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무역 밸류업

②자사주·현물출자로 커진 성기학 지배력…할인은 주주 몫

인적분할 뒤 오너 지분 두 배 확대 최대주주 측에만 열린 현물출자 유증 YMSA 옥상옥 구조에 밸류 할인 지속

증권 |김한솔 기자 | 입력 2026. 08. 05. 08:30

|스마트투데이=김한솔 기자| 영원무역의 지주회사 전환은 성기학 회장 일가의 지배력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졌다. 최대주주 측만 참여한 현물출자 유상증자와 비상장 가족회사 YMSA의 지분 매입으로 오너 일가의 지배력은 강화된 반면, 일반주주는 같은 주식 교환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지분 희석을 부담했다.

성기학 회장의 막대한 지배력, 출발은 '인적분할'  

영원무역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성기학 회장은 직접 지분과 비상장사 와이엠에스에이(YMSA)를 통해 영원무역그룹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YMSA는 영원무역홀딩스 지분 29.39%를 갖고 있다. 영원무역홀딩스는 다시 핵심 사업회사인 영원무역 지분 50.52%를 보유한다. 성 회장도 영원무역홀딩스 지분 16.94%를 직접 보유하고 있다. 성 회장과 YMSA의 영원무역홀딩스 지분을 합하면 46.33%다.

성 회장 일가가 현재와 같은 지배력을 확보한 분기점은 2009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다. 영원무역은 2009년 4월 투자부문을 담당하는 존속회사 영원무역홀딩스와 제조·유통 사업을 맡는 신설회사 영원무역으로 인적분할하기로 공시했다.

분할 직전인 2009년 5월 기준 성 회장과 YMSA가 보유한 옛 영원무역 지분율은 각각 9.15%, 8.43%였다. 다른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친 최대주주 측 지분율도 17.85%에 그쳤다. 이후 인적분할과 제3자배정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거치면서 최대주주 측 지분은 영원무역홀딩스에 집중됐다.

분할 닷새 전 19.9%로…20% 기준 밑돈 자사주

인적분할 결정 당시 옛 영원무역의 자사주 비율은 22.63%였다. 이 비율이 분할기일까지 유지됐다면 영원무역홀딩스는 인적분할만으로 당시 상장 자회사 의무 지분율인 20%를 웃도는 영원무역 지분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회사는 분할 결정 이후 자사주를 잇달아 처분했다. 2009년 4월 일부 자사주를 처분한 데 이어 같은 해 6월 16일에는 92만9000주를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이에 따라 자사주 비율은 20.49%로 낮아졌다. 분할기일을 닷새 앞두고는 자사주 30만주를 성기학 회장과 임직원에게 상여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성 회장에게 배정된 주식은 10만주였다. 자사주 비율은 다시 19.9%로 내려갔다.

이에 따라 인적분할 후 영원무역홀딩스에 배정된 영원무역 지분도 19.9%에 그쳤다. 당시 상장 자회사 의무 지분율인 20%에 0.1%포인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분할 직전 발생한 기준 미달은 이후 현물출자 유상증자가 추진된 흐름과 맞물렸다.

회사는 유상증자 공시에서 “영원무역을 공정거래법상 자회사로 만들기 위해 영원무역 주식을 현물출자받고, 그 대가로 성기학 회장 등 5명에게 당사 신주를 발행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당시 상장 자회사의 의무 지분율이 20%였던 만큼, 분할 후 19.9%에 그친 영원무역 지분을 법정 기준 이상으로 높이는 것이 유상증자의 명분으로 제시된 셈이다.

신주는 최대주주 측에…오너 지분 35.03%로

유상증자는 최대주주 측 5명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제3자배정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영원무역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목적은 모든 영원무역 주주를 대상으로 한 공개매수 방식으로도 달성할 수 있었다. 공개매수를 실시했다면 일반주주도 교환조건을 따져 보유한 영원무역 주식을 홀딩스 신주로 바꿀지 선택할 수 있었다.

제3자배정 결과 영원무역홀딩스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희석됐다. 인적분할 이후 영원무역홀딩스의 발행주식은 1020만2868주였지만, 최대주주 측 5명에게 신주 262만4159주가 발행되면서 총발행주식은 1282만7027주로 늘었다. 이에 따라 기존 주주의 지분율과 의결권 비중은 종전보다 약 20.46% 낮아졌다. 시장 반응도 부정적이었다. 유상증자 결정이 공시된 2009년 8월 31일 영원무역홀딩스 주가는 13.4% 하락했다.

반면 최대주주 측의 홀딩스 지분율은 크게 높아졌다. 성 회장의 지분율은 9.34%에서 18.01%로 상승했고, YMSA의 지분율도 8.43%에서 16.25%로 높아졌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율은 인적분할 전 17.85%에서 유상증자 후 35.03%로 17.18%포인트 상승했다. 사실상 두 배로 높아진 수치다.

결과적으로 성 회장은 별도의 대규모 신규 현금 투입 없이 보유한 영원무역 주식을 홀딩스 주식으로 교환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 반면 일반주주는 같은 교환 선택권을 얻지 못한 채 지분율과 의결권 희석을 부담했다.

지배력의 또 다른 축, YMSA

지주회사 전환 이후에는 오너 일가가 지배하는 YMSA가 지배력 확대의 또 다른 축으로 부상했다. YMSA는 2009년 11월 장내에서 영원무역홀딩스 주식을 사들여 지분율을 16.60%에서 17.44%로 높였다. 같은 해 12월에도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 보유 비율을 18.09%까지 끌어올렸다. 이후에도 지분 매입을 이어가 2025년 말 기준 영원무역홀딩스 지분 29.39%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성 회장의 영원무역홀딩스 직접 지분율은 현물출자 유상증자 직후 18.01%에서 현재 16.94%로 낮아졌다. 성 회장의 직접 지분은 줄었지만, 오너 일가가 지배하는 YMSA의 지분율이 상승하면서 일가의 간접 지배력은 강화됐다. 2009년 인적분할과 현물출자 유상증자로 마련된 ‘성 회장 일가·YMSA→영원무역홀딩스→영원무역’ 지배구조가 YMSA의 지분 매입을 거치며 더욱 견고해진 셈이다.

YMSA 매출의 상당 부분은 영원무역과의 거래에서 발생한다. YMSA는 영원무역에 원부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쿼드자산운용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YMSA 전체 매출에서 영원무역과의 내부거래가 차지한 비중은 평균 89%에 달했다. YMSA는 원부자재 거래뿐 아니라 계열사 지분 매각을 통해서도 영원무역에서 대규모 현금을 확보했다. 영원무역은 2014년과 2016년 YMSA가 보유한 방글라데시 제조법인 지분을 사들이며 각각 513억원과 678억원을 지급했다.

쿼드자산운용은 이 같은 지배구조가 내부거래를 확대하고, 상장회사에서 창출된 경제적 이익이 최대주주 측으로 이전되는 효과를 낳아 기업가치 할인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한다.

영원무역과 영원무역홀딩스는 장기간 실적이 확대됐지만 시장의 재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2015년부터 2025년까지 영원무역의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56%, 161%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279% 늘었다. 반면 2015년 1.6배였던 영원무역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026년 3월 기준 0.78배로 낮아졌다. 영원무역홀딩스의 PBR도 0.81배에 머물렀다. 사업회사와 지주회사 모두 주가가 장부상 순자산가치를 밑돌면서 실적과 시장 평가 사이의 괴리가 이어지고 있다.

회사는 2009년 자사주 처분과 제3자배정의 연관성, 일반주주가 참여할 수 있는 공개매수 방식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 YMSA와의 내부거래가 오너 일가의 지배력 강화로 이어졌다는 지적 등에 답하지 않았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8월 중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할 예정”이라며 “현재로서는 세부적인 답변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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