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술력 압도하지만'… 60조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승리는 어디로?

산업 | 박재형  기자 |입력

韓 장보고-Ⅲ 배치-Ⅱ, 대형 플랫폼과 다목적 성능으로 장거리 항해 유리 獨 타입 212CD, 저소음으로 탐지 위험 낮추며 생존성 늘려 단순 무기체계 판매서 국가 간 대항전으로 확대… 전문가, 정부 적극 지원 주문

|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우리 정부와 산업계가 최대 60조원 규모에 달하는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프로젝트’(CPSP)를 수주하기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 컨소시엄이 막판 경합 중이지만 현재로선 최종 승자를 전혀 가늠할 수 없는 형국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양측이 캐나다에 제안한 잠수함 성능으로만 본다면 한화오션의 장보고-Ⅲ 배치-Ⅱ(KSS-III)가 기술력이나 무장 능력 등에서 압도적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캐나다가 이 보다는 자국에 대한 경제적 기여도에 방점을 찍어 경쟁을 붙이는 중이라서다.

결국은 잠수함 성능 외에 절충교역 패키지 등에서 캐나다를 더 만족시키는 국가 간 거래(G2G) 카드를 제공하는 측이 CPSP 수주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화오션과 TKMS 잠수함 성능비교
한화오션과 TKMS 잠수함 성능비교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캐나다에 KSS-III를 제안했다. KSS-III의 강점은 대형 플랫폼과 다목적 성능이다. 배수량 3000t에 달하는 KSS-III는 TKMS의 타입 212CD(배수량 2500t)보다 크다. 이는 장거리 잠항을 하는 데 유리하다. 작전 지속력, 탑재 연료 및 식량, 센서 및 통신 장비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보고-Ⅲ Batch-Ⅱ 1번함인 장영실함(3600톤급)이 지난해 10월 진수식을 앞두고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거치된 모습. 대한민국 해군 제공
장보고-Ⅲ Batch-Ⅱ 1번함인 장영실함(3600톤급)이 지난해 10월 진수식을 앞두고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거치된 모습. 대한민국 해군 제공

또 KSS-III는 최대 7000해리(약 1만2900㎞)를 항해할 수 있어 북극 초계는 물론 태평양·대서양까지 아우르는 원거리 작전도 수행할 수 있다.

캐나다는 태평양과 대서양, 북극해와 접해 있어 세계에서 가장 넓은 해양 작전 구역을 가진 나라로 꼽힌다. 이런 캐나다의 광활한 작전 영역에 맞춰 한화오션이 ‘지속 운용 능력’을 앞세워 공략하고 있는 셈이다.

KSS-III는 현존하는 디젤 잠수함 중 가장 압도적인 무장 능력을 가진 것으로도 유명하다. 533mm 어뢰발사관 6문을 통해 범상어 중어뢰와 하푼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다. 여기에 10개의 수직발사관(VLS)을 갖추어 수중에서 적을 정밀 타격할 수도 있다.

TKMS의 타입 212CD 잠수함 이미지. TKMS 홈페이지
TKMS의 타입 212CD 잠수함 이미지. TKMS 홈페이지

TKMS는 타입 212CD를 제안했다. 212CD급 잠수함은 약 2500t급 중형 플랫폼으로 수소 연료전지 기반 추진 시스템(AIP)를 탑재해 수 주간 잠항할 수 있으며, 북극 작전에 특화된 설계를 갖춘 점이 특징이다.

이 잠수함의 또 다른 장점은 저소음성이다. 잠수함 전력에서 저소음은 적에게 발각될 위험을 낮춰 생존성을 높인다.

212CD는 533mm 어뢰발사관이 있으나 자체적인 수직발사관이 없어 탑재량과 사거리에서 KSS-III에 비해 열세다. KSS-III는 먼 곳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본격 공격형 잠수함이지만 212CD는 미사일 발사관이 없어 장착할 수 있는 무기의 종류와 수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이렇듯 성능 측면에서만 보면 한화오션의 KSS-III가 212CD보다 압도적인 우위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잠수함 전문가 문근식 한양대 교수는 "한화오션의 KSS-III가 이미 작전 운용을 하고 있는 잠수함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독일의 212CD는 아직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종이 잠수함'이어서 성능 면에서는 한국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고 밝혔다.

KSS-III는 신속한 납기 준수 능력에서도 경쟁을 불허한다. 한화오션은 2026년 수주 즉시 2035년 이전까지 4척을 모두 인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TKMS가 가진 캐나다와의 특수한 관계가 기술적 열세를 만회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독일과 캐나다는 모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다. 여기에 최근 캐나다가 유럽연합의 방산 지원 프로그램인 '세이프(SAFE)'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방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유럽 우선 구매'(바이 유러피언) 기조가 한국과 한화오션이 넘어야 할 새로운 장벽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세이프는 유럽연합이 방위산업 강화 프로그램으로 1500억 유로(약 214조원) 규모의 장기 저금리 대출을 통해 회원국의 방위산업 투자와 무기 공동조달을 지원한다. 캐나다가 비유럽권 국가 최초로 여기에 참여를 선언했으며, 이 것이 캐나다의 국방 조달 시 유럽산 장비 구매 비중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같은 상황이라 업계와 전문가 사이에선 CPSP가 캐나다에 더 많은 경제적 지원, 절충교역 패키지를 제공하는 측에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CPSP 수주전이 단순한 무기체계 판매를 넘어 국가 간 전략적 산업 파트너십 구축 경쟁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찾은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은 캐나다에 투자하는 게 수주 성패의 관건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퓨어 장관은 CPSP 조달 업무 최고 책임자 격이다.

이날 그는 "이번 구매 사업(CPSP)의 핵심은 비용, 일정, 그리고 캐나다에 미치는 경제적 이익"이라며 "이 사업은 국가 간 대항전 성격으로 발전했고, 승자와는 수십 년간 관계를 맺게 될 것이므로, 결국 누가 캐나다에 최선의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독일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독일은 자국 완성차 제조사인 폭스바겐을 앞세워 지난해 10월 말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또 다른 패키지는 핵심 광물 파트너십이다. 현재 독일은 수소와 액화천연가스(LNG) 교역을 통해 캐나다와 ‘에너지 동맹’을 맺고 있는데, 이 신뢰 관계를 발판 삼아 협력의 범위를 핵심 광물까지 확장하자고 캐나다에 제안한 상황이다.

한국도 CPSP 수주를 위한 유리한 고지 확보를 위해 범정부, 민관협력 차원의 대규모 절충교역 패키지 제안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점점 더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한국 제1호 방위사업학 박사인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CPSP와 관련해) 정부 차원의 협조 지원이 중요할 것"이라며 "차세대 중장기 미래 산업 분야 위주로 캐나다 현지 일자리 및 고용 창출 기여 부분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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