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최아랑 기자| 미국 정부의 앤스로픽 인공지능(AI) 수출통제를 계기로 외산 AI 의존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급 AI 서비스 접근이 국가 정책에 따라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사업 성패에도 다시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지난 12일(현지시간) 국가안보상 우려를 이유로 앤스로픽의 ‘미토스(Mythos)5’·‘페이블(Fable)5’에 대해 외국 국적자 접속을 전면 차단하는 수출통제 지침을 발령했다.
또 앤스로픽은 국적별 이용자 실시간 필터링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두 모델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다.
미국 행정부의 이같은 수출통제 결정에는 복잡한 경위가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방부·중앙정보국(CIA)·국가안보국(NSA) 관리들이 강경론을 주장하는 가운데 신중론도 맞섰으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앤스로픽의 ‘페이블5’ 모델이 사이버 공격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미국 정부 관계자에게 전달했고, 이후 미국 정부가 차단 지침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미토스5는 정식 출시 3일 만에 회수됐다.
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한국 기업을 둘러싼 안보 논란도 있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시간) 복수의 백악관 관리를 인용해, 미국 정부가 앤스로픽이 제출한 미토스5 사전 접근 기관 명단에서 중국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한국 통신사를 발견한 뒤 제재 검토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미 측의 의심을 받는 한국 기업명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이런 과정 등을 거친 앤스로픽 통제 조치로 이 회사의 사이버보안 협력체 ‘프로젝트 글래스윙’에 합류해 미토스 접근권을 확보하고 AI 기반 사이버보안 위협에 대응하려던 한국 정부와 기업들의 구상에도 제동이 걸렸다.
특히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외산 AI에 의존할 경우 보유국의 규제로 국내 AI 생태계 전반이 타격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키운 사례로 주목한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독파모 개발의 시급성이 재차 부각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AI경제정책그룹 소속의 한 연구원은 통화에서 “그동안 소버린 AI 필요성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이번 사례는 AI 서비스 역시 국가 안보나 정책적 판단에 따라 언제든 접근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건”이라며 “특정 국가나 기업의 정책 변화에 따라 핵심 AI 모델 사용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에서 독자 AI 모델 확보 필요성이 다시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독자 AI 모델 확보 필요성과 별개로 실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과제로 꼽힌다.
현재 LG AI연구원·SK텔레콤·업스테이지·모티프테크놀로지스 등 4개 팀이 독파모 개발에 참여 중이며 2027년 최종 모델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연구원은 생성형 AI 시장이 운영체제(OS) 시장처럼 특정 플랫폼으로 완전히 고착된 구조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이용자들이 필요에 따라 다양한 AI 모델을 선택하는 만큼 모델 간 전환 비용(스위칭 코스트)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운영체제 시장처럼 특정 플랫폼에 이용자가 묶여 있는 구조와는 다르다"며 "국산 모델 역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다면 선택받을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이용자들이 선택하는 기준은 모델 성능"이라며 "독파모의 성공 여부도 글로벌 선도 모델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성능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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