%에 해당한다.
대규모 자기주식 취득은 곧바로 소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회사는 올해 사업보고서에서 보유 자기주식 가운데 81만주는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 따른 임직원 보상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340만2076주는 관련 법령에서 정한 기한 안에 소각할 예정이지만 “단기간 내에 소각 계획 없음”이라고 명시했다.
자기주식 소각은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쟁점이 됐다. 소수주주 측은 정관에 자기주식 소각 권한을 신설하는 안건 등을 주주제안으로 상정했지만 최종 부결됐다.
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해 보유하는 것과 이를 소각하는 것은 주주가치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자기주식 취득은 시장의 유통주식 수를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발행주식총수 자체를 감소시키지는 않는다. 소각까지 이뤄져야 발행주식 수가 줄면서 기존 주주의 주당 지분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보다 직접적으로 나타난다.
자사주 매입, 공개매수 부담 줄이는 효과
골프존홀딩스가 지난 3년간 매입한 자기주식은 상장폐지 과정에서 공개매수자 측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구조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으로 외부주주가 보유한 주식 수가 줄면서, 공개매수자가 추가로 확보해야 할 물량도 그만큼 감소했기 때문이다.
골프존홀딩스의 발행주식은 총 4283만6818주다. 이 가운데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 421만2076주는 이번 공개매수 대상에서 제외됐다. 김원일 전 대표가 보유한 1857만8526주와 김영찬 회장의 456만1196주도 제외되면서 1차 공개매수 대상은 1548만5020주로 정해졌다. 전체 발행주식의 36.15%다.
공개매수가인 주당 6700원을 단순 적용하면 자기주식 421만2076주는 약 282억원 규모다. 만약 회사가 해당 주식을 과거 자사주로 취득하지 않았다면 그만큼의 물량이 외부주주 손에 남아 공개매수 대상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는 회사가 이미 보유한 자기주식인 만큼 공개매수 대상에서 빠져 있다.
앞서 자기주식 취득에는 골프존홀딩스의 회사 자금이 투입됐다. 반면 이번 공개매수 대금은 SJ투자홀딩스가 자체 자금과 인수금융 등을 통해 조달하는 구조다. SJ투자홀딩스는 김원일 전 대표가 최대주주인 원앤파트너스의 자회사다. 공개매수 과정에서는 NH투자증권과 담보계약도 맺었다. 담보로는 골프존홀딩스 주식과 김 전 대표의 부동산 자산 등이 제공됐다. 결과적으로 회사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투입한 자금으로 취득한 자기주식이 이후 상장폐지 국면에서는 지배주주 측이 현금을 투입해 확보해야 할 외부 주주 보유 물량을 줄인 셈이다.
자기주식은 의결권에도 영향을 미친다. 상법상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에는 의결권이 없다. 주주총회 결의 정족수를 산정할 때도 의결권이 없는 자기주식은 발행주식총수에서 제외된다. 골프존홀딩스의 전체 발행주식 4283만6818주에서 자기주식 421만2076주를 제외하면 의결권이 있는 주식은 3862만4742주다. 같은 수의 주식을 보유하더라도 전체 발행주식 기준 지분율보다 의결권 기준 지분율이 높아지는 이유다.
1차 공개매수 완료 후 공개매수자와 특별관계인의 보유주식은 3292만1899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76.85%였다. 자기주식을 제외한 의결권 있는 주식 수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85.2%다. 이는 향후 완전자회사화를 위한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할 경우 주주총회 특별결의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상법상 특별결의는 출석 주주의 의결권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의결권이 없는 자기주식은 결의 정족수 산정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원앤파트너스 관계자는 회사 자금으로 취득한 자기주식이 이번 상장폐지 과정에서 공개매수 대상 물량을 줄였다는 지적에 대해 “자기주식 취득은 정기배당을 위한 주주총회에서 배당과 자사주 매입이 동시에 결의된 사항으로 주가 방어와 부양 목적에서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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