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증선위 제재 받은 고려아연…MBK, 감사위에 ‘의혹 전면 검증’ 요구

증선위 무더기 징계 계기로 고려아연 내부통제 실패 의혹 재점화 최윤범 사내이사 동창 얽힌 원아시아 출자 경위 등 8개 항목 독립 조사 촉구

증권 |김나연 기자 | 입력 2026. 06. 12. 15:54

|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MBK파트너스는 12일 입장문을 내고 고려아연 감사위원회에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투자와 이그니오 투자 손실 처리 등 기존 의혹 전반에 대한 독립 조사를 요구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고려아연의 회계처리기준 위반을 이유로 제재를 의결하자, MBK는 “이는 고려아연의 투자 의사결정, 회계처리, 내부통제 및 감사 체계 전반에 중대한 문제가 존재했음을 금융당국이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증선위는 지난 10일 제11차 정례회의에서 고려아연에 감사인지정 3년, 과징금 부과, 담당임원 해임권고 및 직무정지 6개월, 시정요구 조치를 의결했다. 최종 과징금 부과액은 향후 금융위에서 결정된다. 증선위는 같은 회의에서 영풍에 대해서도 회계처리기준 위반에 따른 제재를 의결했다.

수천억원대 손상차손 과소계상…증선위, 회계처리 위반 지적

금융당국은 고려아연이 2022~2024년 재무제표에서 금융상품과 관계기업투자의 공정가치 및 회수가능액 감소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연결 기준 평가손실과 손상차손 과소계상액은 2022년 212억2800만원, 2023년 1392억6800만원이다. 별도 기준으로도 2023년 투자자산 평가손실 및 손상차손 1161억9000만원이 과소계상됐다.

해외 종속회사 관련 영업권 손상도 조치 사유에 포함됐다. 증선위는 해외 종속회사의 회수가능액이 감소했음에도 고려아연이 영업권과 종속회사 손상차손을 인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결 기준 손상차손 과소계상액은 2022년 1636억4600만원, 2023년 1665억원, 2024년 1898억2000만원이다.

특수관계자 거래 주석 누락과 내부회계관리제도 취약점도 지적됐다. 고려아연은 종속회사와 관련해 발생한 특수관계자 거래를 주석에 기재하지 않았고, 투자자산 손실·손상 점검도 형식적으로 수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증선위는 종속회사가 발행한 전환사채 관련 주요 내용을 감사인에게 제공하지 않은 점 등도 조치 사유에 포함했다.

“개별 실패 아닌 구조적 문제”…자금 흐름 의혹 다시 부상

MBK는 이번 제재를 계기로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투자와 청호컴넷 거래, 이그니오 투자 및 손실 처리, 특수관계자 거래 주석 누락 등 그간 제기된 의혹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MBK는 입장문에서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이 결국 하나의 구조와 형태, 즉 특정 개인을 중심으로 한 법인자금 부당유출 의혹으로 수렴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MBK는 고려아연 감사위원회에 관련 의혹 전반에 대한 독립 조사를 요구했다. 조사 대상으로는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가입·출자 결정 경위와 내부 투자심의 및 승인 절차, 최윤범 사내이사의 관여 여부를 지목했다. 아울러 아크미디어 등 종속회사와 최 사내이사 간 투자거래의 실체, 이그니오 투자 및 손실 인식 과정, 내부회계관리제도 취약점과 외부감사 방해 경위 등도 함께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쇄 거래 구조 쟁점…법원 문서제출명령도 거론

영풍·MBK 측은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와 청호컴넷·SWNC 관련 거래를 고려아연 자금 흐름 의혹의 주요 사례로 제시해 왔다. 영풍·MBK 측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019년 청호컴넷 사모사채 70억원을 인수했다. 이후 고려아연이 출자한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자금이 청호컴넷 측 채무 부담 해소에 쓰였다는 게 영풍·MBK 측 주장이다.

원아시아파트너스는 지창배 회장과 이정우 부회장이 공동 설립한 사모펀드 운용사다. 영풍·MBK 측은 지 회장이 최윤범 사내이사의 초·중학교 동창이라는 점을 들어 고려아연의 출자 경위와 내부 투자심의 및 승인 절차를 조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에스더블유엔씨(SWNC)의 200억원 규모 회사채 거래도 영풍·MBK 측이 주목하는 사안 중 하나다.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이 SWNC 회사채 200억원을 인수하면서 청호컴넷 측으로 자금이 유입됐고, 이후 고려아연이 출자한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자금이 SWNC 유상증자에 투입되면서 해당 회사채 상환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영풍·MBK 측은 이 구조가 청호컴넷 측 자금 부담 해소와 최 사내이사의 투자금 회수 흐름으로 연결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에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5월 21일과 22일 고려아연에 원아시아파트너스의 코리아그로쓰제1호 및 아비트리지제1호 펀드 관련 내부 문서와 SWNC 회사채 거래 관련 내부 문서 제출을 각각 명령했다.

이그니오 투자도 영풍·MBK의 조사 요구 대상에 포함됐다. 이그니오는 2021년 설립된 미국 전자폐기물 재활용업체로, 고려아연은 2022년 이 회사를 총 5800억원 규모로 인수했다. 영풍·MBK 측은 이그니오의 초기 출자 자본금이 약 275만달러 수준이었는데도 고려아연이 초기 지분 인수에 약 3억달러를 지급했다며 인수 가격과 의사결정 과정, 손실 인식 경위를 문제 삼고 있다. 미국 제2연방순회항소법원은 지난 4월 22일 고려아연 측 미국 계열사 페달포인트의 항소를 기각하고 영풍의 증거개시를 허용한 1심 결정을 유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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