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에 웃고 우는 현대차그룹… 환차익 늘지만 해외 투자엔 부담

원·달러 환율 1543원…고환율 흐름 이어가 車 전문가, 현금흐름 문제 생길 가능성 제기

산업 |박재형 기자 | 입력 2026. 06. 25. 15:16
[세줄요약]
  • 환율이 1540원을 넘어서면서 현대차그룹도 환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 통상 고환율은 완성차 업체에 호재로 작용하나, 충당부채 및 해외 투자 비용 등은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 전문가들은 수익률이 하락하게 되면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 서초구 현대차·기아 사옥. 현대차그룹 제공
서울 서초구 현대차·기아 사옥. 현대차그룹 제공

|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웃도는 고환율 흐름이 장기화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손익과 현금흐름에 미칠 영향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고환율은 해외 판매·매출 비중이 큰 완성차 업체에 통상 호재로 작용하지만, 충당부채 및 해외 투자 비용을 키우는 부담 요인도 함께 갖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향후 현대차그룹의 현금흐름 관리 능력이 실적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00원대 웃도는 고환율 장기화, 완성차 업계 ‘호재’

2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2원 오른 1543원에 개장했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달러 강세 및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43원에 개장했다. 연합뉴스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43원에 개장했다. 연합뉴스

통상 고환율 시기에는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원화로 환산될 때 커지는 환차익 효과로 인해 완성차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율이 상승하면 달러로 표시되는 수출 차량의 현지 판매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해지고, 해외서 차량을 판매하고 벌어들인 외화를 원화로 환전할 때 환차익으로 더 많은 원화를 거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현대차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원·달러 환율이 5% 상승할 때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1698억원 증가하고, 반대로 5% 하락할 때는 1698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에 고환율에 따른 수혜로 매출 및 영입이익이 각각 1조6760억원, 7100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고환율,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란 분석...충당부채 복병 될 가능성도

하지만 최근과 같이 원·달러 환율 구조적으로 장기화하고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고환율을 단순 호재로만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판매보증 충당부채 때문이다. 판매보증 충당부채는 제품의 무상 수리, 교환, 리콜 등 판매 후 품질 보증 의무(애프터서비스) 등으로 인해 미래에 지출될 비용을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미리 추정하여 부채로 인식한 회계적 개념이다.

충당부채는 기말 결산을 할 때 측정해서 반영하고, 상장사의 경우 분기마다 결산한다. 이에 현대차가 1분기 결산을 한다면 분기 중 판매한 차량에 대한 판매보증 충당부채를 설정한다.

현대차·기아 2026년 1분기 판매보증충당부채 현황 (단위: 백만원) 구분 및 항목 현대자동차 기아 (KIA) 기초 충당부채 9,529,060 8,551,238 당분기 설정(증가)액 919,403 1,347,662 당분기 사용액 (1,012,434) (1,019,646) 환율차이 및 기타 변동 122,062 291,215 분기말(기말) 충당부채 9,558,091 9,170,469 자료: 현대자동차 및 기아 분기보고서

현대차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대차의 판매보증 충당부채는 9194억원 증가하고, 1조124억원이 사용돼, 기말잔액은 9조5580억원이 됐다.

같은 기간 기아의 경우, 1조3477억원이 새로 전입되고, 1조196억원이 사용되면서 기말 잔액은 9조1705억원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3월 현대차가 공시한 제58기 연결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외부감사인인 한영회계법인은 이번 감사에서 ‘판매보증충당부채의 평가’를 재무재표 핵심 리스크로 꼽았다.

판매보증 충당부채는 향후 무상수리·리콜 등 품질 관련 비용 발생 가능성이 높은 반면, 실제 지출 규모와 시점은 향후 품질 이슈와 수리 실적에 따라 달라져 추정 불확실성이 큰 항목이어서다.

또 판매보증 충당부채는 판매 시점에 달러 기준으로 적립돼 최근과 같은 고환율 환경에서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 해외 투자 비용 부담은 증가

고환율은 현대차그룹의 해외 투자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2028년까지 4년간 미국에 26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능력을 30만대에서 향후 50만대로 확대하고,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일관 제철소 건설 등을 추진하는 것.

이밖에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미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에너지 관련 인프라 투자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문제는 지난해 8월 발표 당시 260억달러가 원화 기준 약 36조1300억원 규모였으나, 현재 환율로는 40조894억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환율 변동만으로 원화 환산액이 4조원 가까이 불어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그룹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을 역임한 이항구 평택대 특임교수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의 경우 해외에 있어 환율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현대차의 수익률 하락으로 캐시플로우(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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