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한솔 기자| 미국계 투자사 터톤캐피탈이 골프존홀딩스의 적정 주당가치를 공개매수가의 약 3.7배인 2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골프존카운티 지분과 연결 기준 투자부동산의 가치를 반영하면 주당 6700원은 공정가치에 크게 못 미친다는 주장이다.
터톤캐피탈은 가격보다 이사회의 대응 절차가 더 근본적인 문제라고 봤다. 공개매수 개시 35일 뒤 특별위원회의 검토 결과가 나왔지만, 마감 이틀 전까지도 구체적인 평가액과 산정 근거가 공개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라이언 알버트 터톤캐피탈 창업자 겸 대표는 스마트투데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소수주주는 보유 지분에 대해 공정한 가격을 받을 권리가 있다”며 “골프존홀딩스의 공정가치는 주당 2만5000원에 가깝다”고 말했다.
에스제이투자홀딩스는 6월29일부터 8월5일까지 골프존홀딩스 주식 1548만5020주를 주당 6700원에 공개매수한다. 최대 공개매수 대금은 약 1037억원이다. 제시 가격은 공개매수 직전 거래일 종가 4255원보다 57.5% 높다. 공개매수 이후 상장폐지와 완전자회사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소수주주에게는 0.35배, 인수 뒤에는 1배”
알버트 대표가 제시한 주당 2만5000원의 근거는 골프존카운티 지분과 골프존홀딩스의 투자부동산이다. 골프존카운티 기업가치를 2조원으로 보고 순차입금과 유효 지분율 31.58%를 반영하면 지분가치는 약 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골프존홀딩스의 투자부동산 공정가치도 장부금액 3168억원을 웃도는 5675억원이다. 알버트 대표는 두 자산의 가치만 1조원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공개매수가는 2026년 3월 말 기준 PBR 0.35배다. 골프존홀딩스는 순수지주회사 12곳의 평균 PBR 0.33배를 비교 기준으로 제시했다. 알버트 대표는 이를 지주회사 할인을 다시 공개매수가의 근거로 삼은 순환논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수주주에게는 장부가치의 0.35배를 지급하지만 회사를 완전히 소유한 뒤에는 사실상 1배의 자산가치를 확보하게 된다”고 말했다.
공개매수 직전 주가가 4255원이었다는 점도 6700원의 적정성을 뒷받침하지 못한다고 봤다. 중복상장과 다각화 실패, 단기 수급 부담이 주가에 반영된 만큼 시장가격과 본질가치를 동일하게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알버트 대표는 “본질가치는 회사의 자산을 각각 사들이기 위해 얼마를 지급해야 하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감 이틀 전 찬성…결론만 있고 숫자는 없어”
골프존홀딩스 이사회는 공개매수 종료 이틀 전인 8월3일 찬성 의견을 냈다. 회사 측은 사외이사 중심 특별위원회와 외부 전문가가 SOTP, DCF 등으로 가격을 검토한 결과, 공개매수가가 소수주주의 권익을 특별히 해치지 않으며 절차상 위반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알버트 대표는 평가 방법만 공개됐을 뿐 실제 평가액과 할인율, 주요 가정은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SOTP와 DCF를 활용했다고 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와 숫자는 공개하지 않았다”며 “가격이 공정하다는 결론만 있을 뿐 어떻게 그 결론에 도달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고 말했다.
의견 발표 시점도 문제 삼았다. 공개매수 직후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가격과 거래구조의 공정성을 검토한 근거를 주주에게 밝혔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알버트 대표는 “정확한 법적 시한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개매수 이후 최소 1~2주 안에는 이사회의 의견과 판단 근거가 나왔어야 한다”며 “35일을 기다린 뒤 마감 이틀 전에 의견을 발표한 것은 주주가 내용을 검토하고 이의를 제기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도 문제지만 이 사안에서 가장 근본적으로 잘못된 부분은 절차”라고 강조했다.
터톤캐피탈은 7월22일 공개서한을 통해 특별위원회 구성과 공개매수가의 공정성 검토, 골프존카운티 가치와 매각 진행 상황 공개를 요구했다. 이후 금융당국에 진정을 제기하고 이사회 의사록도 요청했다. 알버트 대표는 “터톤캐피탈이 정보를 요구하지 않았다면 특별위원회의 존재와 검토 과정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사회의 충실의무 이행에 의문을 제기했다.
공개매수 불응…이사회 의사록 요구·법적 대응 검토
터톤캐피탈은 이번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 골프존홀딩스 이사회 의사록도 요청한 상태다. 알버트 대표는 “필요한 모든 합법적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소송이나 가처분 계획에는 말을 아꼈다. 그는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알 수 없다”며 “그동안의 절차는 대중과 소수주주가 직접 판단할 수 있도록 하겠다. 사실이 스스로 말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터튼캐피탈은 공개매수가가 공정가치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인상되면 지분 매각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가격만 높인다고 문제가 모두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가격 산정의 근거와 이사회의 의사결정 과정, 충분한 정보공개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알버트 대표는 “가격이 공정하다고 판단되면 지분 매각을 검토할 것”이라며 “그러나 가격뿐 아니라 그 가격이 어떻게 산정됐는지, 어떤 절차와 정보에 근거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지배주주와 마찬가지로 회사의 소유자”라며 “특정 주주가 이익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감시가 부족한 상황에서 소수주주를 대신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주주와 공동으로 행동하거나 특정한 공개매수 결과를 만들려는 것이 아니다”며 “한국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공개적으로 견해를 밝히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한국과 한국의 지배구조 개혁 믿는다”
알버트 대표는 이번 사안을 골프존홀딩스 한 회사의 공개매수 논란에 그치지 않는 문제로 봤다. 거래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지배주주와 소수주주 사이의 이해상충이 감시받지 않는다면 국내외 투자자의 한국 시장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언론의 관심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기업에 집중되지만 한국에는 수천 개의 다른 기업이 있다”며 “그 기업들에도 자신의 돈과 신뢰를 맡긴 수백명, 수천명의 국내외 투자자가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거래라고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지배주주의 이익을 소수주주보다 앞세우려는 거래가 있다면 규모와 관계없이 감시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형 상장사의 지배구조 문제가 방치되면 국내 투자자가 새로운 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려는 유인도 약해질 수 있다고 봤다. 외국인 투자자 역시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자신의 권리가 보호된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국 시장에 장기 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알버트 대표는 “한국 시장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기반은 좋은 지배구조”라며 “우리는 단순히 더 높은 가격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공정한 가격과 공정한 절차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터톤캐피탈은 한국과 한국의 지배구조 개혁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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