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존홀딩스 저평가의 늪

①11년 전 인적분할이 만든 '중복상장'…상폐 명분으로 돌아왔다

2015년 인적분할로 사업·자산 분리 시장가치는 핵심 사업회사 골프존에 집중 현물출자 거치며 오너 지주사 지배력 확대

증권 |김한솔 기자 | 입력 2026. 08. 11. 16:39

|스마트투데이=김한솔 기자| 2015년 인적분할 이후 골프존홀딩스에 따라붙은 '지주사 할인'이 11년 만에 상장폐지의 명분으로 돌아왔다. 당시 핵심 스크린골프 사업을 골프존으로 떼어내며 벌어진 양사의 격차는 김원일 전 대표가 현물출자를 통해 골프존홀딩스 지배력을 높이는 데 유리하게 작용했다. 이후에도 저평가가 장기간 해소되지 않자 공개매수자 측은 중복상장과 주가 부진을 이유로 골프존홀딩스의 상장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핵심 사업은 골프존, 덩치 큰 자산은 홀딩스

골프존홀딩스는 상장폐지를 염두에 둔 공개매수를 추진하며 장기간 이어진 주가 부진과 중복상장 구조 해소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공개매수자 측은 골프존홀딩스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유동성도 줄었다고 평가했다. 홀딩스를 비상장 지주회사로 전환해 골프존과의 중복상장을 해소하고 그룹 차원의 자산 배분과 거버넌스 운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지주사 할인과 중복상장 구조의 출발점은 2015년 3월 단행된 옛 골프존의 인적분할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회사는 투자와 자회사 관리를 맡는 존속법인 골프존유원홀딩스와 스크린골프 사업을 맡는 신설법인 골프존으로 회사를 나눴다.

회사는 스크린골프 사업부문을 분할 신설회사인 골프존으로 넘기고, 투자사업부문은 존속회사에 남기는 방식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분할 직전 재무상태표상 순자산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산정한 인적분할 비율은 존속회사 0.8296995, 신설회사 0.1703005로 정해졌다.

청담동 사옥을 비롯한 부동산과 종속기업 지분 등 장부가액이 큰 자산은 존속회사에 남았다. 반면 그룹 매출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던 스크린골프 사업은 신설 골프존으로 넘어갔다. 장부가액 기준으로는 존속회사의 몸집이 훨씬 컸지만 실제 영업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핵심 사업은 신설회사에 집중된 셈이다.

분할 이후 시장의 평가는 빠르게 갈렸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자산을 많이 보유한 지주회사보다 실질적인 이익창출력을 가진 사업회사에 쏠렸다. 2015년 4월3일 재상장한 골프존은 첫날 상한가로 직행했다. 이후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재상장 첫날 5만9200원이던 주가는 열흘 만에 13만5500원까지 올랐다. 핵심 사업이 떨어져 나간 골프존유원홀딩스는 상대적으로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현물출자로 커진 오너 지배력

분할 이후 벌어진 양사의 주가 격차는 대주주가 지주회사 지배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지주회사 요건을 갖추기 위해 골프존유원홀딩스는 같은 해 6월 사업회사 골프존 주식을 현물출자받고 그 대가로 지주회사 신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는 분할 이후 서로 달라진 두 회사의 시장가격이 현물출자 교환비율에 반영됐다. 당시 골프존 주당 현물출자 가액은 12만8327원, 골프존유원홀딩스 신주 발행가액은 1만3158원이었다. 골프존 주식 1주를 현물출자하면 지주회사 신주 약 9.75주를 받을 수 있는 구조였다.

일반주주와 대주주의 이해는 달랐다. 사업회사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한 주주에게는 골프존 주식을 내주고 지주회사 주식으로 바꿀 유인이 제한적이었다. 반면 그룹 전체에 대한 간접 지배력을 높여야 하는 대주주에게는 사업회사 지분을 지주회사 지분으로 전환하는 것이 지배력 강화에 효과적이었다.

김원일 전 대표는 이 과정을 통해 추가 현금 납입 없이 지주회사 지분율을 크게 높였다. 유상증자 참여 전 38.18%였던 지분율은 55.82%로 17.64%포인트 상승했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합산 지분율도 67.89%까지 높아졌다.

김 전 대표는 이후 늘어난 지주회사 지분 일부를 현금화했다. 2016년부터 2017년 초까지 보통주 총 525만주를 시간외 블록딜로 처분해 약 412억원을 확보했다.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통해 늘어난 지분 가운데 상당 부분을 다시 시장에 매각한 것이다. 이에 따라 김 전 대표의 직접 지분율은 낮아졌지만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측 지분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11년 이어진 저평가, 이제는 상폐의 명분

결과적으로 2015년 인적분할 이후 지배주주는 현물출자를 통해 홀딩스 지배력을 높였고, 이후 늘어난 지분 일부를 현금화 했다. 홀딩스에는 골프존과 골프존카운티 등 자산가치가 남았지만 장기간 지주사 할인에 가려졌다. 11년 뒤에는 그 할인과 중복상장 구조가 홀딩스 상장폐지의 명분으로 활용되고 있다.

반면 홀딩스 주주가 기대할 수 있는 자산가치의 주가 반영은 제한적이었다. 골프존홀딩스가 보유한 부동산과 투자지분 등의 자산가치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으면서 저평가가 장기간 이어졌다. 최근 5년간 골프존홀딩스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2배에 그쳤다. 같은 기간 골프존의 평균 PBR은 1.75배로 5배 이상 높았다.

지주회사가 상당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실제 매각이나 주주환원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장부상 가치가 주가 재평가로 연결되기 어렵다. 골프존카운티 지분이 대표적이다. 골프존홀딩스의 2025년 말 골프존카운티 보유 지분율은 43.16%다. 의결권이 없는 전환우선주 등을 반영해 지분법 평가에 적용한 유효지분율은 31.58%다. 해당 지분의 사업보고서상 장부금액은 약 1925억원이다.

향후 골프존카운티 매각은 골프존홀딩스의 자산가치를 다시 평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MBK파트너스가 추진 중인 매각이 성사되면 실제 거래가격을 통해 골프존홀딩스가 보유한 지분의 경제적 가치가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골프존카운티의 기업가치를 최대 2조원 안팎으로 보는 전망도 나온다. 골프존홀딩스 주주인 터톤캐피탈은 기업가치 2조원과 순차입금 약 7278억원을 가정할 경우 홀딩스가 보유한 골프존카운티 지분가치를 약 4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사업보고서상 장부금액 1925억원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실제 매각가가 시장에서 거론되는 수준에 근접할 경우 그동안 골프존홀딩스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던 골프존카운티 지분가치가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날 수 있다. 쟁점은 시점이다. 골프존홀딩스의 상장폐지와 소수주주 지분 정리가 먼저 마무리될 경우, 이번 공개매수에 응한 주주들은 이후 골프존카운티 매각을 통해 확인되는 자산가치에 주주로서 참여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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