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문 두드리는 K-조선, 이달 분수령…‘안보 공급망 편입’ 관건

美 MASGA·캐나다 CPSP 맞물려 북미 진출 시험대 건조 능력 넘어 안보 공급망 편입 여부가 북미 공략 성패 가를 듯

산업 |박재형 기자 | 입력 2026. 06. 12. 10:22
[세줄요약]
  • K-조선 북미 공략전은 이달 중대 분수령을 맞는다.
  • MASGA와 CPSP는 모두 북미의 대규모 조선·해양 방산 프로젝트다.
  • 안보 공급망 안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자리매김 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한국·캐나다 해군 연합협력훈련 참가를 위해 3월 25일 진해군항을 출항한 해군 3000톤급 잠수함 1번함 도산안창호함(SS-Ⅲ)이 미국 괌을 거쳐 5월 4일(한국시간) 군수적재를 위해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 입항했다. 사진은 하와이에 입항한 도산안창호함. 연합뉴스
한국·캐나다 해군 연합협력훈련 참가를 위해 3월 25일 진해군항을 출항한 해군 3000톤급 잠수함 1번함 도산안창호함(SS-Ⅲ)이 미국 괌을 거쳐 5월 4일(한국시간) 군수적재를 위해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 입항했다. 사진은 하와이에 입항한 도산안창호함. 연합뉴스

|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미국의 조선업 재건(마스가·MASGA) 프로젝트와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등으로 북미가 글로벌 조선 시장 최대 승부처로 떠오르면서 K-조선 업계에서 대응 전략 고도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미국은 중국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며 자국 조선업 기반 복원에 속도를 내고 있고, 캐나다는 노후 잠수함 전력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국내 조선사들에는 북미 시장 진입 기회가 열리고 있지만, 승부처는 단순 건조 능력뿐 아니라 미국과 캐나다의 안보·산업 공급망 안에 얼마나 깊게 편입될 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韓·美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차질 가능성?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마스가 추진 논의가 구체화하고, CPSP 우선협상 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달이 국내 조선사들의 북미 진출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스가는 미국 조선업 재건과 한미 조선 협력 확대를 상징하는 구상으로 거론된다. 미국이 중국 조선·해운 산업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는 가운데, 한국 조선업의 건조 역량과 공정 관리 능력, 기자재 공급망을 미국 조선 생태계 재건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다만 마스가가 곧바로 한국 조선소의 미 해군 전투함 건조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연방 의회 의사당.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연방 의회 의사당.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연방 하원 군사위원회가 지난 5일(현지 시간) ‘2027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 심사 과정에서 해군 예산을 외국 조선소에서 건조될 전투함 조달 계약에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통과시켰기 때문.

NDAA란 국방부의 예산 지출과 정책을 승인하는 연례 법안이다. 상·하원 통과와 대통령 서명을 거쳐 발효된다.

재러드 골든 민주당 하원의원실에 홈페이지에 따르면 “미국의 군사비 지출은 미국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야 한다. 외국 노동력을 이용해 외국 땅에서 함대를 건조한다는 발상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원 군사위는 지난 5일 2027 회계연도 NDAA를 수차례 수정 끝에 찬성 44표, 반대 12표로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은 하원 본회의로 넘어갈 예정으로, 이후 상원에서 통과된 NDAA와의 조정 절차를 남겨두게 돼 수정안이 확정된 건 아니다.

이렇듯 미국 내 조선소 지역구 의원들을 중심으로 해외 건조가 미국 일자리와 산업 기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반대 기류가 강한 만큼, 한국 등 동맹국 조선소 활용 방안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기까지는 풀어가야 할 정치 및 안보와 관련한 숙제가 남아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대미 불확실성 커진 캐나다…K-잠수함, ‘신뢰 파트너’로 부상

CPSP도 국내 조선업계의 북미 시장 진출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캐나다는 노후화된 영국산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고, 북극해를 포함한 연안 방어를 위해 신형 잠수함 최대 12척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비는 최대 60조원에 달하며 이르면 이달 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한국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스(TKMS) 간 2파전으로 압축돼 치열하게 막판 수주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캐나다 정부는 해당 사업을 북극을 포함한 해양 접근로 방어와 수중 감시 능력 강화 차원에서 추진 중이라고 설명해왔다. 단순 노후 전력 교체가 아니라 북극권 안보와 해양 주권을 겨냥한 사업인 것.

특히 최근 캐나다 내부에서는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우선주의와 관세·방위비 압박, 동맹국에 대한 비용 부담 요구가 부각되면서 캐나다 내부에서도 기존 대미 안보·경제 관계의 안정성을 예전처럼 전제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커져서다.

이 같은 흐름은 한국 조선업계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이번 잠수함 건조에 더해 제조업·자동차·배터리·부품 공급망을 함께 제시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어서다.

이는 잠수함 수주를 단순 방산 계약이 아닌 현지 투자와 기술협력, 부품 조달, 일자리 창출을 묶은 절충교역 패키지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캐나다 정부에도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캐나다 현지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캐나다의 국방 평론가 ‘로버트 밀란’은 지난 9일(현지 시각) 현지 일간지에 기고문을 내고 한국이 캐나다 차세대 차세대 잠수함 공급을 위한 완벽한 파트너라고 주장했다.

그는 “캐나다와 미국의 관계가 점점 불확실해지는 시점에서, 신뢰받는 동맹국과의 유대 강화는 시의적절하다. 한국은 고도로 숙련된 인력과 복잡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기록을 가진 국가”라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 마스가, CPSP 등을 비롯한 국내 조선업의 북미 공략전이 건조 능력의 우위를 입증하는 경쟁을 넘어, 미국과 캐나다의 안보·산업 공급망 안에서 한국 조선업이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로 인정받느냐에 달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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